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원내 야3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촉구하는 공동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선거제도 개혁에 미온적인 더불어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은 지난 20대 총선 선거구 획정 논의 당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강하게 요구한 바 있다.

28일 오전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국회의원들과 보좌진, 사무처 당직자들이 국회 로텐더홀에 모였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촉구하고, 선거제도 개혁의 걸림돌 역할을 하고 있는 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등 거대양당을 규탄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기득권 양당 결단하라> 공동결의대회를 갖기 위해서다.

▲28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촉구하는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의 공동결의대회가 열렸다. (연합뉴스)

이 자리에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민심을 거스를 수 있는 정치는 없다. 문재인 정권도 광화문의 촛불민심으로 탄생했다"며 "지금 민심은 정치가 바뀔 것을 요구한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국민의 대표성과 비례성이 강화되는 정상적인 민주주의를 원하고 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합의제 민주주의로 가기를 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손학규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당 대표 모두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피할 수 없는 길임을 알고 있고, (본인들이) 그렇게 말했다"며 "그러나 지금 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손 대표는 "자유한국당은 의원정수를 핑계로 선거제도 개혁을 피하고 있다. 안 된다"며 "국민의 민심을 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학규 대표는 "국민이 의회제도의 정착을 위해 선거제도 개편을 하라고,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그 답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오늘 3당이 모였다. 의원 수는 적지만 국민의 뜻을 따르고 있다. 민심이 우리 뒤에 굳건히 받치고 있다"며 "우리는 승리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소상공인 자영업자 650만, 비정규직 노동자 700만, 힘 없는 농민 300만, 청년 실업자 100만, 경제활동인구의 90%가 사회적·경제적 약자일 뿐만 아니라 정치적 약자"라며 "숫자는 많은데, 1인 1표제 민주국가에서 정치적 힘이 없는 사회적·경제적 약자들에게 정치적 힘을 되찾아 주고자 하는 게 연동형 비례대표제 관철운동"이라고 밝혔다.

정동영 대표는 "12월 2일, 2019년 예산안의 법정 처리 시한이다. 중요하다"면서도 "하지만 그보다 10배 더 중요한 게 먹고 살기 힘들고 정치적인 힘도 없는 우리 사회의 사회적·경제적 약자들에게 정치적인 힘을 되찾아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그것이 바로 연동형 비례대표제"라고 강조했다.

정동영 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말 대신 '내 표 어디갔소 운동'이란 말을 사용하자고 제안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말이 어렵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말은 정치학자들이 쓰는 말"이라며 "우리 국민들이 알아먹지를 못하고 있다. 오늘부터 '내표 어디갔소 운동', '죽은 내 표 찾기 운동' 대중 캠페인을 벌였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정동영 대표는 "2년 전 11월, 12월 차가운 밤공기 속에서 광화문에 모인 시민 2000만 명이 '내가 나를 대표한다'고 외쳤다"며 "박근혜가 아니라, 국회의원 300명이 아니라, 국회의원 300명이 나를 제대로 대표하지 못했기 때문에 내가 나를 대표한다고 했다. 대의제인 국회의 권능과 기능을 상실했다는 외침이었다"고 전했다. 정 대표는 "그 외침을 받아들여서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이 촛불시위를 촛불혁명으로 승화시키기 위해 선거제 개혁에 나선다"고 밝혔다.

정동영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직접 나설 것을 요청했다. 정 대표는 "문 대통령이 링컨 대통령의 길을 가기 바란다"며 "노예해방제 법안에 반대하는 상원, 하원을 설득하기 위해 회유하고, 민원 들어주고, 뇌물 찔러주고, 가장 추악한 방법으로 가장 위대한 결과를 이룬 게 링컨 대통령의 정치력"이라고 말했다.

정동영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이해찬부터 약속을 지키라고, 노무현의 제자라면 노무현의 비원을 이루라고 불러서 설득하고 앞장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은산분리 위해서 법 통과 위해서 여당 위원들과 아침, 점심, 저녁 먹고 설득했지 않나"며 "100배는 더 중요한 선거제 개혁을 위해 링컨 대통령의 길을 반드시 가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오늘 로텐더홀에 서있으니 2015년 겨울이 생각난다"며 "19대 국회 말에 민주당과 정의당은 선거제도 개혁을 위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으로) 입장을 일치시켰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집권여당은 좌충우돌을 멈춰라"며 "2015년 중앙선관위가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 안을 내놧을 때 지금 집권여당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했고, 민주당 당론이었다"고 말했다.

이정미 대표는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이해찬 대표가 대한민국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으려면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가야하고 집권정당에 불리해도 한국 정치발전을 위해서 하겠다고 바로 제 앞에서 약속했다"며 "그런데 최근에 제 귀를 의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입장이 흔들리고 다시 검토한다는 건 막상 선거제도 개혁이 실제로 진행되니 다음 총선에서 민주당에 유리한가 불리한가 셈법이 가동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정미 대표는 "(민주당은) 자유한국당과 짬짜미해서 선거제도 개혁을 수포로 만들고 거대양당의 잘못된 정치제도를 유지할 것이냐. 집권여당이 대통령의 공약을 뒤집을 거냐. 대통령의 집권 수행을 뒷받침 못 하고 대통령의 처지를 궁색하게 만드는 길로 걸어갈 것이냐"며 "민주당은 기존 당론에 입각해 연동형 비례대표제 관철 방안을 내놔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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