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 홈에서 열린 2차전에서 다저스는 커쇼를 내고도 패했다. 스트라스버그에 막히며 좀처럼 공략을 하지 못한 다저스는 그렇게 1승 1패로 원정을 갈 수밖에 없었다. 3차전 선발 대결은 류현진과 슈어저가 세기의 대결을 벌일 것으로 기대되었다.

류현진 호투에 다저스 타선 폭발, 워싱턴 잡았다

류현진과 슈어저의 맞대결은 승패를 떠나 포스트시즌에 가장 중요한 대결로 여겨졌다. 하지만 워싱턴은 예고했던 슈어져 대신 아니발 산체스를 선발로 내세웠다. 하지만 이 선택은 워싱턴에게는 좋은 일이었다. 산체스가 다저스 타선을 완벽하게 묶으며 경기를 지배했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1회 소토에게 투런 홈런을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볼넷에 이은 초구가 홈런이 되면서 아쉬움을 주었지만, 2회부터는 전혀 다른 모습의 투구로 상대를 압도했다. 힘이 비축되어있는 류현진의 공은 시즌 때보다 더 묵직했다. 그리고 스피드도 올라와 있는 상황이었다.

LA다저스의 류현진이 6일(현지시간) 오후 워싱턴 D.C.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3차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경기에서 4회말 역투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삼자범퇴 후 주자를 내보내는 위기 상황도 존재하기는 했다. 하지만 류현진의 장기는 위기관리능력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웬만해서는 대량 실점을 하지 않는단 사실이 가장 중요한 장점이다. 그리고 그런 장점을 오늘 경기에서도 잘 보여주었다.

무사 1, 2루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뜬 공으로 아웃 카운트를 잡고 스즈키를 3루 땅볼로 유도해 병살로 처리하는 과정을 보면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 상대도 병살을 피하려고 했지만, 이를 막을 수 없었다는 점은 중요하다. 류현진의 능력이 상대보다 더 탁월하다는 의미가 되니 말이다.

류현진은 5이닝만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의외로 빠른 교체였지만, 로버츠 감독의 선택에 모두가 박수를 보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은 6회 역전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워싱턴은 1차전 선발로 나선 코빈을 6회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벨린저가 가을 야구 첫 안타를 코빈을 상대로 쳐내며 분위기 반전이 시작되었다.

6일(현지시간) 오후 워싱턴 D.C.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3차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경기. 류현진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2사 후 프리즈가 대타로 나서 안타를 치며 1, 3루 상황이 만들어졌다. 류현진과 배터리를 이룬 베테랑 마틴은 가장 중요한 순간 주자 일소 2루타로 역전에 성공했다. 맥스 먼시가 2차전에 이어 3차전에서도 홈런을 치며 1-2로 따라가기 시작했다. 이후 산체스에서 코빈으로 투수가 바뀌었지만, 다저스 타선은 폭발했다.

류현진 대신 타석에 들어선 테일러가 볼넷을 얻어냈고, 피더슨 대신 나온 에르난데스가 다시 2루타를 치며 5-2까지 앞서 나갔다. 이후 경기는 다저스의 폭주였다. 마틴이 홈런까지 치며 점수차를 벌린 다저스는 그렇게 원정 첫 경기에서 승리를 얻으며 2승 1패로 앞서 나가게 되었다.

다저스는 위기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4차전에 총력을 가해야 할 것인지 아니면 5차전까지 보는 경기를 할 것인지 여부는 알 수 없다. 다저스는 예정대로라면 힐이 4차전 선발로 나설 것이다. 워싱턴의 경우 4차전 예정이었던 코빈이 중간에 나왔다는 점에서 4차전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6일(현지시간) 오후 워싱턴 D.C.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3차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워싱턴 내셔널스의 경기 6회초 2사 1,2루에서 다저스 터너가 3점 홈런을 날리자 류현진 선수가 활짝 웃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슈어저가 4차전에 나설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졌다. 힐과 슈어저의 대결은 어쩌면 두 팀의 가을 야구 대결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밖에 없다. 4차전에서 경기를 끝내고 내셔널리그 우승을 다투는 챔피언결정전에 나서는 것이 더 중요할 것이다. 다저스가 유리한 것은 3차전 적진에서 타선이 폭발했다는 점이다.

슈어저가 분명 대단한 투수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후반 전반과 달리 매력적인 모습을 많이 잃을 것도 사실이다. 현재 다저스의 분위기라면 슈어저도 쉽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워싱턴으로서는 산체스와 같은 투구로 다저스 타선을 무력화하는 작업이 우선될 수밖에 없다.

류현진이 만든 승리로 인해 다저스는 다시 챔피언 결정전에 나갈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이번 기회에는 기필코 월드시리즈 우승을 해야만 하는 다저스로서는 반전의 기운을 이어가야 한다. 워싱턴으로서는 5차전 스트라스버그를 상황에 따라 슈어저 뒤에 배치하는 초강수를 다시 둘 수도 있다. 결국 다저스 타선에 달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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