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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식 MBC PD "드라마 제작, 법대로 하자" 1인 시위 참여

기사승인 2019.04.26  18: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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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노동에 대한 관리자 인식 부재 피라미드식 임금구조 지적…"담배보다 해로운 것은 밤샘 노동"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김민식 MBC PD가 드라마 제작현장 노동조건 개선을 촉구하는 1인 시위에 참여했다. 지상파 현직 PD가 공개석상에서 드라마 제작환경의 변화를 촉구했다는 점에서 이목이 쏠린다.

26일 서울 상암동 CJ ENM 본사 건물 앞, 김 PD는 'CJ ENM은 2년 전 약속한 재발방지대책 신속히 이행하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자리에 섰다. CJ ENM 소속 고 이한빛 PD의 유지를 잇는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이하 한빛센터)는 15일 째 CJ ENM 사옥 앞에서 드라마 제작환경 개선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김민식 MBC PD가 26일 오전 서울 상암동 CJ ENM 본사 앞에서 드라마 제작환경 개선을 촉구하는 1인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앞서 지난 10일 한빛센터,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 등은 tvN '아스달 연대기' 현장에서 발생한 장시간 노동과 턴키계약 관행을 규탄하며 제작사인 스튜디오드래곤을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고발했다. 한빛센터는 1인 시위와 함께 CJ ENM의 드라마 제작환경 개선 약속 이행을 점검할 수 있는 기구 마련 등을 요구하며 책임자 면담을 촉구하고 있지만 면담이 성사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9월 CJ ENM과 스튜디오드래곤은 한빛센터와 협의해 '제작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 해당 가이드라인에는 ▲1일 최대 노동시간 14시간 제한 ▲스탭 개별 계약 원칙 ▲스탭협의회 구성 ▲이동시간 노동시간에 포함 등의 내용이 담겨 정부 대책보다 민간업계가 한 발 더 앞서나갔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여전히 제작 현장에서는 지켜지지 못해 이를 점검하는 기구가 필요하다는 게 한빛센터의 입장이다.

김 PD는 경향신문과의 현장인터뷰에서 "솔직히 말씀드려서 (참여하기가) 쉽지는 않은 자리다. 처음엔 솔직하게 나는 못 간다고 얘기했다"면서도 "1인 시위 취지나 설명하는 자료를 다시 봤는데 이한빛 PD 동생의 이름을 봤다. 형의 유지를 받들어 이런 일을 하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내가 동료들을 배려해 거절하는 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에 다시 하겠다고 했다"고 시위에 참여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이어 김 PD는 "이런 시위가 특정 작품에 대한 생각이 아니라 전반적인 드라마 제작 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는 걸 말하는, 특히 연출들이 고민을 많이 해야 하는 대목이라는 생각을 했다"면서 "현장에서 약자들, 보조분들이 굉장히 고생한다. 스탭들이 일하는 시스템은 정말 열악해서 바꿔줘야 한다"고 밝혔다. 

김 PD는 방송 스탭들의 처우가 열악한 이유로 방송노동에 대한 관리자들의 부적절한 인식과 방송연예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꼽았다. 

김 PD는 "제가 입사했을 때 편집실에서 선배들이 담배 피우는 게 당연했다. 그런데 드라마PD는 예술가니까 여기서 담배 피우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하던 사람들이 법이 바뀌니까 아무도 안 피우더라"라며 "저는 담배보다 더 건강에 해로운 게 밤샘 노동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도 많은 PD와 작가는 '우리가 하는 일은 예술인데, 이게 노동법에 저촉된다고 하는 게 말이 되냐'고 하긴 한다"면서 "저는 법대로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법이 정하는 것이 최소한의 기준이라고 생각하고 거기에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김 PD는 "스타감독이나 배우·작가들이 너무 많은 이익을 가져가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밑으로 잘 안 간다. 참 얘기하기 힘든 부분"이라며 "이런 얘기를 했다가 제가 스타배우나 작가에게 찍히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한다. 그럼에도 이 사람들이 잠도 못 자고 일하는 건 아니지 않나"라고 방송연예산업의 피라미드식 임금구조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김 PD는 "조금 더 가진 사람이 덜 가진 사람을 배려하면 된다. 그러니까 법이라도 지키자라는 것"이라며 "바뀔 것이라고 믿는다. 처음 '편집실 금연' 얘기가 나왔을 때 말도 안된다고 했지만 결국 법대로 하니까 아무 문제가 없었다. 지금 지켜지지 않는 건 관행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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