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KBS시청자위원회가 '김경록 인터뷰 논란'과 관련해 ‘방송제작 가이드라인’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유튜브 방송 ‘유시민의 알릴레오’에서 제기된 검찰 유착 논란과 관련해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KBS시청자위원회(위원장 이창현,이하 시청자위)는 21일 회의를 열고 KBS <뉴스9>의 김경록 씨 인터뷰 보도 논란과 관련해 사실관계를 규명하고 권고문을 발표했다. 앞서 지난달 24일 시청자위는 시청자위원 4명으로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 특별위원회는 KBS 보도가 방송제작 가이드라인에 저촉되는지와 사회적 책임에 부족한 점이 있는지를 파악했다.

이날 시청자위는 지난 9월 11일 방송된 <뉴스9>의 김경록 씨 인터뷰 보도가 방송제작 가이드라인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KBS방송제작가이드라인(2016)’에 명시된 “인터뷰 대상자의 발언 취지와는 관계없이 프로그램의 기획의도에 맞는 부분만 발췌해 편집해서는 안 된다”는 가이드라인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시청자위는 시간적 제한이 큰 방송보도 이후, 인터뷰 전문을 별도로 분류·게재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청자위는 검찰에 의존적인 취재·보도 관행을 바꿔야 한다고 KBS에 권고했다. 시청자위는 “KBS조차도 검찰의 입과 손가락만 바라보는 취재 관행을 보여 사실관계 판단도 검찰의 확인 여부에 영향을 받았다”며 “취재·인권 등 지속적 교육을 포함해 취재 시스템의 근본적인 개선”을 요구했다.

유튜브 방송 ‘유시민의 알릴레오’ 측에서 주장한 KBS와 검찰의 내통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다만, 이번 논란에 대해 시청자위는 “시청자의 눈높이에 비추었을 때 KBS뉴스는 공영방송의 책무를 적절히 이행하지 못했고 취재 문화 및 시스템 개선 측면에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시청자위는 KBS가 조사 결과를 국민 모두에게 공개하고 권고를 참고해 마련한 쇄신안을 2020년 1월까지 발표할 것을 요구했다.

이날 시청자위 회의에 참석한 정필모 부사장은 “시청자위원회 권고보다 더 빨리 12월 초까지 취재·제작 혁신안과 신뢰회복조치 등 쇄신안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김종명 보도본부장은 “보도본부는 권고문 이상으로 뉴스와 취재 제작관행, 운영시스템과 조직문화 등에서 혁신을 이루겠다”고 약속했다. 엄경철 통합뉴스룸 국장은 “모든 뉴스를 균질화하는 출입처 의존 시스템을 단계적으로 혁파하고 취재보도준칙을 재정립해 기자들이 이를 내재화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KBS '뉴스9' 9월 11일 <[단독] 사모펀드 초기 투자 어떻게?…“정경심, 5촌 조카가 코링크 운용한다 말해”> 보도화면 갈무리

KBS-김경록 PB 인터뷰 논란은 지난 10월 8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알릴레오’를 통해 제기하며 시작됐다. 유튜브 방송에서 정경심 교수의 자산관리인 김경록 씨는 KBS와 인터뷰했지만 발언 취지와 다른 내용이 보도됐고, 검찰이 KBS와의 인터뷰 내용을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KBS는 검찰에 일부 사실관계를 물었을 뿐 인터뷰 내용을 전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의혹이 해소되지 않자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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