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CJB청주방송이 충청북도 영동군 군수의 자녀를 신입 기자로 채용해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CJB청주방송은 충북 지역을 취재권역으로 둔 민영방송사다. 전국언론노동조합 CJB청주방송지부는 “언론의 생명과도 같은 공정성을 훼손한 채용”이라면서 채용과정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채용 과정에 부정은 없었다"고 밝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CJB청주방송지부는 21일 성명을 통해 “(사측은)현직 지방자치단체장의 자녀를 취재기자로 채용하면서 언론의 생명과도 같은 ‘공정성’을 훼손시켰다”고 지적했다. CJB지부는 “회사는 공정한 심사를 통해서 선발했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면서 “하지만 채용과정에서부터 지자체장의 자녀임을 인지했으며 지자체장도 경영진과 모르는 사이가 아닌 터라 아무리 객관성과 공정성을 주장해본들 누가 동의하겠는가”라고 썼다.

▲CJB 청주방송 CI (사진=CJB 홈페이지 캡쳐)

CJB지부는 “일각에서는 ‘관언유착’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는다”면서 “지자체의 홍보, 사업예산을 따내는 과정에서 언론기능이 마비된다는 이유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CJB지부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는 지역 언론과 지자체의 밀접한 이해관계 속에서 해당 지자체의 홍보예산을 따내도 특혜 시비에 휘말릴 것이 뻔하다”면서 “또 ‘해당 지자체의 실정을 청주방송이 과연 신랄하게 비판할 수 있겠는가?’라는 자조가 기자들 사이에서 벌써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CJB지부는 “사명감으로 현장에서 뛰고 있는 다른 취재기자는 이 상황이 얼마나 참담하겠는가”라면서 “현직 지자체장의 자녀를 취재기자로 채용함으로써 불거질 공정성 논란을 충분히 예상했음에도 이를 무시한 결과에 대한 책임은 분명히 회사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상대 CJB 지부장은 “지역 언론은 광고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사업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면서 “영동군의 규모는 작지만 나름대로 행사·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광고 예산도 있다. 이를 두고 지역 언론사끼리 경쟁하는 상황에서 현직 군수의 자녀가 취재기자로 선발됐다는 것 자체에 부적절성이 제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CJB지부는 사측에 채용과정과 관련된 문건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CJB지부와 사측 간의 단체협약에는 “회사는 노동조합이 직원 채용과정에 대한 자료를 요구하면 열람·제공에 협조한다”는 조항이 있기 때문이다. CJB지부는 채용과정에 부정이 없었는지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CJB 청주방송 보도국장은 “채용절차와 과정에는 문제가 없었다. 외부의 압력도 없었다”고 말했다. 보도국장은 “지방자치 단체장의 자녀를 채용하게 된다면 CJB가 일하기 힘들어진다. 영동군하고 행사할 수 없게 된다”면서 “그런데도 (군수의 자녀가) 합격자 등수 안에 들어서 채용을 했기 때문에 억울한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CJB 청주방송 보도국장은 “노동조합의 시각도 그르지 않고 채용 후 논란이 된 것은 사실이다. 채용과정에서 단체장의 자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면서 “하지만 (단체장의 자녀라는 것을 의식해) 자르는 것은 더 문제다. 그 친구는 도내에 갈 수 있는 곳이 아무 곳도 없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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