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전 세계 40개국 성인 중 "사회적으로 남녀가 동등하게 대우받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27%에 불과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회 분위기가 남성에 더 우호적"이라는 응답은 48%였다. 글로벌 조사 네트워크 WIN의 빌마 스카피노 회장은 “남성과 여성이 동등하게 대우받는다고 믿는 사람이 소수에 불과함을 발견했다”면서 “세계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지적했다.

한국갤럽은 18일 성 평등과 관련한 전 세계 40개 국가 비교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글로벌 조사 네트워크 WIN이 주관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40개국 성인의 48%가 자국의 사회 전반적 분위기가 “남성에게 더 우호적”이라고 답했다. “여성에게 더 우호적”이라는 응답은 17%, “남성과 여성을 동등하게 대한다”는 27%에 불과했다.

▲남녀평등이 이뤄졌다고 생각하는 응답자의 세계 추이 (사진=한국갤럽)

성별로 봤을 땐 남성의 41%가 “남성에게 더 우호적”이라고 밝혔다. 같은 응답을 한 여성은 55%에 달했다. “여성에게 더 우호적”이라는 답은 남녀 각각 21%·13%, “남녀가 동등하다”는 답은 각각 31%·24%였다.

한국의 경우 “남성에게 더 우호적”이라는 응답이 44%(남성 36%·여성 53%), “남녀가 동등하다”는 37%(남성 39%·여성 36%), “여성에게 더 우호적이다”는 18%(남성 25%·여성 11%)였다.

세부적으로 “남성에게 더 우호적”이라는 응답이 많은 국가는 크로아티아(71%), 프랑스(69%), 스페인(66%), 슬로베니아(64%), 영국·일본(61%), 미국·브라질(60%) 순이었다. 세계적으로 성 평등이 잘 이뤄진 나라로 꼽히는 스웨덴, 네덜란드, 핀란드, 덴마크 등에서도 “남성에 더 우호적”이란 응답이 “남녀동등”보다 많았다. “남녀가 동등한 분위기”라는 응답이 많은 국가는 필리핀(61%), 태국(59%), 인도네시아(57%), 베트남(48%) 순으로 주로 동남아시아 국가였다.

성희롱 경험 조사에선 40개국 성인 중 7%가 “지난 1년간 성희롱 당한 경험 있다”고 밝혔다. 주로 남성(4%)보다는 여성(10%)이 성희롱 피해 경험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4세 이하 여성의 성희롱 피해 경험률은 16%로 가장 높았다. 성희롱 경험률이 높은 국가는 멕시코(20%), 칠레(17%), 파라과이(16%), 인도(13%) 등이다. 한국은 2%(남성 1%·여성 3%)였다.

영역별 성평등 성취도를 조사한 결과 40개국 성인 66%는 “가정에서 성평등이 이뤄졌다”고 답했다. 이어 사회적 환경(57%)·언론(57%)·직장(54%)·정치(45%) 순이었다. 한국의 경우 가정(74%)·언론(60%)·직장(58%)·사회적 환경(54%)·정치(45%) 순으로 성평등 성취도가 높았다.

빌마 스카피노 WIN 회장은 “세계가 차별 철폐 운동을 통해 이뤄온 사회적 진보를 기리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40개국 30,890명이 참여한 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세계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면서 “우리는 남성과 여성이 동등하게 대우받는다고 믿는 사람이 소수에 불과함을 발견했다”고 지적했다.

스카피노 회장은 “이 조사에 참여한 남성들의 성평등 인식은 여성들보다 과장되어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또한 지난해 성희롱, 폭력 피해 경험률이 상당한 것으로 파악됐고, 그 수준은 국가별로 다르지만 특히 젊은 여성들에서 두드러졌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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