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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보이콧·막말, '한국당 심판론' 불러일으켜

기사승인 2019.06.10  16:0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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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일보 여론조사서 '야당심판론' 51.8% 달해…"민심과 괴리돼 자신들만의 세계 빠져"

[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자유한국당의 국회 보이콧이 장기화되고 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국회의장 주재의 여야 대표 회동인 초월회 참석까지 거부하면서 국회 정상화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한국당의 '장기 국회 보이콧'은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한 오판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한국당은 지난 4월 말부터 여야4당의 선거제 개편안, 공수처법 패스트트랙 지정에 반발하며 국회 보이콧을 이어가고 있다. 여야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국회 정상화를 두고 협상을 시도했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한국당은 패스트트랙 지정 철회와 사과, 한국당 의원 및 관계자들에 대한 고소·고발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합법적 절차를 밟아 진행된 패스트트랙 지정을 사과할 이유가 없다는 게 협상 파트너인 민주당의 입장이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오른쪽)와 나경원 원내대표. (연합뉴스)

국회가 공전한지 1달이 넘도록 한국당이 국회로 복귀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10일 문희상 국회의장이 주재하는 5당 대표 회동 '초월회'가 진행됐지만, 황교안 대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황 대표는 이날 다른 일정을 핑계로 초월회 참석을 거부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국회로 복귀할 생각이 없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나 원내대표는 한국당의 대정부 투쟁에 대해 "독립운동을 하는 심정"이라며 "국회를 열어서 더 나빠지는 것보다 안 열어서 더 나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당이 국회를 보이콧하면서 각종 민생법안과 정부가 내놓은 추경안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한국당의 장기 국회 보이콧에 대한 비판도 쏟아져 나온다. 이날 이낙연 국무총리는 당정협의회에서 "국회를 열 것이냐 말 것이냐가 정치의 가장 중요한 의제처럼 돼 있는 나라가 지구상에 대한민국 말고 또 있는지 알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초월회에 참여한 정당 대표들은 한국당의 행태에 이해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오늘 초월회도 안 오고 길거리에 나가서 투쟁한다고 하는데, 거리투쟁 할 땐 하고 국회와서 법도 만들고 예산심의도 하도록 원내 의원들 발목 잡지 말고 일할 수 있게 도와달라는 말을 꼭 하고 싶다"며 "저도 국회 생활을 오래 했지만 추경 하나 갖고 국회를 2달 동안 파행시킨 건 처음 봤다"고 지적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참 답답하다. 황교안 대표가 무슨 일로 못 온다고 했느냐"며 "초월회가 구체적인 안건을 상정해서 의결·집행하는 것은 아니더라도 국정 논의하고, 논의가 없더라도 얼굴이라도 보고, 정치라는 게 만나서 꼭 해결이 안 돼도 분위기를 만들어 대화하고 타협하고 협의하는 계기를 만드는 것인데, 도무지 그렇게 국회를 무시하고 배제하고 무슨 정치를 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정치가 실종됐다"며 "정치의 부재 시대, 반정치가 판을 치는 시점이다. 내각제 같으면 지금이 바로 국회 해산 시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 대표는 "정 한국당이 국회에 못 오겠다고 하면, 6월 국회는 법에 정해져 있는 것 아니냐"며 "법을 지키는 차원에서 다음주에는 국회를 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당의 이러한 장기 국회 보이콧은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통상 선거는 '정부 심판론' 혹은 '정부 지원론'으로 치러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내년 총선은 '한국당 심판론'으로 치러질 판이다.

10일 한국일보-한국리서치 여론조사에 따르면 내년 총선에서 보수야당을 심판하겠다는 의견이 정부여당 심판론보다 10%p 이상 높게 나타났다. '내년 총선에서 보수야당에 투표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51.8%가 '공감한다'고 응답했고, '여당인 민주당에 투표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에는 39%가 공감한다고 답했다. 야당 심판론이 12.8%p 높았다. 

특히 자신의 이념성향이 '중도'라고 답한 응답자 가운데 50.7%, 중도층의 바로미터로 볼 수 있는 수도권에서 서울 50.3%, 경기·인천 55.4%가 보수야당 심판론에 공감했다. 정부여당 심판론에 공감한 중도층은 36.8%에 그쳤다.

보수야당 심판론에 공감하는 이유에 대해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며 대안 없이 비판해서"라는 응답자가 54.6%에 달했고, "민생보다 이념적 문제에만 집중해서"라는 의견이 48.4%에 달했다. 한국당의 장기 국회 보이콧에 민심이 등을 돌리고 있는 셈이다.

최근 연속적으로 불거진 한국당 막말 논란도 보수야당 심판론에 불을 지핀 것으로 보인다. 보수야당 심판론에 공감하는 이유 가운데 "과도한 막말과 혐오 발언에 실망해서"라는 의견도 37.5%에 달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전반적으로 촛불민심이 크게 변하지 않은 구도가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당의 저런 행태를 국민들이 어떻게 볼지 걱정스럽다"며 "한국당의 행보를 보면 약간 자신들만의 세계에 취해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꼬집었다. 엄 소장은 "지난 전당대회에서 극우 경쟁을 하고, 최근의 막말 논란까지 벌어지는 걸 보면, 민심과 괴리된 채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져있는 게 우려스러울 정도로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인용된 여론조사는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6~7일까지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4.4%,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는 ±3.1%p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전혁수 기자 wjsgurt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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