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다수 방송작가가 기획료와 불방료를 받지 못하거나, 받아야 할 금액보다 적게 받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주로 ‘외주제작사’에서 기획료·불방료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KBS·MBC·SBS에서 기획료·불방료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응답도 다수를 차지했다.

방송작가유니온은 방송작가 452명을 대상으로 ‘기획료·불방료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방송작가 37.6%는 기획료를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획료는 프로그램이 방송되기 전 제작에 참여하는 작가에게 지급하는 임금을 이르는 말이다. 즉 방송작가 37.6%는 무임금 노동을 한 셈이다.

▲기획료 지급 실태 조사 (사진=방송작가유니온)

협의한 기획료를 모두 받은 방송작가는 25%에 불과했다. 31%는 “협의한 기획료보다 적게 받았다”고 답했다. 주로 외주제작사(50.4%)가 방송작가에게 기획료를 주지 않거나 적은 기획료를 준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KBS(15.7%), CJ E&M(14.5%), 케이블방송(13.9%), MBC(11.3%), 지역 지상파(8.7%), SBS(6.7%) 순이었다.

불방료를 받지 못한 방송작가는 80.8%로 집계됐다. 불방료는 프로그램 불방 및 결방 시 작가에게 지급해야 하는 원고료를 뜻한다. 다수 방송사가 방송 편성이 이뤄지지 않을 시 작가에게 줘야 할 원고료를 주지 않는다는 뜻이다. ‘불방료를 받았다’는 작가는 8.8%에 불과했다.

외주제작사에서 불방료를 지급하지 않거나 적게 준 사례가 가장 많았다. 불방료를 제대로 받지 못한 방송작가의 40.8%는 외주제작사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이어 KBS(27.7%), MBC(18.6%), SBS(13.9%) 순이었다.

▲방송작가에게 불방료를 주지 않은 방송사 (사진=방송작가유니온)

기획료·불방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이유로는 ▲방송이 송출되어야만 방송 작가료가 지급되는 시스템 때문(73.2%) ▲기획료·불방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인식 부재(56.2%) ▲기획료나 불방료 지급 규정이 없음(52.4%) 등이 꼽혔다.

방송작가유니온은 “방송사 PD 등은 불방·결방을 이유로 임금을 삭감당하지 않는 것과 대조해보면, 얼마나 불합리한 관행인지 알 수 있다”면서 “방송작가의 경우 대부분이 프리랜서로 고용되어 4대 보험과 퇴직금, 복지의 사각지대에 있다. 기획료·불방료 미지급 문제는 더 심각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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