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KBS '시사기획 창-태양광사업 복마전' 편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양승동 KBS 사장이 오늘(15일) 예정돼 있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업무보고 불출석을 통보했다. 방송사 사장으로서 제작에 관여할 수 없고, 이에 국회에 출석해도 할 수 있는 말이 없다는 게 양 사장의 불출석 사유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과방위는 KBS에 양 사장 출석을 재요청할 계획이다.

국회 과방위는 지난 12일 7월 일정 합의에 따라 15일 방송통신위원회 업무보고 자리에 양 사장을 출석시키기로 했다. 그러나 양 사장은 14일 국회 업무보고 자리에 출석할 수 없다는 의사를 문자로 알렸다.

양승동 KBS 사장 (사진=연합뉴스)

노웅래 과방위원장에 따르면 양 사장은 "KBS '시사기획 창-태양광 사업 복마전'편 재방송 불발 건과 관련, 수사기관에 고발된 상태이고, (사장으로서)방송 프로그램 제작과 취재에 관여할 수 없어 출석하더라도 말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불출석 사유를 설명했다.

이에 자유한국당 소속 과방위원 일동은 "양승동 사장의 출석은 여야 합의로 이루어진 것으로, 여당에서조차 KBS의 문제점에 대해 공감하며 출석을 요구했다"며 "불출석은 위원장과 여야 간사의 서면동의가 있어야 하는데, 절차까지 어겨가며 하루 전날 갑작스럽게 결정을 번복했는지 의문스럽다"고 비판했다.

이에 노웅래 과방위원장도 "할 말이 없으면 없는대로 국회가 요청하면 와서 이야기 하는 게 예의"라며 "문자 메시지만 보내서 의사를 표현하는 건 부적절하다. 오후에 KBS 측이 참석할 수 있도록 국회 차원에서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시사기획 창'은 지난달 18일 방송에서 최성규 전 한국농어촌공사 사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환경을 고려하면 저수지 면적의 10% 이하에 설치하게 돼 있는 수상 태양광 시설이 청와대 관련 TF(태스크포스) 회의 이후 면적 제한 기준이 사라졌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이에 청와대의 문제제기와 사과방송 요청, 프로그램 제작진의 반발 등이 이어졌다.

양 사장 국회 출석에 대해 여야가 합의한 배경에는 해당 프로그램을 둘러싼 청와대 외압·부실취재 논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은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의 '시정조치' 발언과 관련, '청와대 외압 논란'에 사안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청와대가 언급하고 있는 '부실취재 논란'에 집중해 질의할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 외압 논란'과 관련해 KBS는 지난 8일 낸 입장에서 "프로그램 재방 보류 결정 과정에 어떤 외압도 없었다"면서 청와대의 정정·반론 보도 청구에 "적법한 절차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KBS는 "청와대 비서실에서 정정·반론 보도를 정식으로 요청하기 전에 2차례 공개 브리핑을 통해 'KBS에 정정 및 사과방송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언급함으로써, 해당 프로그램의 ‘재방 불방 결정’에 외압 논란이 초래된 부분에 대해서는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부실취재 논란'과 관련해서는 실제 취재가 부실했다는 정황과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 보도위원회 책임자 측 위원으로 참여한 이영섭 KBS 보도기획부장과 양 사장이 사내게시판, KBS 이사회 등에서 밝힌 입장을 종합하면 제작진은 관련 부처에 사실관계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담당 데스크는 이를 짚어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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