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재난방송 주관방송사 KBS가 부실한 강원도 산불 재난보도로 내·외부 비판을 받는 가운데, 양승동 KBS 사장이 재난방송 시스템이 대폭 개선될 수 있도록 시스템 전반을 재정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양 사장은 장애인 등 취약계층 및 외국인들이 KBS 재난방송을 통해 도움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강화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9일 문재인 대통령은 KBS에 재난방송 시스템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면서 장애인을 비롯한 취약계층이 재난방송을 전달받을 수 있도록 개선안을 마련해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양승동 KBS 사장 (KBS)

양승동 사장은 10일 열린 KBS 임원회의에서 "주지하다시피 이번 강원 산불 재난방송과 관련해 안팎에서 많은 지적과 비판이 KBS를 향했다"며 "특보 시점이 늦었다, 대피구조 위주보다는 실황 중계 비중이 높았다, 장애인을 위한 수어방송이 늦었다 등등이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양 사장은 "이번 KBS의 산불 재난방송이 국민 눈높이에 미흡했다는 것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KBS의 재난방송이 대폭 개선될 수 있도록 전반적인 시스템을 점검하고 재정비하자"면서 "특히 장애인과 노약자 등 취약계층과 외국인들이 KBS 재난방송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메뉴얼을 보강하고 시스템을 강화하도록 해야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방송사, 특히 재난방송 주관 방송사(KBS)가 국민 안전을 최우선에 두는 정보 제공자의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장애인을 비롯한 취약계층이나 외국인도 누구나 재난방송을 통해 행동요령을 전달 받도록 재난방송 메뉴얼과 시스템 전반에 개선안을 마련해주기 바란다"고 지적한 바 있다.

양 사장은 재난방송 시스템 개선을 위해 재난방송 인력과 예산을 늘리고, 장비를 보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9일 열린 KBS 노사 긴급 공정방송위원회의 결과다. 규정 상 공방위 사측 대표는 부사장이지만 사안의 엄중함을 고려해 양 사장이 직접 사측 대표로 참석했으며, 양 사장은 이번 산불재난방송에 대해 사후평가를 실시한 후 이 같은 시스템 개선 노력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양 사장은 "시스템을 완비하고 예행연습도 충분히 해 두는 등 제대로 준비해두지 않으면 위급상황, 골든타임에 제 역량을 발휘할 수 없다"며 "보도본부장은 금주 내로 보도본부 자체 평가회의를 하고 사장에게 보고해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양 사장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KBS가 국가기간방송임을 절감했다며 KBS를 향한 많은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양 사장은 "이번 일을 겪으며 국가기간방송의 책무에 대해 절감했다"며 "KBS는 한편으로 공영방송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국가기간방송으로서 재난주관방송사다. 이 역할을 국민 눈높이에 맞게 충분히 해내지 못하면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양 사장은 "이번에 받은 많은 지적과 쓴소리들을 겸허히 수용하겠다"며 "KBS를 향한 이렇게 많은 비판들을 국민들께서 KBS에 대한 기대를 아직도 크게 갖고 계시다는 반증으로 받아들이고 다함께 분발하자"고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한편, KBS는 지난 6일부터 전국재해구호협회와 함께 ARS를 통한 성금모금 자막방송을 실시하고 있으며, 산불 피해 주민들을 돕기 위한 특집 방송을 제작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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