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MBC 시사 프로그램 '스트레이트' 제작진이 취재 과정에서 전광훈 목사가 있는 사랑제일교회 관계자와 신도들로부터 폭행을 당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회 관계자들은 취재진의 카메라를 빼앗아 경찰이 보는 앞에서 카메라를 부수기도 했다고 MBC는 밝혔다. MBC 기자회와 영상기자회는 사랑제일교회 신도들의 취재진 폭행과 언론탄압 행태를 규탄했다.

20일 MBC '뉴스데스크' 보도에 따르면 MBC '스트레이트' 제작진은 한국기독교총연합회장이자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인 전광훈 씨가 목회 시간 신도들을 대상으로 특정 정당에 투표할 것을 지속적으로 독려한다는 제보를 받고 취재에 착수했다.

MBC '뉴스데스크' 5월 20일 보도화면 갈무리

전 목사는 지난 3월 20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를 방문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에게 "이번에 우리 황교안 대표님의 첫 번째 고비가 돌아오는 내년 4월 15일에 있는 총선이다. 총선에서 자유한국당이 200석 못하면 저는 개인적으로 이 국가 해체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는 당부의 말을 건넸다.

전 목사는 목회 시간에도 원색적인 색깔론과 함께 내년 총선을 언급하며 정치 얘기를 했다. 전 목사는 "대한민국이 사느냐 해체되느냐 결정적인 날이 내년 4월 15일이라는 걸 나는 믿고 난 지금 기도륵 빡세게 하고 있어. 여러분도 기도를 세게 하십시오", "내년 4월 15일 총선에는 빨갱이 국회의원들 다 쳐내버려야 돼. 지금 국회가 다 빨갱이 자식들이 다 차지해 가지고 말이야" 등의 발언을 신도들에게 쏟아냈다.

'스트레이트' 제작진은 정확한 발언 취지를 확인하기 위해 전 목사를 찾아갔으나 전 목사는 자신이 한 발언 자체를 부인했다. 전 목사는 "내가 빨갱이를 쳐낸다고 했어요? 내가? 아이 나 그런 말 한 적 없어요.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요 제발"이라고 답했다.

MBC 보도에 따르면 이후 제작진은 전 목사의 동의를 얻어 인터뷰를 하게 되었지만, 교회관계자들과 신도들로부터 인터뷰 방해와 함께 폭행과 카메라 파손 등의 피해를 입었다. MBC는 인터뷰를 마친 후 교회에서 나가려는 제작진을 교회관계자 등이 폭행했으며 카메라를 빼앗았다고 설명했다. MBC는 이 과정에서 한 카메라기자가 전치 2주의 부상을 입었으며, 교회 관계자들은 출동한 경찰 앞에서 카메라를 부숴버렸다고 덧붙였다. 이에 경찰은 폭행과 재물손괴죄로 교회 관계자들을 입건하고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소식에 MBC 기자회와 영상기자회는 20일 논평을 내 취재진을 폭행한 교회 관계자들을 규탄했다. 이들은 "정당한 취재활동에 대해 얼마든지 의견 개진과 반론의 기회가 보장되어 있음에도 교인들이 폭력으로 언론의 입을 막으려 한 것"이라며 "사랑제일교회는 어떤 불법을 저질러도 감히 질문도 할 수 없는 성역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이들은 "선거는 어떠한 경우에도 불법적인 행위로 방해받아서는 안 되는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라며 "교회가 나서서 신도들에게 특정 정당과 후보에 대한 지지를 요구하는 것은 심각한 선거법 위반 행위로 반드시 견제 받아야 한다. 폭력으로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교회의 만행에 굴하지 않고 의연히 대처할 것이며 보도의 소명을 흔들리지 않고 수행할 것임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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