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딸 입시 의혹에 대해 김호성 전 성신여대 총장은 “권력형 입시 비리로 볼 수 있다. 정유라 이화여대 사건과 비슷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호성 전 총장은 재임 시절 나경원 원내대표 딸 입시 특혜 의혹 감사를 진행한 바 있다.

2016년 뉴스타파는 나경원 원내대표 딸 입시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나경원 원내대표 딸이 성신여대 현대실용음악학과에 부정입학을 했다는 것이다. 뉴스타파는 성신여대가 장애인 특별전형을 만든 해에 공교롭게도 나 대표 딸이 해당 전형으로 합격했으며, 이후 장애인 특별전형 지원자 중 현대실용음악학과에 합격한 학생은 없었다고 했다. 또 이병우 성신여대 교수가 나 의원 딸 합격을 도왔다고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나경원 원내대표는 뉴스타파를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고소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유독 1명에게만 베풀어진 편의와 관대함이 다른 장애인 학생의 탈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어머니의 신분에 힘입어 특별한 혜택을 받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김호성 총장은 2017년 감사를 실시했고 “입시를 진행한 책임자에게 적절한 책임을 묻는 조처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김호성 총장은 18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권력형 입시 비리'를 떠올렸다고 말했다. 김호성 총장은 “뉴스타파 보도가 있었는데 수사가 진행이 안 됐다. 총장이 된 김에 ‘요 건도 같이 조사를 해봐라’고 지시를 했던 거다. 문제가 처음 불거졌을 때 권력형 입시 비리로 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김호성 총장은 “이화여대 정유라 사건 수사를 두고 교수회 구성원들은 ‘비슷한 일이 여기도 벌어지네’하는 생각을 가졌다”면서 “특별전형이고, 학교에서 적극적으로 도와준 점도 비슷하고, 입학 후에 특별배려를 해서 성적을 이렇게 향상해줬다는 점이 비슷하다”고 말했다.

김호성 총장은 “2011년 5월 나경원 의원이 성신여대 특강을 나왔다. 나 의원은 ‘성신여대같이 큰 대학에 특수교육 대상자 전형이 없느냐’고 이야기했고, 옆에 있던 심화진 전 총장이 ‘검토를 해봐라’고 이야기했다”면서 “같은 해 6월 14일 장애인 전형 만들어졌고 15일 교육부에서 ‘예체능 쪽 장애인 재능을 발굴해라’는 공문이 왔다. (교육부의 공문이 일반적인 일로) 보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호성 총장은 “(나경원 원내대표와 교육부가 연결이 있었던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간다. 성신여대가 장애인 전형 신설 공문을 14일 대교협에 보냈는데 하루 뒤에 교육부에서 공문이 왔다”면서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에는 어렵다. (결탁의) 가능성이 있는지 조사를 해봐야 안다”고 밝혔다.

김호성 총장은 나경원 원내대표 딸 면접위원에 당시 심화진 총장의 심복이라 알려진 일반 직원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김호성 총장은 “부처장이 면접위원에 포함됐었다. 양심선언을 한 교수에 의하면 직원이 평가하는지 (면접위원들은) 몰랐다”면서 “또 당시 나경원 딸이 성신여대에 지원한다는 게 소문이 났다”고 설명했다.

김호성 총장은 “검찰은 살아 있는 권력을 철저히 수사하는 새로운 기관으로 거듭나고 있다”면서 “야당 원내대표라고 봐주리라곤 생각이 안 든다. 철저히 수사하리라고 기대하고 있다. 빨리 매듭을 맺고 더 이상 이런 얘기가 안 나왔으면 하는 것이 저희 심정”이라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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