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들이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절대 알 수 없었던 그 진실을 진우도 알기 시작했다. 가장 친했지만 적이 되어버린 형석과 게임에서 대결이 현실의 결과로 돌아왔을 때도 미처 몰랐다. 하지만 형석의 죽음 후 진우는 자신도 비슷하게 죽을 수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세주의 재등장;
마법과 같은 시간의 시작, 저주가 내린 마법의 도시를 구할 존재는 희주인가?

형석이 사망한 후 진우도 자신이 묵고 있던 호스텔 6층에서 떨어졌다. 구사일생으로 계단 손잡이에 부딪치며 죽음을 면할 수는 있었다. 하지만 심각한 골절로 다리 한 쪽은 정상적인 모습을 찾기 어렵게 되었다. 1년 후 그라나다로 다시 돌아온 진우가 발을 절었던 이유 역시 이 사고 때문이었다.

사람들이 많은 호스텔이었다는 점에서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급하게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은 진우는 형석과 다르게 살아났다. 형석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그의 아버지인 병준은 급하게 그라나다로 왔다. 그리고 도착과 함께 아들의 죽음과 아들 친구이지만 아들보다 더 특별한 진우의 사고 소식도 들어야 했다.

tvN 주말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대학 교수로 진우와 형석이 성공할 수 있도록 도운 인물이 바로 병준이었다. 아들이기 때문에 편드는 것도 없었다. 형석이 회사를 나가던 순간도 그의 아버지 병준은 아들의 편이 아니었다. 냉철하지만 진우에게는 누구보다 살가운 인물이 바로 병준이었다.

정신을 차린 진우에게 마치 무용담처럼 사고 상황을 이야기하던 희주 동생 민주. 언니의 행동을 통해 진우에게 어떤 감정을 가지는지 알게 된 민주는 두 사람이 좋은 감정을 키워나가기 바라는 마음이 크다. 언니를 위한 행동이 이후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민주는 큐피드가 되었다.

진우가 추락한 후 그라나다 병원으로 많은 이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결혼한 지 1년도 되지 않아 이혼 소송 중인 고유라까지 그곳으로 향하고 있다. 사고가 일어나기 직전인 새벽 1시쯤 고유라는 희수에게 전화해 남편을 바꿔 달라고 요청했다. 무례하기까지 한 그녀의 도발은 희수에게만은 아니었다.

돈을 위해 결혼을 한 유라는 진우와 처음부터 맞지 않았다. 결혼한 지 1년도 되지 않아 이혼을 준비하고, 위자료로 진우 재산 50%를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중이다. 기본적으로 불가능한 요구를 하는 유라를 만나는 것조차 싫어하는 진우에게 병원으로 오고 있다는 희수의 발언은 경기를 일으킬 정도로 싫었다.

진우의 개인사에 대해 전혀 모르는 희수로서는 당연한 조처였다. 갑작스럽게 6층에서 추락했다. 그의 아내라고 하는 여자가 있다. 사망할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가족에게 연락을 취하는 것은 너무 당연하니 말이다. 하지만 정신을 차린 진우에게 이혼 소송 중인 부인의 등장은 최악이었다.

tvN 주말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언제나 나쁜 일은 한꺼번에 찾아온다. 다시는 보고 싶지도 않은 고유라와 함께 자신은 원하지도 않는데 대결을 원하는 게임 속 형석도 다가오고 있다. 의문은 자신이 게임에 접속하지도 않았는데 게임으로 초대되었다는 것이다. 비와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기타 연주곡이 흘러나오며 시작된 게임은 그래서 두렵다.

렌즈를 끼워야만 게임에 접속할 수 있다. 하지만 전날 형석이 찾아온 날도 렌즈는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게임에 접속했다. 칼자국이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그 어디에도 상처는 없었다. 칼자국은 없고 타박상만 입은 상처. 이는 형석의 사망 방식과 같다.

게임 속에서 칼에 찔려 사망한 형석. 실제 현실에서 사망한 형석에게는 그 어떤 외상도 없었다. 하지만 피는 전부 빠져나갔다고 했다. 게임 속에서 칼에 찔려 벤치에 앉은 채 죽은 형석은 그렇게 피가 모두 배출된 채 사망했다. 게임과 현실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은 명확하다. 하지만 게임 속 상처가 현실에서는 적용되지 않는다. 미세한 차이지만 혼란을 가중시키는 이유가 되고 있다.

진우가 게임을 원해 접속하는 것이 아니라, 게임 속 NPC가 유저를 게임에 강제로 불러들일 수는 없다. 하지만 이 게임은 그게 가능하다. 마치 복수를 하듯 게임 속에서 사망한 유저는 게임 안에 남아 NPC가 되어 상대를 게임에 초대한다. 엽기적이고 두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병원까지 찾아온 형석을 피하던 진우는 더는 피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진우는 형석을 자신이 죽였다고 깨달았다. 자신이 현재 당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형석은 지난 전투에서 사망했다. 형석에 이어 이제 자신도 죽음을 당하게 된다.

게임 속에서 칼에 찔린 채 사망했지만, 현실에서는 왜 죽었는지 알 수 없는 이유로 사망한 사람이 되고 말 것이다. 마지막 일격을 가하려는 형석을 멈추게 만든 것은 희수였다. 희수는 게임 속에서 엠마라는 캐릭터로 길잡이 역할을 해주고 있다. 동생 세주가 누나를 캐릭터로 만들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게임 속 엠마는 현실에서는 희수다. 그런 희수가 빗속에 내던져진 진우를 발견하며 형석의 행동은 멈췄다. 희수가 진우의 목숨을 살린 것이다. 희수가 등장하자 카운터가 시작되었고, 그렇게 진우는 희수를 안고 형석을 떠나보낼 수 있었다. 기괴한 일이지만 희수는 진우를 보호해줄 수 있는 유일한 존재였다.

tvN 주말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진우는 이 상황을 통해 세주 역시 동일한 상태라 확신했다. 바르셀로나에서 자신에게 전화를 했던 상황과 오기로 했던 그라나다에 도착하지 않은 그 역시 자신과 같은 상황이라는 것을 말이다. 누군가에게 쫓기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세주는 그라나다에 있다.

진우가 서 있던 플랫폼에 게임 접속자가 아니면 보이지 않는 세주가 있었다. 피 묻은 손에 총이 들린 채 말이다. 그렇게 세주는 누군지 명확하지 않은 인물의 공격을 받았고, 겨우 목숨을 구했다. 진우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그 이유와 세주를 찾아야 이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다.

천재 게임 제작자인 세주와 친분이 있는 같은 프로그래머이자 해커인 마르꼬 한이란 인물이 이 게임 버그와 깊숙하게 관련이 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누구보다 게임을 잘 알고 있는 마르꼬 한이 해킹을 하고 있는 과정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모든 문제를 풀어내기 위해서는 세주가 절실하다. 그 절박함 속에 세주가 다시 등장했다.

형석의 아버지인 병준은 조금씩 의심을 하기 시작한다. 형석이 죽기 직전까지 진우와 있었다. 그리고 형석의 옷깃과 목 주변에 진우의 지문이 남겨져 있었다. 진우가 이미 진술한 내용이지만 사망 원인을 밝혀내기 위한 추가 조사가 필요한 상태다.

이 상황에서 실수로 추락하기 힘든 높은 난간에서 진우가 떨어졌다. 모르는 이들이 보면 자살을 시도했다고 볼 수 있는 정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빗속에서 발견되어 다시 병실로 옮겨지던 진우는 병준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했다. 왜 자신에게 그런 말을 했을까? 아들 죽음에 정말 진우가 깊숙하게 연루되어 있는지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많은 패들이 드러났다. 그라나다는 분명 마법의 도시가 되었다. 모두에게 적용되지 않지만 게임과 연결한 이들에게는 이미 열렸다. 해킹을 당한 것으로 보이는 버그도 존재한다. 그렇게 열린 마법보다는 저주에 걸린 도시 그라나다. 그곳에 1년 만에 다시 돌아오는 진우. 그가 저주의 도시에 다시 돌아오는 이유는 그 안에 세주가 존재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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