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윤도한 전 MBC 논설위원이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으로 임명된 가운데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김연국)는 "언론인의 청와대 직행에 매우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8일 오후 청와대 주요 참모진 교체 발표 직후 성명을 통해 "노조는 유감에 앞서 안타까움을 느낀다"며 "존경과 신망을 받던 윤도한 기자이기에 실망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그 누구보다 열심히 권력을 감시하고 고발하는 것을 소명으로 여기던 분이 다른 자리도 아닌, 청와대를 대표해 홍보하는 자리로 갔다는 것은 쉽게 납득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후임에 임명된 윤도한 전 MBC 논설위원이 8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사진=연합뉴스)

MBC 대표 탐사보도 기자로 알려져 있는 윤 수석은 MBC 노동조합(현 언론노조 MBC본부)의 창립멤버로서 MBC 구성원들로부터 신망이 두터웠던 인물이다. "1987년부터 오늘날까지 이어진 방송 독립과 공정 방송 투쟁에서 언제나 모범이 되어온 선배 언론인"이 청와대로 직행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것이다. 윤 수석은 지난해 12월 31일 MBC를 명예퇴직했다. "사실상 현직 언론인의 청와대 직행"이라는 것이 MBC본부의 설명이다.

MBC본부는 "권력은 언제나 언론을 길들이고 언론인을 이용하려는 속성을 갖는다"며 "박근혜 정권은 공영방송에서 앵커나 보직을 맡아 권력의 나팔수 역할을 하던 KBS 민경욱, MBC 정연국 기자를 대변인으로 임명했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예외는 아니어서 지난해 한겨레 김의겸 기자가 청와대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기는 과정에서 언론계 내부에서는 많은 논란이 일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건강한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언론과 권력이 긴장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공영방송의 언론인은 특히 엄정한 정치적 독립과 공정성, 정확성을 요구받는다"며 "그래서 당사자의 진정성이나 직업 선택의 자유를 떠나, 감시와 견제자에서 정치 행위자로 직행하는 행태는 방송 독립이라는 시대적 과제에 역행하고, 현역 언론인들의 진정성을 퇴색시키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MBC본부는 윤 수석을 향해 "이제 그는 우리 언론인들의 감시와 견제의 대상이 되었음을 알린다"고 천명했다.

MBC본부는 "1987년 12월, 기자 윤도한은 MBC 곳곳에 눈을 치켜뜬 경찰과 안기부를 피해 영등포의 한 여관에 몰래 동료들과 모였다. 치열한 토론 끝에 권력으로부터의 독립과 공정방송 정신을 담은 문화방송 노동조합이 탄생했다"며 "87년 겨울 초심의 종착점이 청와대 홍보는 아니었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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