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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연 사건, 시간은 조선일보 방씨 일가의 편?

기사승인 2019.05.20  17:4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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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무부 검찰과거사위 "방씨 일가 수사 미진" 인정…공소시효 이유로 "재수사 어렵다"

[미디어스=전혁수 기자]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가 장자연 사건 의혹과 관련해 조선일보가 수사기관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사실로 인정했다. 조선일보가 장자연 사건 대책반을 만들어 운영하고, 회사 관계자들을 통해 외압을 행사했다는 조사결과다. 또한 조선일보 일가에 대한 수사가 미진했다고 인정했다.

다만 과거사위는 장자연 씨에 대한 술접대·성상납 강요 등에 대해서는 공소시효 등의 사유로 수사권고가 어렵다고 봤다. 과거사위는 김종승 씨가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명예훼손 사건에서 허위증언을 한 것에 대해서만 검찰에 수사개시를 권고했다.

20일 오후 과거사위는 정부과천청사에서 장자연 사건 최종심의를 발표했다. 앞서 과거사위는 지난 13일 대검찰청 검찰과거사진상조사단의 13개월 조사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제출받았다. 

▲20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대회의실에서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과거사위) 회의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과거사위는 당시 조선일보가 수사 무마를 위해 외압을 행사했다고 인정했다. 과거사위는 "2009년 당시 조선일보사 경영기획실장 강OO, 경영기획실 직원 최OO의 진술에 의하면, 당시 조선일보사가 경영기획실장 강OO를 중심으로 대책반을 만들어 장자연 사건에 대처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과거사위는 조선일보 사회부장 이동한 씨가 조현오 전 경기지방경찰청장을 맞아가 방상훈 사장을 조사하지 말라며 "조선일보는 정권을 창출할 수도 있고 퇴출시킬 수도 있다. 이명박 정부가 우리 조선일보하고 한 번 붙자는 겁니까"라고 협박한 것을 사실로 인정했다.

과거사위는 이 씨가 당시 강희락 경찰청장과 경기청 형사과장을 만나거나 연락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조현오 전 청장을 만난 사실은 부인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조 전 청장이 당시 이 씨가 방문해 발언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억하고 있고, 이 씨가 경찰청장 및 경기청 형사과장을 만났으면서도 경기청장을 만나지 않았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과거사위는 "조사단 면담에서 이 씨는 경찰청장에게 방 사장을 빨리 조사해 무고함을 밝혀달라는 취지로 말했을 뿐이라고 했으나, 강 전 청장은 이 씨가 그와 같은 취지로 말한 사실이 없고 오히려 방 사장에 대한 경찰 조사를 막으려 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과거사위는 조선일보 측이 수사기록을 제공받았는지, 통화내역 삭제를 시도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할 수 없었다"고 했다. 과거사위는 조사단 조사과정에서 "수사상황을 조선일보 법조팀이 다 알고 있었고 진술서를 실시간으로 받아봤다", "어떤 경찰관으로부터 '장자연 사건 송치 무렵 기록 전체를 9부 복사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당시 수사팀 소속 황 모 씨의 진술을 받아냈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할만한 진술이나 증거를 확보할 수 없어 당시 수사기록이 조선일보사에 제공됐는지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다.

또한 하 씨가 "조선일보 법조팀장이 '방OO(방정오)가 장자연에게 맨날 전화하고 그 통화기록 뺀다고 고생하고 있습니다'라고 했고, 전직 조선일보 기자가 '당시 방 씨의 통화기록 빼내고 경찰하고 쇼부를 본 것은 조선일보 시경캡이다'라고 말했다"고 진술했으나, 과거사위는 추가 진술이나 자료를 확보하지는 못했다.

다만 과거사위는 "해당 통화내역 파일은 수사과정에서 이미 수정된 것으로서 원본이 아니기 때문에 확보된 통화내역으로는 방OO(방정오)와의 통화내역이 선별돼 삭제됐는지 여부를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과거사위는 당시 조선일보 일가에 대한 수사가 미진했다고 지적했다. 과거사위는 "'조선일보 방사장'이 조선일보 대표이사인 방OO(방상훈)을 가리키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수사과정에서 방OO(방상훈) 명의의 휴대전화 통화내역을 단 한 달치만 확인했을 뿐 비서실과 비서진의 통화내역을 확인하지 않는 등 방OO(방상훈)이 장자연 문건의 '조선일보 방사장'인지 여부를 규명하기 위한 수사가 미진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시 부실한 수사 등으로 인해 장자연이 2009년 9월 경 '조선일보 방사장'에게 술접대를 하고 잠자리를 요구받은 사실이 있는지, 그 상대방, 경위, 일시, 장소 등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했다.

과거사위는 "수사검사는 장자연 문건에 있는 2009. 9. '조선일보 방사장' 접대에 관한 사실관계 자체를 조사하기보다 김종승의 스케줄표에 기재된 '2008. 7. 17. 조선일보 사장 오찬'의 사실 여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한 후 '2008. 7. 17. 조선일보 사장'이 방OO(방상훈)과 무관하다고 판단하는 데 치중한 채 수사를 종결했다"고 밝혔다.

또한 과거사위는 "한OO이 당시 조선일보 경영기획실장 강OO이 경찰 중간조사결과 발표 직전인 2009년 4월 23일 밤 술자리에서 한OO에게 전화를 걸어 '경찰에 출석해 방OO(방상훈) 사장과 장자연이 무관하다고 진술해달라'고 부탁했다고 진술했다"며 "실제로 한OO은 4월 24일 새벽 경찰에 자진 출석해 '일본에 있는 김종승이 나는 방OO(방상훈) 사장을 모르며 2008년 7월 17일 조선일보 사장을 만나려고 한 것은 조선일보 사장이 아니라 스포츠조선 사장 하OO이며, 평소 하OO과 친분관계가 있다고 진술했다. 이후 김종승 씨도 한 씨와 동일하게 진술했다.

과거사위는 방정오 전 TV조선 대표 관련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가 미진했다고 지적했다. 과거사위는 "장자연 문건에 있는 '김종승이 조선일보 방사장님 아들인 스포츠조선 사장님과 술자리를 만들어 나에게 룸싸롱에서 술접대를 시켰다'는 내용과 관련해 당시 수사에서 방OO(방상훈)의 아들인 방OO(방정오)를 피내사자 신분으로 조사해, 2008년 10월 28일 유흥주점 술자리에 참석한 사실을 확인했으나 더 이상의 수사는 진행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과거사위에 따르면 2008년 10월 28일 장자연, 방정오 및 김종승의 휴대폰 기지국 위치, 김종승의 신용카드 결제 내역, 김종승과 매니저 김 모 씨의 진술, 한 모 씨의 진술을 종합하면, 2008년 10월 28일 김종승이 방 전 대표에게 술접대를 하면서 장자연 씨를 동석하게 한 사실이 인정된다.

과거사위는 "이와 같이 방OO(방정오)가 한OO의 소개로 김종승으로부터 술접대를 받았던 사실이 인정되고, 2008년 10월 28일 주점 모임 외에 2008년 11월 4일에도 김종승과 방OO(방정오), 한OO 사이에 통화내역이 발견됐으므로, 수사검사는 방OO(방정오)의 통화내역을 더 넓게 확인해 이들의 관계를 명확히 확인했어야 함에도 2008년 10월 28일자 모임 당일과 다음 날의 이틀간 통화내역만 좁게 확인하는 데 그쳤다"고 지적했다.

과거사위는 '장자연 리스트'에 대해서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했다. 과거사위는 "현재 알려진 장자연 문건은 장자연이 작성한 문건 중 최종적인 문건이 아니라 최종문건에 이르는 과정에서 작성된 문건"이라며 "장자연이 작성한 문건의 행방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유OO인데, 유OO가 장자연이 작성한 문건을 모두 태워 그 문건이 없다고 하였고, 그 외에 문건을 추가로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고 말했다.

과거사위는 장자연 씨에 대한 술접대·성상납 강요 등에 대해서는 공소시효 등의 사유로 수사권고가 어렵다고 봤다. 과거사위는 ▲성폭행 피해 증거의 사후적 발견에 대비한 기록의 보존  ▲김종승의 위증 혐의에 대한 검찰 수사 ▲디지털 증거 원본성 확보를 위한 제도 마련 ▲압수수색 등 증거확보 및 보존 과정에서 공정성 확보 방안 마련 ▲수사기관 종사자의 증거은폐 행위에 대한 법왜곡죄 입법 추진 ▲검찰공무원 간의 사건청탁 방지 제도 마련 등을 검찰에 권고했다.

전혁수 기자 wjsgurtn@naver.com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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