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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장자연 사건 조사, 사실상 방 사장 일가 겨냥한 것"

기사승인 2019.05.21  10:4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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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 "사건 문질러버려", 한겨레 "조선일보 언론사 본분 망각", 경향 "조선일보 자성해야"

[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조선일보가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가 발표한 장자연 사건  조사 결과에 대해 억측이라고 했다. 과거사위는 조선일보의 수사 외압과 수사기관의 부실수사를 확인했지만 처벌할 수 없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조선일보는 21일자 지면에 10, 11면을 할애해 과거사위의 조사 결과가 억측이라며 사주일가 변호에 나섰다. 하지만 다른 언론들은 조선일보의 수사 외압 등을 지적하며 조선일보의 자성을 촉구하고 있다.

21일자 조선일보는 10, 11면을 과거사위의 장자연 사건 조사결과 보도에 할애했다. 주로 조선일보 방씨 일가가 장자연 사건과 관련이 없다는 해명 보도다. 조선일보는 10면 <장자연은 왜 죽음 선택했나…이 물음엔 시종 침묵한 과거사위>, 11면 <본질 외면한 채…조선일보 흠집내기 올인하다 13개월 허송>, 10~11면에 <검·경·법원 "방상훈 사장은 관련없어"…과거사위는 그래도 "수사 미진하다"> 기사를 게재했다. 

▲21일자 조선일보 11면.

조선일보는 11면 기사에서 "검찰 과거사위가 20일 배포한 '장자연 사건' 조사·심의 결과 보도 자료는 26쪽"이라며 "이 중 조선일보 관련 내용만 14쪽(53%)에 달한다"고 전했다. 이어 "반면 장씨로부터 실제 접대받았다는 혐의로 수사선상에 올랐던 사람들이나 장씨 계좌로 거액을 입금한 사람들에 대한 조사 결과는 한 줄도 나오지 않았다"며 "지난해 4월부터 13개월간 이 사건을 조사했지만 조선일보 관련 의혹 제기에만 집중하느라 정작 중요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은 것"이라고 썼다. 

조선일보는 "온통 초점이 조선일보에만 맞춰지면서 조사도 무리한 방향으로 진행됐다"며 "조사단이 '장자연의 통화 내역이 사라졌다'는 주장까지 펼친 것"이라며 "조선일보가 검경을 압박해 조선일보 관계자와 장자연씨의 통화 내역을 빼냈다는 일부 인사의 황당한 주장도 과거사위 관계자를 통해 언론에 보도됐다"고 말했다.

조선일보는 10~11면에 걸쳐 게재한 <검·경·법원 "방상훈 사장은 관련없어"…과거사위는 그래도 "수사 미진하다"> 기사에는 '독자에게 답합니다(수사기록·판결로 본 장자연 사건'이란 타이틀도 달았다. 조선일보는 "20일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발표한 보도자료는 전체 26쪽 중 14쪽이 조선일보 관련이다. 이번 조사가 사실상 방 사장 일가를 겨냥한 것이었음을 말해준다"며 "본지는 그동안 방 사장 일가에 대한 특정 세력의 공격과 일부 언론의 거듭된 오보에 대응하지 않았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그러나 과거사위가 일방적 주장과 억측을 토대로 조선일보가 수사에 외압을 가했다는 식으로 무책임하게 발표함으로써 방 사장 일가는 물론 조선일보 임직원 전체의 명예에 상처를 입혔다"며 "본지는 과거사위의 편파적 조사와 결과를 바로잡기 위해 여러분에게 방 사장 일가와 관련된 사실을 밝힌다"고 썼다.

조선일보는 "이 문건(장자연 문건)에 등장하는 조선일보 관련자에 대한 문구는 둘"이라며 "'(소속사 대표 김종승씨가 2008년 9월경 조선일보 방 사장이라는 사람과 룸살롱 접대에 저를 불러서 방 사장님이 잠자리 요구를 하게 만들었습니다' 이어 '2008년 9월부터 몇 개월 후 방 사장님의 아들인 스포츠조선 사장님과 술자리를 만들어 저에게 룸살롱에서 술접대를 시켰습니다'라고 했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방상훈 사장의 아들이 스포츠조선 사장을 맡은 적이 없다"며 "조선일보의 당시 사정을 모르는 사람이 작성한 글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선일보는 "'조선일보 방 사장의 잠자리 요구' 문구는 사법부와 수사 당국에 의해 이미 허위로 밝혀졌다"며 "당시 수사에 압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해 조선일보가 소송을 제기한 조현오 전 경기경찰청장조차 지난 8일 법정에서 '장자연 사건의 가장 큰 피해자 중 한 사람이 방상훈 사장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경찰은 방 사장과 장자연의 연결 고리를 찾을 수 없었다'고 진술했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방정오 전 TV조선 대표는 조선일보 미디어전략팀장 시절인 2008년 10월 밤 시쯤 서울 청담동의 한 단란주점에 갔다"며 "단란주점에는 남자 5명, 여종업원 5명과 장씨가 동석했다. 술자리는 새벽 1시까지 이어졌으나 방 팀장은 밤 11시쯤 먼저 일어나 서울 성북동 자택으로 귀가했다"고 밝혔다.

조선일보는 "그간 일부 언론은 몇몇 인사의 전언이라며 방 팀장이 장씨와 '통화했다' '만났다' '문자를 보냈다' '장씨의 다이어리에 방 팀장 이름이 있는 걸 보았다'는 식으로 육하원칙에도 맞지 않는 내용을 무분별하게 보도했다"며 "방정오 전 대표는 해당 언론사들에 대해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조선일보의 주장은 대부분 10년 전 수사기록과 재판결과에 집중하고 있다. 이번 과거사위의 조사는 장자연 사건에 대한 재조사가 핵심이지만, 과거 잘못된 수사 등에 대해 돌아보고 과오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취지가 상존한다. 과거사위는 조선일보의 외압과 부실수사를 인정했다. 조선일보가 재수사를 권고할 수 없는 상황이 되자 조선일보가 강수를 들고 나온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다른 언론들이 과거사위 발표를 바라보는 시각은 조선일보와 다르다.

▲21일자 중앙일보 30면 권석천의 시시각각.

권석천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21일자 중앙일보에 게재한 <'장자연 사건' 문질러버렸다> 칼럼에서 "검찰과거사위원회 권고 중 기록 보존이나 공정성 확보 같은 제도 개선 방안을 빼면 하나가 남는다"며 "장자연씨 소속사 대표였던 김종승씨 위증 혐의에 대한 수사 권고"라고 밝혔다.

권석천 논설위원은 "10년의 시간에 증거와 기억이 풍화됐기 때문이 아니다"라며 "발표대로라면 '사건을 문질러버렸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지체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란 격언쯤은 한가해 보일 정도"라고 지적했다. 권 논설위원은 "이 모든 수사 미진과 압수수색 부실, 수사자료 누락은 정말 '우연의 일치'일까"라며 "누가 왜 '장자연 사건'을 암매장하려고 했을까. 가장 이익을 보는 사람은 누구일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권석천 논설위원은 장자연 사건 재조사의 본질을 '수사 농단'이라고 규정했다. 권 논설위원은 "본질은 '수사 부실'을 넘어 '수사 농단'에 가깝다"며 "'진실 규명'이란 공적 가치가 처참하게 무너졌다. 무더기 증거 증발의 배후에 무엇이 있는지 밝혀내야 한다. 검찰과거사위 권고대로 수사기관의 증거은폐 행위에 대해선 '법 왜곡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21일자 한겨레 사설.

한겨레는 <끝내 못 밝힌 '장자연 죽음' 진실, 검경 책임 크다> 사설에서 "과거사위는 사주 일가 수사를 막기 위해 당시 조선일보사가 대책반을 꾸려 전사적으로 움직인 정황을 공개했다"며 "사회부장이 수사책임자를 찾아가 '조선일보사는 정권을 창출할 수도, 퇴출시킬 수도 있다'며 협박한 것도 사실로 인정했다"고 전했다.

한겨레는 "또 하나 주목할 것은 사주 일가를 보호하기 위해 다른 인물을 문건 속 '방 사장'인 것처럼 만들려는 시도가 있었다고 본 대목"이라며 "대책반을 지휘한 강효상 경영기획실장(현 자유한국당 의원)이 경찰의 중간조사 결과 발표 직전 사건 관련자에게 전화해 '방상훈 사장과 장씨는 무관하다고 진술해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한겨레는 "사실상의 사건 조작 시도로 볼 만하다"며 "검경 등 수사기관뿐 아니라 언론사의 본분을 망각한 조선일보사의 패륜적 행태를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21일자 경향신문 사설.

경향신문은 조선일보에 자성을 요구했다. 경향신문은 <장자연 사건, 검경과 조선일보는 책임지는 자세 보여야> 사설에서 "죽음으로써 진실을 알리고자 했던 장씨의 외침은 10년 후에도 응답받지 못했다"며 "피해자는 목숨을 잃었는데 가해자는 심판대에도 세우지 못하는 현실이 개탄스러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경향신문은 "성과가 없었던 건 아니다"라며 "조선일보 사주 일가에 대한 부실수사 의혹이 상당부분 규명됐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우리는 장자연·김학의·버닝썬 사건의 진상규명이 한국 사회의 윤리적 새 출발을 가늠할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며 "하지만 버닝썬 수사가 성과 없이 끝난 데 이어 장자연 사건은 재수사마저 불발됐다"고 전했다.

경향신문은 "'지연된 정의'조차 실현되지 못하는 상황이 안타깝지만, 주저앉을 수는 없다"며 "장자연 사건이 재수사에는 이르지 못했다 해도, 부실수사와 관련된 검경 간부들에 대해선 징계 등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조선일보도 책임있는 언론사라면 자성해야 옳다"고 촉구했다.

전혁수 기자 wjsgurt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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