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소위원회가 강경화 장관을 두고 “간경화(간경변) 걸린 거 같다”는 출연자의 발언을 방송한 tbs에 대해 법정제재 주의를 건의했다. 그간 방통심의위는 출연자의 막말에 대해선 법정제재를 건의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방송에선 진행자의 대처가 적절하지 않았고 막말을 부추겼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9월 18일 tbs는 '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 평화 새로운 미래' 특집 방송을 진행했다. 진행자인 장윤선 기자는 “강경화 장관님이 호통쳤잖아요. 외교관들이 왜 이렇게 영어를 못하냐”라고 묻자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자기가 통역 출신이라 그런 거야 그건. 그 사람 UN에서 통역하던 사람 아닙니까”라고 말했다. 통역사를 비하하는 취지로 들릴 수 있는 답변이었다.

▲tbs '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 평화 새로운 미래' 특집방송 화면 (사진=tbs 방송화면 캡쳐)

이어 장윤선 기자가 “영어 잘하는 사람이죠”라고 하자 김종대 의원은 “영어만 잘하면 다예요? 제가 보기에는 강경화 장관은 간경화에 걸리신 것 같아요. 어떨 때는 존재감이 없어요”라고 발언했다. 장윤선 기자는 특별한 대응을 하지 않았다.

해당 발언이 논란이 되자 김종대 의원은 9월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의용 안보실장에 가려 존재감이 부족했다는 말을 하던 중 들어간 표현이지만 무심코 나온 것이라도 당사자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다. 정중하게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tbs는 김종대 의원에 대해 출연 정지 조처를 내렸다.

이에 대해 방통심의위 방송소위는 8일 회의에서 법정제재 주의를 건의했다. 전광삼 상임위원은 “김종대 의원도 문제이지만, 진행자가 이 발언을 끌어냈다”면서 “일국의 장관에게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지적했다. 박상수 위원은 “(간경화 발언은) 살인적인 표현”이라면서 “칼이나 총보다 말 한마디가 살인적 비수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정주 위원은 “강경화 장관과 관련된 발언뿐 아니라 통역을 하는 사람에 대한 비하가 있다”면서 “통역사 출신이다, 일을 잘 못 한다, 출세한 것이다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고 비판했다. 윤정주 위원은 “통역사 출신은 장관이 되면 안 되나”라면서 “강경화 장관의 출신을 이야기하면서 깎아내리지만, 결국 통역 일 전체를 비하한다”고 강조했다.

▲김종대 의원이 본인의 SNS에 남긴 사과문 (사진=김종대 의원 페이스북 캡쳐)

의견진술에 참여한 김경범 tbs 부장은 “김종대 의원의 인식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상당히 아쉬웠다”면서 “일반 민원도 있지만 당사자(강경화 장관)한테 민원이 있었다는 것을 본인(김종대 의원)도 인지했고 사과를 했다”고 해명했다. 김경범 부장은 “재발 방지 시스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광삼 상임위원, 박상수·윤정주 위원은 법정제재 주의를 건의했다. 윤정주 위원은 “출연자가 장관 모욕을 했지만 통역을 직업으로 가진 분에 대한 모욕도 있다”면서 “그 부분은 중하게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광삼 상임위원은 “진행자가 김종대 의원의 발언에 맞장구를 쳤다”면서 법정제재 건의의 이유를 밝혔다. 허미숙 소위원장, 심영섭 위원은 행정지도 권고를 건의해 소수의견으로 남았다. 향후 전체회의에서 제재 수위가 정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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