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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오 증언 신빙성 논란, 시민사회 책임 있다"

기사승인 2019.06.27  09: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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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지오가 장자연 사건의 핵심 증인인 것은 변하지 않아 …"응원하다 역적으로 몰아가는 건 온당치 않아"

[미디어스=전혁수 기자]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가 활동을 마친 지 수일이 지났다. 굵직한 사건들이 재조사 됐고, 가장 관심을 모았던 사건 중 하나가 장자연 사건이었다. 재조사가 끝난 현재 장자연 사건은 온데간데 없다. 대신 증인으로 나섰던 장자연씨의 동료배우 윤지오씨에 대한 공세가 거세다. 윤씨의 주변적 상황이 진술의 신빙성을 떨어뜨린다는 이유에서다. 

윤지오, 조희천 성추행 사건의 핵심증인

장자연 사건의 본질은 크게 두 가지다. 조선일보 사주일가와 구성원을 비롯한 권력자들의 신인 여배우에 대한 성착취, 사건을 덮기 위한 언론권력의 수사무마 시도다. 첫 번째 측면에서 윤지오씨는 장자연 사건의 핵심증인이다.

▲장자연 사건 중 조희천 성추행 사건에 증인 출석하는 윤지오씨. (연합뉴스)

윤지오씨는 장자연씨가 조선일보 기자 조희천씨에게 성추행을 당할 당시 현장에 있던 목격자였다. 윤 씨는 2009년 당시 수차례 경찰, 검찰 조사 당시 일관되게 조씨의 성추행 혐의를 증언했다. 윤씨는 수사를 받는 내내 장 씨를 성추행한 인물이 일본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언론사 관계자라고 말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조씨는 일본 와세다대학 객원연구원으로 일한 바 있다.

2009년 수사에서는 윤지오씨가 성추행을 한 사람에 대한 진술을 3회나 번복해 그대로 믿기 어렵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러나 윤씨의 진술조서를 살펴보면 진술 변경은 윤씨가 갖고 있는 명함 등을 취합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온다. 수사기관이 사진과 동영상을 제시하자 윤씨는 곧바로 조희천 씨를 가해자로 지목한 기록이 있다. 윤씨는 2009년 7월 조희천씨와의 대질조사에서 눈물을 흘리며 '이 사람이 자연 언니를 성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했다.

결국 2009년 당시 경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은 A씨가 피의자인 조희천 씨와 증언을 맞춘 구체적인 정황이 드러났다. A씨는 4월 조사를 받은 직후 참석자들에게 윤지오씨가 성추행 장면을 목격했다는 진술을 했다는 사실을 알렸고, 대검찰청 산하 과거사진상조사단 4팀은 "윤지오씨의 진술이 허구의 사실이었다면 A씨가 위와 같은 반응을 보였을 리가 없다"고 결론냈다. 조씨는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2018년 6월 재수사를 권고한 후 피의자 신분으로 재조사를 받고 6월 26일 불구속 기소된 상태다.

26일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는 장자연씨의 전 소속사 대표 김종승씨를 불러 위증 혐의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김씨가 받는 위증 혐의 가운데 "장씨 등 소속 연예인을 폭행한 적이 없다"는 부분도 있다. 김씨는 손과 페트병으로 장씨 머리를 수차례 때려 폭행한 혐의로 징역 4개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 받은 바 있는데, 이 사건의 증언자 역시 윤지오씨다.

장자연 리스트 증언은 거짓?…진상조사단 "리스트 있었을 것", 과거사위 "확인할 방법 없다"

일각에서는 윤지오씨가 이른바 장자연 문건에 '리스트'가 있었다고 증언한 것에 대해 거짓증언 논란이 일고 있다. 그러나 윤씨의 증언을 거짓으로 단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실제로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문건을 추가로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결론냈고, 조사단은 "수사기록에 편철된 문건 외에 피해사실과 관련해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명단'이 기재된 문건, 즉 '리스트'가 있었을 것"이란 의견을 제시했다. 이는 당시 장자연 문건을 봤다고 주장하는 인물들의 증언이 엇갈리기 때문이다.

과거사위가 지난 5월 20일 내놓은 '장자연 리스트 사건 조사 및 심의결과'에 이 같은 상황이 담겨있다. 장자연 문건의 실체에 대해 가장 근접해 있는 인물은 배우 이미숙씨의 매니저였던 유장호씨다. 유씨는 2009년 진술에서 7장으로 된 문건 원본과 사본을 모두 유족에게 전달해 그 자리에서 소각했다고 진술했다. 문건은 최종적으로 완성된 문건 4장과 장씨가 추가로 건네준 편지형식의 3장이었고, 3장에는 김종승과 싸우면서 조심해야 할 사람들의 명단이 기재돼 있었다고 진술했다.

유장호씨는 2009년 3월 12일 윤지오씨와의 전화통화에서 "목록이랑 그런 건 넘길 생각이 없었다. 자연이는 어쨌든 죽은 사람이다. 죽은 사람인데 그런 거 뭐 술접대 나갔다고 하면 이런 게 뭐가 좋느냐"고 발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유씨는 이후 조사단 조사에서 "언론에서 말하는 리스트 이런 건 아니었고, 말 그대로 편지글 같은 거였다"고 진술을 바꿨다.

윤지오씨도 유장호씨와 유사한 진술을 했다. 7장의 문건을 봤으며, 유장호씨와 봉은사로 향하는 차량 뒷좌석에서 문건을 읽고, 봉은사 바위 아래 있는 문건을 꺼내 태웠다는 내용이다. 유씨도 윤씨가 7장의 문건을 읽어봤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윤씨는 2010년 법정에서 "어떤 장에는 성함만 기재돼 있으면서 어떤 언론사 누구, 어디 무슨 사의 누구라는 식으로 기재돼 있는 것도 있었다"고 증언했다. 다만 윤씨는 조사단 진술에서 '성상납을 강요받았습니다'라는 제목 아래 사람 이름과 직함이 나열된 문건이 2장 있었다고 증언했다가, '성상납을 강요받았다'는 내용은 없었다고 진술을 철회했다.

장자연씨의 유족 장모씨는 경찰조사에서는 사람 이름이 나열된 문건이 있었던 것처럼 진술했지만, 이번 조사단 조사에서는 "사람 이름만 나열된 소위 리스트는 없었고 모두 서술식으로 쓰여 있었는데, 경찰 조사를 받을 때는 어떤 이름이 있었냐는 질문에 대답했을 뿐 그게 이름만 있는지 서술식이었는지 구별해 질문을 받은 게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문건을 봤다는 김대오 기자는 '목록 형태의 문건은 없었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

이처럼 장자연 문건을 본 인물들의 증언이 엇갈리고 있어 리스트의 존재에 대해 명확히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윤지오씨의 경우 리스트의 존재 여부에 대해 일관된 진술을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거짓이라고 단정할 수 있는 증거는 현재 상황에서는 없다.

윤지오 논란, 장자연 사건 본질 벗어난 메신저 공격

윤지오씨는 최근 각종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윤씨의 출판을 도왔던 작가 김수민씨가 "장자연의 죽음을 이용해 이득을 챙기려 했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된 논란은 BJ 활동, 학력, 교통사고 등 신상에 관한 것으로 옮겨붙는 모양새다. 논란이 일자 박훈 변호사가 윤씨를 사기혐의로 고발하고, 윤씨를 후원했던 430여명이 후원금 반환소송까지 제기했다.

그러나 이러한 논란은 사건의 본질을 벗어난 메신저 공격이란 지적이 곳곳에서 제기된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은 "윤지오씨의 진술 중에서 옳은 것도 있을 텐데 갑자기 모든 것이 거짓말인 것처럼 몰리는 상황이 안타깝다"며 "한때는 응원하다가 역적이나 되는 것처럼 몰아가는 건 온당하지 않은 태도다. 그럴 이유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안진걸 소장은 "공익제보를 하다보면 분노가 커서 일부 과장이 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며 "그런 부분이 있다면 객관적으로 보고, 공익제보자의 고통을 감안해 너그럽게 판단하면 된다. 우리 사회가 공익제보자가 제기한 것을 일부 과장됐다고 해서 과도하게 비난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안 소장은 윤지오씨 주변부에 대한 논란에 대해 "공익제보자를 공격할 때 주장하는 내용을 흐리기 위해 제보자 개인을 공격하는 것은 숱한 일"이라며 "과거에 제보자가 한 일이 공익제보와 무슨 관계가 있느냐"고 지적했다.

안진걸 소장은 향후 공익제보 사건에서 시민사회의 역할을 당부했다. 안 소장은 "공익제보는 주변의 도움이 굉장히 중요하다. 공익제보 사건이 벌어졌을 때 시민사회가 적극 결합해서 조언하고 보호하는 게 필요했던 것 아니냐는 교훈이 생긴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승수 변호사는 "윤지오씨는 조희천 사건에 결정적인 진술을 했고, 사람들 뇌리에서 잊혀져 가던 장자연 사건을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려 꺼져가는 불씨를 살렸다"고 평가했다. 하 변호사는 "경험상 이런 사건에서 일종의 고발자 또는 참고인의 신뢰성이 완벽히 담보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윤지오 씨에 대한 인신공격이 과도하다고 본다"고 했다.

하승수 변호사는 "본질은 장자연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는 것인데 고발자의 진술의 신빙성, 그것도 본질적 진술이 아닌 주변적 진술에 대한 신빙성을 지적하고 있다"며 "주변적 상황들은 경찰이나 검찰이 수사해서 판단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혁수 기자 wjsgurt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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