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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창' 아직도 실검에…언론은 '나경원 사과'에 방점

기사승인 2019.05.13  11:2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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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비평] 탁발의 티비 읽기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장외집회 도중에 “문빠” “달창”이라는 표현을 썼다. 문빠라는 표현도 정치인이 대중연설에서 언급할 수 없는 비하와 혐오의 단어이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그것을 넘어 "달창”이라는 말까지 구사했다. '달창'이란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 중에 여성이 많은 현상을 빗댄 소위 '일베어'이다. 단순한 인터넷 용어가 아닌 것이다. 충격이라는 말도, 분노라는 말도 부족할 지경이다. 정치인이, 그것도 큰 영향력과 책임을 지닌 제1야당의 원내대표가 대중연설을 통해 국민을 절대 해서는 안 될 말을 했다. 

나경원 원내대표가 “달창”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최근 논란이 된 KBS 송현정 기자 문제를 언급하면서였다. 그런데 나경원 원내대표가 비하한 대상은 딱히 문재인 지지자라고 규정할 수 없는 일반 시민들이라 볼 수 있다. 하루를 넘게 포털 검색어를 장악한 현상이 진정 문재인 대통령의 열혈 지지자들로만 가능하지는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모르고 쓴 표현" 3시간 만에 사과…"진정성 없다" (MBC 뉴스데스크 보도화면 갈무리)

나경원 원내대표는 발언 후 몇 시간이 지나 극단적 지지자를 지칭하는 과정에서 그 정확한 의미와 표현의 구체적 유래를 전혀 모르고 썼다"며 "결코 세부적인 그 뜻을 의미하기 위한 의도로 쓴 것이 아님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해명과 사과를 했다고 한다. 자신의 잘못에 비해 터무니없이 가볍고 편리한 책임회피에 불과하다. 사과도 반성도 아니었다. 그것도 논란을 일으킨 점에 대해 사과한다고 했다. 그것도 기자들에게만 배포한 사과였다. 정확히 말하자면 사과문을 배포한 것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제1야당의 원내대표라는 신분에서 대중을 향해 비하와 혐오발언을 서슴지 않았다는 사실이 충격이다. 설혹 그 뜻을 모르고 썼다고 하더라도 그 잘못이 가려지는 것은 아니다. 선수들끼리는 거친 태클도 하고 때로 그라운드에서 주먹다짐도 한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선수가 상대팀 팬과 언쟁을 하거나 혹은 폭언을 하지는 않는다. 만약 그런다면 그 선수는 영원히 그라운드에 설 수 없을 것이다. 하물며 유권자를 창녀에 빗댄 정치인이라면 사과 여부로 용서를 따질 일은 아닐 것이다. 

논란 이후 포털 검색어에는 나경원과 함께 달창, 달창 뜻 등이 올랐다. 이 검색어들은 이틀이 지나도 여전히 포털순위 상위에 올라 있다. 이 말뜻을 모르던 많은 시민들이 비로소 알게 됐음을 의미한다. 의도하지 않았고 몰랐다는 나경원 원내대표의 말을 믿어준다고 하더라도, 그 여파는 매우 큰 것이며 정체불명의 사과로 퉁 칠 수준이라고 할 수 없다. 

네이버 데이터랩 급상승 검색어(화면 갈무리)

소위 말하는 선진국에서 정치인이 일반대중을 향해 이런 말을 했다면 사과했다고 끝날 일은 아닐 것이다. 최근 영국에서는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의원직을 잃은 일이 최근 알려졌다. 실형까지 선고됐다는 소식이다. 혐오발언은 거짓말보다 더 심각하고 엄중한 대응이 필요하다.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존엄을 보호해야 한다. 야당은 잠재적 집권세력이다. 야당이 보여주어야 할 것은 집권세력에 대한 반대 말고도, 현 정부보다 더 국민을 존중하고 아낄 것이라는 믿음을 얻는 일이다. 그러나 국민을 향해 혐오발언을 서슴지 않는 정치인이라면 그 의무를 성실히 이행할 것이라 기대하기 어렵다.

또한 암담한 것은 대부분의 언론들이 발언 그 자체의 심각성보다는 나경원 원내대표의 ‘사과’에 방점을 찍어 보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더군다나 사과는 했다는데 그 흔적은 없다. 사과를 했다는 '보도'가 사과의 '실체'인 셈이다. 대부분의 방송 뉴스들은 이 사건을 비중 있게 다루면서도 사태의 심각성은 잘 모르는 눈치다. 한편, 대부분의 방송 뉴스가 이 사태를 보도했는데, 메인 뉴스 시간에 이 사건을 다루지 않은 것은 TV조선과 KBS뿐이었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탁발 treeinus@hanmail.net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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