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고용노동부가 KT 눈치를 보며 사건 처리를 지연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KT새노조는 KT 계열사인 KTCS 불법파견 사건을 고발했지만 노동청이 9개월째 조사중이란 답변만 내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12월 KT새노조는 KT가 KT계열사인 KTCS 노동자들을 불법파견했다며 노동청에 고발했다. KT새노조에 따르면 KTCS 대형마트 파견 노동자들은 전국 하이마트 LG베스트샵 등에서 파견근무 중이다. 원청인 통신사, 대형마트, 그리고 파견회사의 3중 갑질에 시달리고 있다는 게 KT새노조의 지적이다.

KT새노조는 "원청인 KT의 직·간접적인 업무지시로 인한 불법적인 파견형태의 운영으로 파견법에 위배되는 행위가 지속되고 있고, 이로 인한 불안정적인 근무환경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하청인 KTCS와 원청 KT는 일관적으로 부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KT직원이 SNS를 통해 KTCS 직원의 휴무, 회식에 관여하고 업무를 지시한 정황, 대형마트 직원이 KTCS 직원들의 휴무 간섭하고 업무를 지시하는 등의 정황이 존재한다. KTCS 내부에서 노조를 모욕하고 내부제보자 색출을 시도하기도 했다.

KTCS 내부에서의 직장 내 갑질도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관리자들의 간섭으로 휴무를 강제로 변경하는가 하면, 영업사원이 주말에 쉴 경우 '장사할 마음이 없냐', '이러니 실적이 안 나온다'고 말을해 주말 근무를 권고한 사례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황에도 노동부는 고발 9개월이 되도록 이렇다 할 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다. KT새노조에 따르면 노동부는 3번에 걸쳐 조사를 진행했다. 노동부가 5월부터 조사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했지만, 원청 직원들을 조사해야 한다며 시간을 끌고 있다는 게 KT새노조의 지적이다.

KT새노조는 "문재인 정부 하에서도 노동부는 여전히 대기업 눈치보기 하면서 사건처리를 지연하고 있다"며 "KT가 KT계열사인 KTCS 노동자들을 불법파견한 사건을 작년 12월에 노동청에 고발했지만, 노동청은 9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조사 중이라는 답변만 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KT새노조는 "최근 KT계열사인 KT링커스에서도 노동청 담당자가 대기업이라서 부답스럽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걸로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며 "이로써 문재인 정부도 노동청은 전혀 변한 게 없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KT새노조는 "결국 피해는 당사자인 노동자들의 몫"이라며 "노동청의 사건 처리가 지연되면서 당사자들에 대한 보복성 직장 내 괴롭힘이 자행되는 등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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