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월 17일은 JYP에 있어 뜻깊은 날이다. 엔터업계 만년 3위에 머무르던 JYP가 업계 2위 YG를 꺾고 2위로 뛰어오른 날이 작년 1월 17일이었다.

그리고 2019년 1월 17일, JYP는 엔터업계 2위에 만족하지 않고 업계 1위로 자리매김했다. JYP가 엔터업계 1위로 자리매김한 건 17일 당일이 아니다. 17일 이전부터 JYP는 SM을 시가총액으로 넘어서고 있었다.

그런데 YG가 이렇게 3위로 밀려난 요인은 무엇일까. 첫 번째는 캐시카우 빅뱅의 부재가 YG로 하여금 엔터업계 3위로 밀려나게 만들었다. 아이콘과 위너, 블랙핑크 등 YG 소속 가수들이 맹활약함에도 YG가 엔터 시총 3위에 머무르는 건 YG의 캐시카우 빅뱅이 군입대를 해서다.

반면 JYP에선 2PM이, SM은 동방신기가 군 복무를 해도 해당 기획사들은 엔터업계 순위에서 밀리지 않았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않은 전략 덕에 캐시카우인 동방신기와 2PM이 없어도 JYP와 SM은 매출에 있어 큰 타격을 입지 않았다.

반면에 YG는 빅뱅이 부재하자 업계 3위로 밀려났다. 이는 YG의 매출 신장에 있어 빅뱅에게 의존하는 몫이 상당하단 걸 의미한다. 하나의 캐시카우에만 의존한 YG와, 여러 캐시카우를 관리한 SM과 JYP의 전략의 차이가 YG로 하여금 엔터업계 3위로 밀려나게 만들었다.

두 번째는 가뭄에 콩 나듯 음반을 발매하는 YG의 전략 때문이다. SM과 JYP에 비해 YG 소속 가수들은 활발한 음반 활동을 하지 못한다. 1년에 1-2회 컴백으로 원기옥을 터트리는 전략을 고수하는 YG의 정책은, 컴백 비율이 빠른 SM과 JYP의 전략과 비교될 수밖에 없다.

세 번째는 음반 출시를 더디 하는 YG의 전략 때문이다. 1년에 1-2회밖에 컴백을 하지 않으니 음반 출시도 JYP와 SM에 비해 내놓는 비율이 높지 못하다. YG의 가온차트 연간 앨범 판매량을 보면 JYP와 SM에 비해 현저히 낮음을 볼 수 있다.

SM과 JYP에 비해 YG가 발매하는 음원은 음원 차트에서 강하다. 만일 음원이 기획사에 안겨주는 수익이 많다면 YG는 JYP에게 엔터업계 2위 자리를 쉽게 내주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YG가 음원 차트에서 강함에도 불구하고 JYP에게 시가총액에서 밀린다는 건 음원으로 안겨주는 수익이 많지 않다는 걸 방증한다.

이는 작곡을 테디에만 의존하는 YG의 전략 때문이다. YG는 기획사의 수익증대를 위해서라도 JYP와 SM처럼 다양한 작곡가에게 작곡을 의뢰하는 걸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네 번째는 ‘식스틴’과 믹스나인‘의 성공과 실패의 차이다. JYP는 원더걸스나 미쓰에이처럼 가수를 발탁한 게 아니라 공개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트와이스를 탄생시켰다. 그 과정이 공개로 진행된 오디션 프로그램이라 트와이스는 데뷔하기 전부터 팬덤을 형성할 수 있었고, 일본에서 대성공을 거둬 아시아 최대의 넘버 원 걸그룹으로 탄생할 수 있었다.

반면 YG는 ‘믹스나인’을 방영할 동안 YG 소속 가수 활동이 모두 멈추다시피 했다. 당시는 빅뱅이 군입대 전이라 빅뱅의 추가 활동이 아쉬운 상황이었음에도 YG는 ‘믹스나인’에만 올인했고, 그 결과는 YG의 이미지 자본이 쇄신되는 게 아니라 침식되는 참사를 낳고 말았다. 현재 YG는 ‘믹스나인’의 후폭풍으로 해피페이스 엔터테인먼트와 송사를 벌이는 중이다.

빅뱅이 컴백하면 YG는 SM이나 JYP를 추월할 수 있을까. 기획사에게 많은 수익을 안겨주는 캐시카우를 여럿 만들고, 연중 2회 이상의 컴백을 하고, 다양한 작곡가 풀을 확보하고, 앨범 판매량과 콘서트 수익에서 SM과 JYP가 압도적이다시피 하기에 앞으로도 YG가 JYP나 SM을 추월한다는 건 천운에 의지해야 할 듯하다.

하나 더, YG는 빅히트가 주식시장에 상장되면 엔터업계 톱 3에서도 밀려날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 YG는 빅뱅뿐만 아니라 소속 가수를 어떤 방식으로 다양하게 활동시킬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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