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자유한국당 지지율이 황교안 대표 선출 이전 수준으로 하락했다. 국민들이 '정치신인' 황교안 대표에게 기대했던 한국당의 쇄신을 이뤄내지 못한 결과라는 지적이다. '황교안호'가 박근혜 탄핵 이전의 새누리당과 다를 바 없단 얘기다.

22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7월 3주차 주간집계에서 한국당 지지율은 지난 조사보다 3.2%p 하락한 27.1%로 나타났다. 리얼미터는 "황교안 대표가 선출된 2·27 전당대회 직전인 2월 3주차(26.8%) 수준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연합뉴스)

황교안 대표가 지난 2월 당 대표로 선출된 후 한국당 지지율은 한때 더불어민주당에 오차범위 내까지 접근했다. 5월 2주차 주중집계에서 한국당 지지율은 34.3%까지 올라 38.7%의 민주당을 위협했다. 그러나 약 2달이 지난 현재 한국당 지지율은 20%대로 하락한 상태다.

최근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반일 국면'이 이어지면서 국론이 정부여당으로 모아지는 경향이 있다는 게 여론조사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당에게 친일 프레임이 덧씌워지면서 한국당 지지율이 떨어졌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황교안 대표의 리더십에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국당 지지자들이 황 대표에게 가졌던 기대감이 무너져내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황교안 대표는 박근혜 정부 시절 법무부장관, 국무총리, 대통령권한대행을 지냈지만, 정치권에선 사실 '신인'이다. 기성 정치인이 아닌 만큼 황 대표에게 한국당의 쇄신을 기대하는 시각이 많았다.

그러나 황 대표 취임 약 5개월이 지난 후 한국당은 '도로 새누리당'이란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황 대표는 친박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 대표에 선출됐고, 그 결과 황 대표 주변은 친박인사들로 채워져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당의 의정활동도 정부여당 '발목잡기'로 일관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한국당은 추경안 처리 거부, 정경두 국방부 장관 해임 요구 등으로 국회 일정을 지연시키고 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황교안 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면이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어찌보면 정치신인"이라며 "당의 혁신과 쇄신 등 '한국당 리셋'에 대한 기대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엄 소장은 "하지만 지금의 한국당은 퇴행적 우경화를 거듭하고 있다. 실제로 국회에서는 발목잡기를 거듭하고, 일본 경제 보복에 대해 나오는 메시지는 너무 친일적인 면이 있다"며 "이 과정 속에서 국민들이 한국당에 대한 기대를 철회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7월 3주차 리얼미터 주간집계는 YTN 의뢰로 지난 15~22일까지 전국 성인 2505명을 대상으로 유(20%)·무선(70%) ARS, 무선전화면접(10%)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4.6%,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는 ±2.0%p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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