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KBS가 지역국 광역화를 위한 지역 의견수렴 절차에 착수했다. KBS가 비상경영계획에 따른 지역국 광역화 시행을 예고하자 노조, 지역시청자위원회, 정치권 등 KBS 안팎에서 비판이 뒤따랐다. 이에 KBS가 정책 추진에 있어 한 발 물러선 것으로 풀이된다. 양승동 KBS 사장은 지역방송 정책의 목표는 예산 절감이 아닌 지역방송의 역량 강화라고 재차 강조했다.

앞서 KBS는 비상경영계획안을 도출, 지역국 7곳(순천, 목포, 진주, 안동, 포항, 충주, 원주)의 TV와 편성, 송출센터, 총무 기능을 광역거점센터인 각 지역 총국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러나 곧바로 지역시청자위원회, 정치권 등 곳곳에서 비판이 제기됐다. 지역방송 활성화가 아닌 사업성 기준에 따른 지역성 축소라는 비판과 함께 정책 계획을 철회하라는 지적이 주를 이룬다.

아울러 KBS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온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사측이 지역방송활성화 실천의지를 내보인 것은 고무적이지만, 현재 나와있는 계획만으로는 지역방송활성화가 제대로 추진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입장이다. 지역국과 총국간 기능 재편 내용만 있을 뿐 인력·예산지원 등 활성화의 구체적 로드맵이 부재하다는 지적이다. KBS 노동조합의 경우 '지역국 없애기 시도'라며 계획 철회를 주장하고 있다.

양승동 KBS 사장 (KBS)

이에 KBS는 지난 7일 지역방송 정책 관련 긴급간담회를 개최, 지역방송 정책과 관련한 의견수렴 절차에 나서기로 했다. 9일 발간된 KBS 사보에 따르면 KBS는 지역방송 정책과 관련, 8일부터 오는 20일까지 지역국을 돌며 직원들과 시청자위원, 시민단체 등의 의견을 수렴하는 일정에 착수했다. 지역방송 정책 추진에 있어 방식과 일정에 대한 관련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후, 구체적인 안과 로드맵을 마련해 정책을 시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양 사장은 이날 회의에서 "지역 정책 사안이 비상경영계획에 포함돼 미리 알려져, 지역방송 역량 강화라는 본래의 취지가 오해받는 상황이 돼 아쉽다"고 회의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양 사장은 "KBS의 지역방송 정책 목표는 예산 절감이 아니라 지역 뉴스와 프로그램의 양적·질적 강화를 통한 지역방송 역량 강화"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영한 KBS 지역정책실장은 이날 보고를 통해 시범 실시 중인 제주총국의 '7시 오늘 제주'와 광주총국의 '디지털미디어 서비스'가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특히 '7시 오늘 제주' 모델의 전국화 시기를 11월로 앞당길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KBS는 지난 4월부터 '지역방송 활성화 시범서비스' 중 하나로 지역종합뉴스 '7시 오늘 제주'를 주1회에서 주4회로 확대 편성했다. '7시 오늘 제주'는 기존 서울·수도권 중심의 전국단위 소식이 주를 이뤘던 지역뉴스를 지역 이슈로만 채웠다.

KBS는 사보에서 "'7시 오늘 제주'는 지역뉴스의 페러다임을 바꿨다. 뉴스형식도 '1분 20초 리포트와 30초 단신'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심층성을 강화하고 해법을 지향하면서 지역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받아왔다"고 설명했다.

KBS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림이 '7시 오늘 제주'에 대한 평가를 진행한 결과 '7시 오늘 제주'는 KBS의 '뉴스7' 시청률과 큰 차이가 없으며, 이슈에 따라서는 오히려 시청률이 더 높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다"며 "조사 대상자 중 반 이상은 주 3~4회 이 상 평소 저녁시간 TV 뉴스를 통해 지역 정보를 얻고 있으며, '7시 오늘 제주'에 대해 대체로 만족하고 있다고 응답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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