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PD연합회가 MBC<PD수첩> ‘검찰기자단’편 방송 이후 나온 대검찰청과 대법원 기자단의 성명을 두고 "감정적이고 비생산적인 갈등을 유발할 위험이 있어 깊이 우려된다"며 “PD수첩이 던진 화두에 생산적인 결론과 실천을 이끌어내자”고 당부했다.

PD연합회는 9일 성명을 내고 “3일 방송된 ‘검찰기자단’편은 한국 언론의 해묵은 문제점을 공론화했다”며 “누군가는 입을 열어야 할 일을 PD수첩이 한발 앞서서 얘기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PD연합회는 “조국 일가 수사와 관련 4개월간 50,000건, 하루 400건이 넘는 기사가 쏟아졌는데 대부분 검찰발 보도였다”며 “시청자와 독자 눈높이에서 보면 매우 이상한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단독은 헤아릴 수 없이 많았지만 특종은 별로 없었다. 이 와중에 오보까지 이어졌다”며 “10년 전 ‘논두렁 시계 사건’이란 대형 오보의 기억이 생생한데, 지금대로라면 이런 비극이 또 일어나지 말란 법이 없다”고 말했다.

PD연합회는 “PD수첩은 이러한 비정상적 언론 현상의 원인을 캐물었고 폐쇄적인 기자단의 존재가 불합리의 뿌리라고 진단했다”며 “이 프로그램에서 상식과 합리의 테두리를 벗어난 무리한 주장은 없었다”고 했다.

지난 3일 방송된 MBC<PD수첩>'검찰기자단'편 (사진=MBC)

PD연합회는 “검찰과 일부 법조기자들의 반발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지만 “대검찰청의 4일 입장문과 대법원 기자단 일부의 5일 성명은 감정적이고 비생산적인 갈등을 유발할 위험이 있어 깊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대검찰청 입장문에서 대해 “취재원 보호라는 저널리즘의 상식을 외면한 발언으로 전혀 설득력이 없다”면서 “PD수첩 관계자들을 수사라도 하겠다는 위협으로 비칠 수 있어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대검찰청은 "복수의 익명 취재원을 내세운 추측성 방송"이라면서 "현재 진행 중인 주요 수사들에 부정적 영향을 주기 위한 의도가 명백하다"는 입장을 냈다.

대법원 기자단의 5일 성명 역시 감정적이라고 지적했다. PD연합회는 “PD수첩에게 사과와 정정 보도를 요구한 건 온당치 못하다”며 “PD수첩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 좋은 기사를 쓰는 기자들까지 매도한 게 아니며, 검찰이 제공하는 ‘선택된 정보’에 검찰 기자단이 갇혀 있는 구조적 현실을 지적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달을 가리키는데 달을 보지 않고 손가락만 보는 것은 어찌 현명한 태도라 할 수 있겠냐”고 덧붙였다.

PD연합회는 “언론 동료로서 간곡히 부탁한다”며 “우리 언론의 신뢰 회복은 기자든 PD든, 우리 모두의 과제다. 이제 ‘단독’과 ‘속보’ 경쟁의 소용돌이에서 한 걸음 벗어나 더 질 높은 뉴스, 정확하고 엄밀한 보도를 위해 다 함께 노력해야 할 때”라며 취재 관행을 합리적으로 바꾸기 위해 지혜를 모을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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