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자유한국당은 패스트트랙 저지를 위해 문희상 국회의장을 항의 방문하는 과정에서 성추행 사건이 벌어졌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24일 바른미래당은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오신환 의원의 사보임을 결정했다. 오 의원이 사개특위에서 공수처법 패스트트랙 지정에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한국당 의원들은 국회의장 집무실을 방문했다. 상임위 사보임을 위해서는 의장의 최종 승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국당 의원들은 문희상 의장에게 사보임을 승인하지 말아줄 것을 강하게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당 의원 일부가 문 의장에게 고성을 지르며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약 20여분 간 항의 끝에 문희상 의장은 다음 일정 진행을 위해 집무실을 나서려 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문 의장의 앞을 막아섰다. 문 의장과 한국당 의원들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졌다.

한국당은 이 과정에서 문희상 의장이 임이자 의원을 성추행했다고 주장했다. 한국당 여성위원회에 따르면 임 의원이 문 의장을 가로막자, 문 의장은 임 의원의 복부를 접촉했다고 한다. 임 의원이 '이러시면 성희롱'이라고 하자, 문 의장이 '이렇게 하면 되냐'며 두 손으로 임 의원의 얼굴을 잡았다.

임이자 의원은 "국회의원으로서 국회 파행과 관련해 의장에게 정당한 대책을 요구했는데도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강제 추행으로 모멸감을 줬다"며 "부적절한 신체접촉으로 여성으로서 심각한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주장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2시 30일 점거하고 있는 국회 행안위 회의실에서 '동료의원을 성추행한 문희상 국회의장 사퇴 촉구 결의 긴급 의총'이 열린다는 긴급 문자를 발송했다.

국회의장실 측은 성추행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머니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이에 대해 이계성 국회 대변인은 "문 의장이 이동하는데 임 의원께서 정면으로 막아서서 신체 접촉이 있었지만 이를 성추행이라고 주장하는 건 전혀 상식적이지 않다"며 "밀치고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 놓고 이렇게 하는 건 일종의 자해공갈"이라고 유감을 표명했다.

한편 국회의장실은 한국당의 의장실 점거 사태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의장실은 보도자료를 통해 "나경원 원내대표 등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24일 오전 국회의장 집무실에 막무가내로 밀고 들어와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고성을 지르고 겁박을 자행한 것은 있을 수 없는 폭거로,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국회의장실은 "국회 수장에 대한 심각한 결례이자 국회법과 절차를 무시하고 완력으로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행태로 의회주의를 부정하는 처사"라며 "자유한국당은 의회주의를 지키려는 문 의장의 노력을 존중하고, 이날 의장실 점거 및 겁박 사태에 대해 공식 사과와 함께 재발방지를 약속해야 할 것이다. 또한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들이자 공당으로서 스스로의 권위와 품격을 지켜줄 것을 자유한국당에 간곡히 촉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