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106회로 종영한 KBS2 주말드라마 <하나뿐인 내편>의 마지막 회는 예상대로 김도란(유이 분)과 왕대륙(이장우 분)의 재결합,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막장 논란에도 불구하고 40%대를 웃도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50%는 달성하지 못하였다.

많은 시청자들이 예상했던 결과대로 김도란과 왕대륙의 재결합으로 끝난 <하나뿐인 내편>이기 때문에, 드라마 결말 자체는 크게 주목 받지 못했다. 애초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라는 평가를 받았던 드라마였던 터라, 보통 사람들의 상식을 뛰어넘는 엔딩을 보여주지 않는 한 큰 감흥을 일으키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그나마 전형적인 해피엔딩, 무난하게 끝을 맺었다는 것이 다행인지도 모른다.

KBS 2TV 주말드라마 <하나뿐인 내편>

그런데 드라마 결말 내용보다 더 주목받는 이들이 있었으니, <하나뿐인 내편> 마지막 회 카메오로 특별출연한 김언중-김승현 부자였다. 매주 수요일 KBS 2TV에서 방영하는 가족 예능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이하 <살림남2>)에서 맹활약 중인 김승현과 김언중 부자가 5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한 주말 드라마 마지막 회에 카메오로 출연하니 단연 화제가 될 수밖에 없었다.

뿐만 아니라, <하나뿐인 내편>에서 김도란의 동서 장다야(윤진이 분)의 남편 왕이륙(정은우 분)과 바람 난 가게 아르바이트생(이주빈 분)의 부모로 특별출연한 김언중은 빼어난 코믹 연기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유부남인 걸 속이고 딸과 바람난 왕이륙에게 박치기 등을 선사하며 호되게 망신을 주는 김언중의 분노 연기는 시청자들의 폭소를 유발하기에 충분했다. 심지어 김언중, 김승현 부자 출연이 드라마 중 제일 재미있었다는 의견도 있었다.

문제는 마지막 회인데도 드라마 결말보다 김언중, 김승현 부자의 카메오 출연이 더 많은 화제가 되었고 사람들의 관심을 많이 받았다는 것이다. 이를 예상했기에 특별히 요즘 <살림남2>로 인기 절정인 김언중, 김승현 부자를 섭외했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드라마 엔딩보다 카메오 출연자가 훨씬 더 주목 받는 것은 주객이 심하게 전도된 것 같다.

KBS 2TV 주말드라마 <하나뿐인 내편>

드라마 엔딩보다 더 주목받은 김언중, 김승현 부자의 카메오 출연은 시청률에 가려진 <하나뿐인 내편>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개연성이 아니라 자극적이고 진부한 신파 설정에 의존하여 전개한 <하나뿐인 내편>은 막장 드라마를 좋아하는 중장년층 시청자들을 대거 포섭하며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데 성공을 거두었다. 하지만 그에 따른 비판도 만만치 않았다. 드라마가 기록한 40%대의 높은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오직 자극적이고 답답한 막장 설정으로 가득한 <하나뿐인 내편>은 지상파, 공영방송 드라마의 위기론에 더욱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주말 드라마 <하나뿐인 내편>을 시청자들은 어떻게 기억할까. 온갖 이상한 이야기로 가득했지만, 그래도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막장 드라마? 마지막 회 카메오로 특별 출연한 김언중, 김승현 부자의 코믹연기가 제일 웃겼던 드라마? 품격 있는 방송 콘텐츠를 지향한다는 공영방송 주말 드라마가 보여준 현실이 놀라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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