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TV조선이 뮤지컬 연출가 황민 씨의 교통사고 소식을 전하면서 영화 ‘분노의 질주’ 화면을 내보내는 등 선정적인 보도 행태를 저지르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또 사고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배우 박혜미 씨의 얼굴도 노출했다. 이에 “피해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조차 지키지 않으며 사망 사고를 흥밋거리처럼 소비하는 천박한 태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TV조선 <김광일의 신통방통>은 지난달 29일 방송에서 뮤지컬 연출가 황민 씨의 만취 교통사고 소식을 다뤘다. TV조선은 패널로 참여한 송국건 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이 사건을 설명하는 동안 영화 <분노의 질주>의 한 장면을 자료화면으로 내보냈다. 자동차가 시민들이 지나다니는 도로를 주행하는 장면이었다. 또 건물을 들이받아 유리가 깨지고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피하는 모습을 소리까지 같이 보여줬다.

▲8월 29일자 TV조선 <김광일의 신통방통> (사진=TV조선 방송 화면 캡쳐)

황민 씨의 부인인 박해미 씨의 얼굴도 노출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의 종편 모니터 <사망 교통사고 보도에 영화 <분노의 질주> 보여준 TV조선>에 따르면 TV조선이 박해미 씨의 얼굴을 노출한 시간은 5분에 달한다. 또 박해미 씨와 황민 씨가 함께 출연한 자사 프로그램의 영상도 틀었다. 교통사고와는 상관이 없는 정보였다.

민언련은 “음주운전 사망 사고를 전하면서 이런 영상을 활용하는 것은 피해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조차 지키지 않는 것”이라며 “사망 사고를 흥밋거리처럼 소비하는 천박한 태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TV조선은 보도 내내 사고 당사자가 박해미 씨의 남편이라는 이유로 박해미 씨를 집중 조명했다”며 “(박해미 씨의 얼굴이 나온 프로그램의) 내용은 이번 사고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프로그램 진행자인 김광일 씨는 조선일보의 논설위원이다. TV조선 <김광일의 신통방통>은 지난달 22일 성폭력 사건을 다루면서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와 장애인 비하 발언까지 쏟아낸 바 있다. 당시 <김광일의 신통방통>은 성폭력 피해자에 대해 2차 피해를 유발할 수 있는 인터뷰이의 발언을 내보냈다. 김광일 씨는 ‘반편이’라는 표현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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