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장영] SBS가 <리틀 포레스트>라는 예능을 선보였다. 이서진과 이승기, 박나래와 정소민 등 가장 좋은 패를 앞세워 불패의 아이들을 출연시키는 예능이다. 이를 위해 SBS는 드라마를 중지하고 월화 10시 시간대에 편성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노렸다.

결과적으로 시청률도 그렇지만 화제성도 거의 없다는 점에서 실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이서진과 이승기가 예능으로 처음 함께한다. 이것만으로도 팬덤을 형성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최근 가장 잘나간다는 박나래까지 가세했다는 점에서 최소한 기대치가 생길 수밖에 없다.

첫 회 기대감을 가지고 본 시청자들로 인해 <리틀 포레스트>의 시청률은 1회가 가장 높았다. 이후 그래프는 떨어졌고, 이보다 더 심한 문제는 화제성이 없다는 점이다.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지만 시청자들이 화답하지 않으면 무의미해질 수밖에 없다.

언뜻 취지는 좋아 보인다. 아이들이 편하게 놀 곳이 없는 상황에서 아이들에게 2박 3일 동안 여유롭게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동화와 같은 상황극과 이야기 전개는 제작 의도와 달리 겉도는 느낌이다. 동화 속 주인공을 만들어 그들만의 놀이에 심취하는 프로그램은 공감을 얻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SBS 월화 예능프로그램 <리틀 포레스트>

KBS2에서 토요일 심야에 방송되는 <아이를 위한 나라는 있다>는 SBS에 앞서 아이를 주제로 한 예능이다. 이미 일요일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장수 프로그램으로 자리한 상황에서, 다시 아이를 앞세운 예능은 과하다는 느낌도 들었다. 하지만 분명한 차이는 존재했다.

김구라, 서장훈, 김민종을 앞세운 <아이를 위한 나라는 있다>는 등하교를 대신해주는 방식으로 우리 사회 육아 문제를 심도깊게 들여다보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 단순한 예능을 넘어 사회적 이슈에 접근해 풀어가려는 노력이 혼재되어 있다.

시대가 변하며 정통 시사 프로그램은 외면받고 있다. 이제 시사도 어떻게 만들어 보여주느냐란 시점의 변화가 요구되는 시대다. 재미있지만 깊이 있는 시사를 만들어야 하는 과제가 제작진들에게 주어졌다는 의미다. 그런 점에서 <아이를 위한 나라는 있다>는 실제 경험담과 우리 사회의 제도 사이를 직접 체험해 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리틀 포레스트>가 한껏 멋을 낸 동화책이라면 <아이를 위한 나라는 있다>는 재미를 더한 육아 보고서 같은 느낌의 예능이다. 현실 감각이 떨어지는 <리틀 포레스트>는 그래서 공감할 수 있는 요소들이 적다. 환상적인 공간에서 아이들과 놀아주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가치일 수 있지만, 현실과의 괴리감은 너무 크다.

KBS 2TV 예능프로그램 <아이를 위한 나라는 있다>

육아 예능의 터줏대감이 된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많은 이들이 공감하는 것은 스타들과 자녀들의 삶 때문이 아니다. 그들은 그저 연예인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며 즐긴다. 기존 스타들이 나오는 관찰 예능을 바라보는 것과 동일한 시선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시청자들 만족도가 높다.

아이들이 출연해 행동하는 모습이 귀여워 그저 바라보게 되는 그 심리가 잘 녹아 있다. 싫증이 날 때쯤 되면 다른 스타 아이들을 교체하는 주기도 제법 잘 맞으며 시청자들의 관심도는 지속되고 있다.

스타들의 삶은 일반 대중의 삶과는 전혀 다르다. 비교할 필요 없이 그들은 이미 딴 세상 사람들이라는 인식하에 방송을 보는 것은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다. 아이 예능의 원조라 할 수 있는 <아빠 어디 가> 역시 이를 근간으로 한 예능이었다.

하지만 2019년 새롭게 나온 아이 예능은 스타를 빼고 아이에 초점을 맞췄다. 새로운 변화이고 시도이지만 과연 아이들 프로그램에 아이들은 존재하는 것인가 근본적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도록 한다. 아이들이 원해서 출연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하다. 스타들 가족도 아닌 일반 가족이 등장하는 상황은 더욱 신중해야 한다.

아이를 위한 방송에 아이는 존재하지 않는 형태가 곧 이들 프로그램에 한계이기도 하다. 완전히 예능적인 재미를 주지도 못한 채 접근하는 방식은 한계가 명확해질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동화책이든 보고서든 그저 그건 현실과 차이가 있는 가치일 뿐이니 말이다.

아이를 낳고 싶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전제되어야 하지만 아이에만 집착하는 행태는 현실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비난을 받기 마련이다. 렌선 이모 삼촌으로 만족해도 좋을 스타들의 아이 관찰만으로도 충분한 상황에서 이들이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지 시청자들은 어리둥절하다.

아이들 대상으로 한 예능에 대한 딜레마는 명확하다. 두 프로그램이 그런 실험을 해나가고 있지만, 원하는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SBS는 말 그대로 사력을 다해 <리틀 포레스트>를 준비했지만 외면받고 있다. 그 이유를 알지 못하면 무한 루프에 빠질 수밖에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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