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엄경철 신임 보도국장이 KBS <뉴스9>앵커에서 물러나고 이소정 기자가 뉴스 진행을 맡게 됐다. KBS 메인 뉴스 앵커를 여성기자가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디어스 취재결과에 따르면, 오는 25일부터 <뉴스9>의 새로운 얼굴은 이소정 기자다. 이 기자는 2003년 KBS 29기 공채로 입사했고 사회, 국제, 문화팀 기자를 두루 경험했다. 2006년 ‘제2의 체게바라’로 알려진 마르코스를 국내 최초 인터뷰한 “멕시코 반군, 왜 투쟁하나”보도로 올해의 여기자상을 수상했고, <KBS 아침뉴스타임>, <미디어비평> 진행을 맡는 등 앵커 경험도 있다.

2012년 3월 KBS <미디어비평>을 진행하던 이소정 기자의 모습 (출처=KBS)

첫 여성 메인 앵커의 등장은 성 고정관념이 변화하는 시대에 KBS 내부부터 변해야 한다는 의지로 읽힌다. 앞서 11일 보도본부 부장급 인사에서는 8명 중 3명이 여성기자였다. 보도본부 통합뉴스룸 구영희 경제부장, 김진희 문화복지부장, 이은정 뉴스제작3부장 등이다.

나이 많은 남성 앵커와 젊은 여성 앵커, 남성 앵커의 단독 진행 등 메인 뉴스 앵커의 성별 구도는 꾸준히 지적받아왔던 부분이다. JTBC는 손석희-안나경 앵커, MBN 주말 종합 뉴스는 최일구-정아영 앵커 등은 남녀 앵커의 나이 차이가 20살이 넘는다. MBC 평일 메인뉴스의 왕종명-이재은 앵커도 15살 차이가 난다.

지난해 11월 양승동 KBS 사장의 인사청문회에서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남중여경’(주요한 뉴스는 남성 앵커가 전하고 가벼운 뉴스는 여성 앵커가 전하는 뉴스 진행 방식)으로 대표되는 뉴스 앵커의 역할을 비판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남녀 앵커 나이 차이가 평균 17살”이라며 “젊고 아름다운 여성만 앵커를 한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KBS는 이날 <뉴스9> 메인 앵커로 이소정 기자와 함께 최동석 아나운서가 선발됐다고 밝혔다. 주말 <뉴스9> 앵커는 30대인 정연욱 기자와 박지원 아나운서가 맡아 뉴스에 젊은 바람을 불어 넣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KBS는 밝혔다. 특히 정연욱 기자는 KBS의 ‘이정현 녹취록’ 무보도를 비판하는 글을 언론에 기고해 제주방송총국으로 발령받은 바 있다. 매주 금요일부터 일요일 <뉴스9>를 진행해온 김태욱 앵커는 자리를 옮겨, 이승한 아나운서와 함께 <뉴스12>를 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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