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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사 출신 황교안·나경원이 '박근혜 석방' 외쳐보지만

기사승인 2019.03.07  16: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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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석은 의미 없고, 사면은 불가능, 형집행정지·구속집행정지는 조건 충족 안 돼

[미디어스=전혁수 기자] 법원이 이명박 전 대통령이 청구한 보석을 조건부 허가했다는 소식에 자유한국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석방을 주장하고 나섰다. 그러나 한국당의 바람대로 박 전 대통령이 석방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7일 오전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최고위원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오래 구속돼 있고 건강도 나쁘다는 말씀을 들었다"며 "구속돼서 재판이 계속되고 있는 문제에 관해 국민들의 의견이 감안된 조치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의 석방을 우회적으로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 (연합뉴스)

이날 나경원 원내대표는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형이 지나치게 높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아마 국민들께서 많이 공감하실 것 같다"며 "그리고 사면 문제는 결국 정치적인 어떤 때가 되면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는 논의를 해야 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우리가 먼저 이야기하는 것보다 문재인 대통령이 결단할 때가 곧 오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고, 그렇게 해주시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그 시기에 대해서 지금 해야 된다, 이렇게 말씀드리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실질적으로 이러한 많은 사안들이 좀 소위 정치적으로 과하게 포장된 부분이 있다는 것이 하나씩 드러나고 있고, 지금 현 권력이 예전의 전 정권에 대해서 비판하던 그런 잣대로 들이대면 현 권력이 더하면 더 했다는 얘기까지 지금 나오는 그런 시점"이라며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적당한 시점에 결단해주실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6일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조건부 보석 허가 소식을 전하며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을 언급하기도 했다. 홍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죄없는 MB를 1년 동안 구금하다가 석방한다고 한다"며 "만시지탄이지만 올바른 결정을 해준 재판부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울러 2년간 장기 구금돼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석방도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의 바람대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석방될 가능성은 적어보인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와는 상황이 다르다. 이 전 대통령은 아직 형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이미 형이 확정된 '기결수'이기 때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4·13 총선을 앞둔 지난 2015년 11월부터 2016년 3월까지 여론조사를 통해 '친박 리스트'를 작성하고, 청와대 정무수석실 행정관들에게 선거전략을 수립하게 하는 등 새누리당 공천에 부당 개입한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형은 지난해 11월 확정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는데 구속기간은 다음달 16일까지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외에 2건의 재판을 더 받고 있어 보석 허가가 어려운 데다, 허가된다고 해도 이미 확정된 실형을 살아야 하는 상황이다.

사면은 불가능하다. 사면은 범죄인에 대한 형벌권의 전부 또는 일부를 면제하는 것인데, 이는 형이 확정됐을 경우에만 가능하다. 재판이 진행 중인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은 이미 확정된 공직선거법 위반 건에 대해서만 가능하다.

형집행정지도 불가능하다. 형집행정지는 인도적인 차원에서 수형자에게 형의 집행을 계속하는 것이 가혹하다고 보이는 사유가 있을 때 검사의 지휘 하에 형벌의 집행을 정지하는 일이다. 가령 생명에 지장이 있거나 70세 이상일 때, 잉태 후 6월 이상일 때, 출산 후 60일이 경과하지 않았을 때, 직계존속 연령이 70세 이상 또는 중병이나 불구자로 보호할 다른 친족이 없을 때, 직계비속이 유년으로 보호할 다른 친족이 없는 때, 기타 중대한 사유가 있는 때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해당되지 않는다. 박 전 대통령은 1952년생으로 한국나이 68세이며, 건강상태도 위급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일 TV조선에 출연한 박 전 대통령의 측근 유영하 변호사는 "(건강이) 기본적으로 좋지는 않다"면서도 "그러나 위독하다거나 몸무게가 39kg으로 빠졌다거나 하는 건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법원이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할 때 결정을 통해 피고인을 석방하는 제도인 구속집행정지의 경우도 피고인이 질병으로 생명을 보전할 수 없거나 임신 후 6개월 이상인 경우, 70세 이상, 직계존속의 사망 등 중대한 사유로 제한된다. 역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해당되는 사항은 없다.

이민석 법률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보석이 허가된다고 해도 확정된 형이 있어 금방 구속되기 때문에 법원이 보석을 허가할 이유가 없다. 사면의 경우 이미 2년 형을 받은 것을 사면해주고 보석 허가까지 받으면 불구속 재판은 받을 수 있겠지만, 현재로선 가능성이 적어 보인다"며 "구속집행정지, 형집행정지는 사유가 충족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당의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 주장에 정의당은 "어제 이명박 전 대통령이 보석으로 풀려나자, 한국당이 이때만을 기다렸다는 듯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을 거론했다"며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오늘 잇따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 얘기를 꺼냈다. 황교안 대표 체제의 한국당이 슬슬 친박 본색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정의당은 "사면은 형이 확정된 자에게나 해당되는 것이기에 재판이 진행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다는 것을 율사 출신인 두 사람이 모를 리 없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사면 타령을 하는 것은 친박 정서를 바닥까지 긁어모아서 세를 불려보겠다는 얄팍한 속셈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당은 "황교안 대표의 당선부터 주요 당직 인선까지 오늘과 같은 박근혜 구하기 행보는 이미 예견된 일이나 다름없긴 했다"며 "그렇게 박근혜 전 대통령이 걱정된다면 곁에 직접 가서 지극정성으로 보필하기 바란다. 서울구치소에 그 정도 여유 공간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혁수 기자 wjsgurtn@naver.com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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