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KBS가 강원도 고성 일대 산불 당시 실시한 뉴스특보에서 고성 현장 기자를 연결해 현장상황을 보도했으나, 해당 기자가 고성이 아닌 강릉에서 소식을 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KBS는 화재가 발생했던 4일, 밤 10시 54분부터 10여분 간 실시한 첫 뉴스특보에서 강원도 고성·속초 일대 화재 소식을 전하며 현장 기자를 연결했다.

이날 특보 방송에서 앵커는 "오늘 저녁 강원도 미시령 부근에서 발생한 산불은 지금 이 시각에도 강한 바람을 타고 계속 번지면서 민가를 위협하고 있다. 강원도 고성과 속초 일대 주민 대피령까지 내려진 상태"라며 "먼저 현장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를 연결한다"고 말했다. 이에 현장 취재기자는 산불 경과와 피해 소식 등을 전하며 "지금까지 고성에서 KBS 뉴스 OOO입니다"라고 답했다.

이후 11시 25분경, KBS는 특보체제 전환 직후 산불로 인한 인명피해 소식을 전했다. 산불로 인해 1명이 사망하고 10여 명이 중경상을 입었다는 소식이 알려진 상황이었다. 앵커는 다시 현장 취재기자를 연결해 인명피해를 확인했고, 기자는 59세 남성 1명이 고성지역에서 사망했으며 10여명이 중경상을 입었다는 소식을 고성에서 전했다.

그러나 취재기자가 있었던 장소는 고성과 90여km 떨어진 KBS 강릉방송국 인근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지난 9일 열린 강원도 산불 보도 관련 KBS노사 긴급 공정방송위원회에서도 '취재윤리 위반'이라는 내부지적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해당 리포트들은 이 같은 기사 오류로 인해 다시보기 서비스가 중단된 상태다. 이와 관련해 KBS는 당시 경황이 없었고, 급하게 고성군 산불 소식을 전하다 보니 관련 보도를 제대로 점검하지 못했다며 "시청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는 입장을 밝혔다.

(KBS NEWS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한편 KBS는 이번 강원도 산불 재난방송이 국민의 눈높이에 부합하지 못했다는 비판여론에 '재난방송 개선 TF'를 구성하고 시스템 전반을 대폭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KBS는 TF를 통해 재난방송 메뉴얼과 관련 인력·장비를 보강하고, 수시로 모의훈련을 시행하기로 했다. 아울러 디지털 부문에서도 재난 정보 제공 시스템을 구축하고, 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위한 수어통역 등 장애인방송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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