[미디어스=윤수현 기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소위원회가 조국 전 장관 딸 조민 씨를 두고 “고등학교, 대학교, 대학원까지 한 번도 시험을 봐서 들어간 적은 없다”고 발언한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에 대해 법정제재 주의 결정을 내렸다. 출연자였던 문승진 TV조선 스포츠부장은 사실관계 확인 없이 해당 발언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방통심의위는 “TV조선이 혹세무민했다”고 지적했다.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은 8월 20일 조국 전 장관 딸 입시 의혹과 관련한 대담을 진행했다. 이날 문승진 TV조선 스포츠부장은 “조 후보자 딸은 고등학교, 대학교, 대학원까지 한 번도 시험을 봐서 들어간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엄성섭 앵커가 “우리가 생각하는 정상적인 필기시험 보고 뭐 이런 과정이 아니라”라고 부연하자, 문승진 부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본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보도본부 핫라인> 방송화면 캡쳐)

문제는 조민 씨의 특례입학 의혹이 확인된 사실이 아니라는 점이다. 특히 TV조선 방송이 나간 8월 20일은 조민 씨의 특례입학 의혹이 처음 제기된 날이다. 의혹 발생 당일 TV조선이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단정적으로 방송한 것이다.

방통심의위 방송소위는 18일 회의에서 TV조선에 법정제재 주의 결정을 내렸다. 이소영 위원은 “취재 과정이 없다고 봐야 한다”면서 “방송 당시 조민 관련 의혹 근거는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의 발언뿐이다. TV조선은 김진태 의원의 발언을 그대로 방송에서 이야기했다”고 지적했다. 이소영 위원은 “객관성이 가장 중요한 방송에서 출연자는 팩트체크를 하지 않고 입시 부정이 있었다는 식으로 말했다”면서 “조민 씨 관련 의혹이 맞냐 아니냐를 떠나, 방송 당시 발언의 근거가 뭔지가 중요하다”고 비판했다.

김재영 위원은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 방송은)현실의 모습을 흐리게 하는 경우”라면서 “조민 씨가 시험을 보지 않았다고 말하는 건 혹세무민하는 것이다. TV조선은 부정적인 인상을 기정사실화하고, 이는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된다”고 말했다.

허미숙 부위원장은 “TV조선 시청자는 조민 씨가 특례입학한 것으로 받아들였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상수 위원은 “TV조선이 사실관계를 파악하지 않은 것 같다”면서 “TV조선은 인터넷 언론과 세상에 떠도는 이야기를 근거로 말을 했다. 법정제재가 가혹할 수 있지만, 여러 가지를 종합했을 때 ‘주의’가 맞다”고 밝혔다.

이날 의견진술자로 참여한 문승진 TV조선 스포츠부장은 사실관계 확인을 하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문승진 부장은 “당시 많은 기사가 나와서 (발언의 출처가) 기억이 안 난다”면서 “인터넷을 검색한 것 같다. 정확하고 면밀하게 확인하지 못했다. 확인하고 방송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향후 방통심의위 전체회의에서 TV조선에 대한 최종 제재 수위가 확정될 예정이다.

한편 방통심의위는 보도 화면에서 성추행 피해자 실명을 노출한 MBC <뉴스데스크>에 대해 행정지도 의견제시 결정을 내렸다. 의견제시는 가장 낮은 수위의 행정지도다. MBC는 8월 8일 직장 내 성추행 문제를 보도하면서 피해자의 실명을 4초 정도 노출했다.

MBC 측은 의견진술에서 “데스킹 과정 없이 취재기자, 카메라 기자만 기사를 확인해 사건이 발생했다. 변명의 여지가 없고 앞으로는 철저함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피해자는 방통심의위에 ‘MBC를 처벌하지 말아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했다. 방통심의위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MBC의 의지가 보이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면서 의견제시 결정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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