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방정오 TV조선 대표가 고 장자연 씨와 자주 통화하고 만났다는 보도가 나왔다. 방 전 대표는 해당 보도가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근거로 인용된 증언자 중 한 명이 "사기 혐의로 구속 중인 인사"라며 증언의 신뢰성을 문제 삼았다. 그러나 방 전 대표가 문제 삼은 사기 혐의자는 과거 방 전 대표가 운영하는 영어유치원에 투자를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2일 한겨레는 방정오 전 TV조선 대표가 장자연 씨와 자주 연락하고 만났다는 보도를 게재했다. 한겨레는 "2014년께 방 전 대표가 '2008년인가 2009년쯤 잠시 동안 자주 만나고 연락을 하던 여자가 있었는데 자살을 했다. (이 사건을) 아는 사람에게 부탁해 무마했다'고 한 말을 들었다. 나중에 방 전 대표에게 들어보니 그 여자가 장씨였다"는 한 업체 대표 김 모 씨의 검찰 진상조사단 증언을 실었다.

▲방정오 전 TV조선 대표이사. (연합뉴스)

방정오 전 대표 측은 TV조선을 통해 한겨레 보도는 사실이 아니며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방 전 대표 측은 "사기 혐의로 구속 중인 인사 등의 부정확한 전언을 토대로 허위사실을 보도한 한겨레신문에 대해 법적인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보도에 등장한 증언자의 범죄 혐의를 부각시켜 신뢰도를 떨어뜨리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취재 결과 한겨레 보도에 등장한 김 씨는 아이카이스트 대표 김성진 씨로 확인됐다. 박근혜 정부 시절 김 씨가 운영한 아이카이스트는 창조경제의 아이콘으로 불리며 미래창조과학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던 기업이다.

김성진 씨는 회사 매출 규모 등을 부풀려 240억 원이 넘는 투자금을 받아 다른 용도로 사용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지난해 징역 9년을 선고받고 복역중이다. 김 씨는 박근혜 정부 시절 대한민국 인재상(대통령상), 최연소 신지식인 등에 선정된 바 있다.

방정오 전 대표는 김성진 씨에 대해 "사기 혐의로 구속 중인 인사"라고 증언의 신뢰도를 문제 삼았지만, 방 전 대표는 김 씨로부터 투자를 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복수의 언론보도에 이 같은 정황이 드러나있다.

지난 2015년 9월 17일 한국경제TV는 <아이카이스트, 고급유치원 컵스빌리지 주식 획득 및 운영> 기사에서 "아이카이스트는 코스닥 상장사 디지틀조선일보(대표 방정오)가 대주주로 있는 고급 영어유치원 컵스빌리지의 주식을 획득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지난 2016년 3월 18일 키즈맘 보도에서는 "(아이카이스트는) 고급 명품 영어유치원 '컵스빌리지'이 2대 주주로 참여한 바 있다"고 밝히고 있다.

컵스빌리지는 2014년 2월 3일 설립된 고급 영어유치원이다. 주로 주한 외국인이나 대기업 집안의 자녀들이 다닌다고 한다. 방정오 전 대표는 2017년 11월 20일까지 컵스빌리지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었다. 현재 방 전 대표의 자녀가 컵스빌리지에 다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방정오 전 대표와 장자연 씨의 관계를 증언한 김성진 대표는 홍문종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김 대표가 홍 의원에게 3000만 원 상당의 뇌물을 건네고, 5000만 원에 이르는 고급차량 리스 비용까지 대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