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민주평화당이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3당 원내대표의 '호프회동'에 반발하며 교섭단체 구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교섭단체를 함께 구성할 대상을 놓고 평화당 내 이견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의당과의 교섭단체 구성 가능성을 제기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와 달리 유성엽 원내대표 등은 바른미래당 호남계, 손학규계 등을 아우를 수 있는 제3지대를 구상하고 있다.

21일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어제 3당 원내대표들 호프미팅이 있었는데 속이 좁다는 느낌이 든다"며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을 쏙 빼고 셋이 모여서 결국 아무 것도 합의 못한 '반탕 미팅'을 하고 말았다"고 했다. 정 대표는 "정의당과의 교섭단체 구성전략에 대해서 토론하고 전략을 마련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민주평화당 유성엽 원내대표(오른쪽)가 21일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정동영 대표(연합뉴스)

교섭단체를 구성하기 위해 포섭할 대상에 대해 정의당을 언급한 정동영 대표와 달리 일부 민주평화당 의원들은 바른미래당 호남계, 손학규계 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1일 기자들과 오찬에서 유성엽 원내대표는 "나는 여전히 공동교섭단체 구성에 부정적"이라면서도 "바른미래당이 쉽게 분열할 것 같지는 않다. 그래도 제3지대 정당을 만든다면 정기국회 전에 해야 한다고 본다"는 입장을 내놨다. 수석부대표인 최경환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바른미래당 호남계, 손학규계, 무소속, 평화당으로 구성된 제3지대라면 기호 3번이 가능하다"고 구상을 밝혔다.

그러나 민주평화당 일부 의원들의 바람대로 바른미래당 일부가 민주평화당에 합류할 가능성은 적어보인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의 한 측근은 "손 대표는 국민이 만들어준 다당제를 지키기 위해 제3의 길을 끝까지 간다는 입장이다. 연동형 비례제 패스트트랙 추진 등은 모두 제3의 길을 위한 일련의 과정"이라며 "손 대표와 민주평화당의 의견이 얼마나 일치할지는 미지수"라고 밝혔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바른미래당에 안철수-유승민 체제가 만들어지지 않는 한 당내 호남계 의원들이 움직일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며 "손학규 대표가 통합을 명분으로 버티는 상황에서 불가능한 얘기"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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