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조선일보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선거제도 개혁으로 거대양당의 적대적 공생 관계를 종식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보수진영에서도 일어나는 모양새다.

14일자 윤평중 한신대 교수는 조선일보에 <선거법 개혁으로 敵對정치 넘어서야> 칼럼을 게재했다. 윤 교수는 조선일보에 칼럼을 연재하는 보수 성향의 정치학자다.

▲14일자 조선일보 칼럼.

윤평중 교수는 "사사건건 부딪히던 거대 양당은 예산안을 짬짜미하고 선거법 개혁을 무산시키는 데 찰떡궁합"이라며 "그리고 현행 선거제도는 양대 정당에 일방적으로 유리하다. 여론의 질타에도 그들이 아랑곳하지 않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윤평중 교수는 "선거제도 개혁엔 폭넓은 사회적 합의가 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해 전체 국회 의석을 정당득표율대로 배분하는 방안"이라며 "그래야 '민심 그대로'의 국민주권과 책임정치가 구현된다"고 밝혔다.

윤평중 교수는 "지난 총선과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최대 혜택을 입었지만 역대 선거에서 승자 독식 선거제의 최대 수혜자는 한국당과 그 전신인 새누리당·한나라당"이라며 "결국 민주당과 한국당은 선거제 덕분에 권력을 독과점해온 적대적 공존 관계"라고 꼬집었다.

윤평중 교수는 "거대 양당의 적대적 공존 관계는 민심과 유리된 패권적 과두정치와 대결정치로 변질되고, 영호남에선 사실상의 일당지배가 뿌리내렸다"며 "그 결과, 균형과 견제의 원리가 파괴되고 협치의 공간이 사라진 정치는 정치 기득권자들의 무한 당쟁으로 타락했다"고 비판했다.

윤평중 교수는 "승자독식 선거제는 사회 각 영역의 다양한 목소리를 대변하지 못한다"며 "국민 의사를 대의하지 않는 대의정치는 주권재민의 부정"이라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국회는 민주다원사회의 소용돌이치는 민심을 담아 걸러내는 기능을 잃고 사회 갈등을 조율하기는커녕 불안을 부추긴다. 의회정당정치의 만성적 저발전은 정치에서 격리된 민심의 국회 혐오와 정치 불신을 증폭시킨다"며 "한국 정치사에서 광장정치가 주기적으로 폭발해 막대한 사회적 에너지를 탕진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윤평중 교수는 "선거법 개혁의 시대정신을 거역하는 민주당과 한국당의 담합이 최악의 적폐"라며 "사회 갈등을 키우는 거대 양당의 적대정치는 국민의 일반의지에 의해 분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선거법 개혁은 개헌 못지 않게 중요하다"며 "연동형 비례대표제야말로 진정한 민생정치의 시작"이라고 밝혔다.

한편 조선일보는 지난 11일에도 강원택 서울대 교수의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촉구하는 칼럼을 지면에 실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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