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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스페셜, 평범한 요즘 여자들의 절박한 외침 ‘이 불합리한 체계를 해체하라’

기사승인 2018.10.19  14: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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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대한민국을 뒤흔든 목소리, 모두가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있다

미투 운동을 시작으로 2018년은 대한민국 여성이 새롭게 태어나는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더는 참을 수 없다며 거리에 나선 여성들의 외침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여성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라;
2018년 여성들의 외침, 단순히 남녀 갈등으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 

강남역 살인 사건은 모든 것을 뒤바꿔 놓았다. 평범한 여성이 친구들과 술자리를 하던 그곳에서 화장실을 간 뒤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살인자는 여성들이 자신을 하찮게 보는 것이 싫어 살인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증오 범죄다. 여성을 향한 증오 범죄였지만, 단순한 묻지마 살인으로 덮였다.

우리 사회에 만연되어 있던 여성 문제가 그 사건으로 폭발했다. 거리에 여성들이 모이기 시작했고 함께 분노하며 사회를 바꾸기 위한 노력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KBS 스페셜>은 2018년 대한민국 사회를 뒤흔든 여성들의 절박한 외침에 집중했다. 

KBS 스페셜 ‘2018 여성, 거리에서 외치다’ 편

서지현 검사의 용기 있는 폭로는 미투 운동을 사회 전면에 올려놓는 계기가 되었다. 검사라는 직책을 가지고 있어도 성범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인식은 불안을 증폭시킬 수밖에 없었다. 서 검사의 용기는 그렇게 수많은 여성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었고, 그렇게 우리 사회의 미투 운동은 시작되었다. 

불꽃페미액션 이가현 활동가, 최인영 STX 성희롱 사건 폭로자, 신지예 전 서울시장 후보자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사회 속 여성의 위치와 성인식의 문제를 다시 언급해주고 있었다. 일정 부분의 과격한 행동을 필요하다는 이가현 씨의 발언에 동의할 수밖에 없는 것은 인류의 역사가 그렇게 발전해왔기 때문이다.

페이스북 코리아 앞에서 불꽃페미액션 소속 여성들이 모여 상의 탈의하며 항의하는 시위가 있었다. 당시 화제가 되었던 이 시위를 단순히 말초적으로 소비하는 이들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남성의 상체 탈의 사진은 자연스러운 반면, 여성의 상체 탈의는 불법물이 되어야 하는지 근본적인 의문을 던진 사건이라는 점에서 중요했다. 

행사장에서 찍은 여성들의 상체 탈의 사진이 페이스북에서 제지당했다. 남성의 상체 탈의는 상관없지만 여성의 상체 탈의는 불법이고 음란물로 분류되어 삭제를 당하는 상황에 분노했다. 그리고 그 시위 뒤 페이스북은 자신들의 잘못을 시인하고 정상으로 되돌려 놓았다. 신고를 이유로 삭제를 하는 현실 속에서 여성의 신체는 여전히 누군가의 음란물로 남겨져 있다. 이런 문제를 직접 언급하기 위해 나섰던 불꽃페미액션의 행동은 큰 공감을 얻을 수밖에 없다.

KBS 스페셜 ‘2018 여성, 거리에서 외치다’ 편

미국의 여러 주는 여성이 공공장소에서 상의를 탈의하는 것이 합법이라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공원에서 남성과 같이 여성이 상의를 탈의하고 있어도 그건 불법이나 음란한 행위가 아니라는 것이다. 같은 여성인데 왜 한국에서 여성은 음란물이 되어야 하는가? 그 근본적 의문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듯하다.

최인영 씨는 미투 운동에 직접 참여한 당사자이다. 글로벌 기업에서 6년 동안 일하다 STX로 경력직 과장으로 이직을 했지만 그곳은 지옥이었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제대로 일을 맡기지도 않았고, 단순히 부서의 꽃과 같은 역할을 하기를 강요했다고 한다. 

서울대와 동대학원을 나와 글로벌 기업에서 일을 한, 사회적 비용이 많이 들어간 인재다. 경력직으로 뽑은 STX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제대로 평가를 하지 않았다. 그럴 거면 왜 뽑았느냐는 질문이 당연히 나올 수밖에 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일상이 되어버린 성희롱, 그리고 그런 성희롱 상황에서 누구도 나서 막는 사람 없는 회사 문화 속에서 여성이 견디기는 어렵다. 성희롱 사건을 보고하니 막기 급급하고, 일하기 싫으면 나가라는 식의 회사 대처에 분노할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하다. 대표이사까지 나서 성희롱 당사자가 아닌 피해자를 나무라는 현실이 정상일 수는 없다.

KBS 스페셜 ‘2018 여성, 거리에서 외치다’ 편

'성과에서 자유롭고 회사 생활은 더욱 어려워지는 현실'이 최인영 씨에게만 해당되는 문제는 아닐 것이다. 여성 임원 비율은 2%대다. 유리천장 지수는 OECD에서 6년 동안 대한민국이 꼴찌다. 여성이 더는 올라갈 수 없는 현실 속에서 이런 문제는 무한반복될 수밖에 없다. 여성들이 실력으로 보다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는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견고한 유리천장이 깨지는 순간 자연스럽게 직장내 여성들을 향한 성범죄도 사라져갈 것이다. 

서울시장 후보로 나섰던 신지예 녹색당 후보는 '페미니즘'을 전면에 내세웠다. 신 후보는 당선되지 못했지만 4위라는 성적을 냈다. 그리고 투표권이 없는 미성년자들의 투표에서는 박원순 현 서울시장을 누르고 당선되었다. 미래 세대들이 선택한 서울시장이라는 점에서 특별할 수밖에 없다.

'웹하드 카르텔' 문제를 언급하기 위해 청와대 앞으로 모인 여성들. 불법 영상을 찍어 웹하드에 올리고, 공유하고, 삭제하는 과정들이 반복된다. 이 과정에서 기이하게 다가오는 것은 이 모든 것이 하나로 묶인다는 것이다. 공급책과 이를 통해 수익을 얻는 웹하드 업자들과 디지털 장의사들이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이 심각하게 다가온다.

KBS 스페셜 ‘2018 여성, 거리에서 외치다’ 편

여성들을 향한 불법 동영상 범죄는 거의 돈을 노린 것이다. 웹하드 업체들은 그런 범죄자들을 옹호하고 비호한다. 그리고 그런 자들과 손을 잡고 삭제를 앞세워 큰돈을 버는 디지털 장의사까지 하나의 산업처럼 굳어진 현실이 정상은 아니다.

몰카 범죄가 사회적 화두가 되고 정부에서도 뒤늦게 강력 처벌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 경찰, 검찰, 판사로 이어지는 조직의 경직성과 함께 가해자인 남성들을 위한 보수적인 처벌로 이어지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여성이 성적 대상화가 되는 것으로 사회적으로 낮은 지위가 되고 무시당하고 배제 당하고 폭력의 대상이 되고 다시 낮은 지위로 떨어지는 이건, 아무리 여성이 가시적인 평등을 누린다고 하더라도 현재 공고하게 존재하는 성차별 구조라는 거예요. 그래서 이 체계를 해체하고자 하는 거죠"

이나영 중앙대학교 교수의 발언이 <KBS 스페셜-2018 여성, 거리에서 외치다>가 담고 싶은 주제였을 것이다. 성적 대상화가 되어 사회적으로 낮은 지위가 되어 무시당하고 폭력의 대상이 되어 다시 낮은 지위로 떨어지는 구조는 우리 사회에 공고하게 존재하는 성차별 구조라는 말에 반박하기 어렵다.

이 불합리한 체계를 해체하려는 노력들이 2018년 여성들이 거리에 나선 이유이기도 하다. 여성들의 이 절박한 외침에 남성들도 답할 차례다. 남과 여의 대립으로 풀어낼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서로가 서로의 문제를 직시하고 풀어내야 사회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 거리로 나선 여성들의 외침에 아직 우리 사회는 답을 하지 못하고 있다.   

장영 기자 mfmc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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