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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션샤인 14회- 이병헌에 총 겨누게 된 김태리, 지독한 운명의 시작

기사승인 2018.08.20  12:4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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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키를 쥔 유진에 대한 정문의 적개심, 변곡점을 이끈다

지독한 운명은 어떻게 마무리가 될까? 아버지의 생전 얼굴을 처음 보며 오열했던 애신과, 아버지와 같았던 선교사 요셉의 죽음에 통곡했던 유진의 운명은 의외의 곳에서 갈라지기 시작했다. 대의를 위해 유진을 제거해야만 한다는 논리는 의병 전체의 균열을 이끌 수도 있다는 점에서 불안하게 다가온다.

유진에 총 겨눈 애신;
모든 키를 쥔 유진에 대한 정문의 적개심, 잘못된 결정은 균열로

유진에게 아버지 같은 선교사 요셉이 제물포 일본인 지역에서 살해당했다. 이는 우연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살인사건을 해결해야 하는 임무가 유진에게 주어졌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아버지 요셉의 억울한 죽음을 풀어내야 할 임무 역시 유진에게는 있다. 아버지이니 말이다.

이 모든 판은 이완익이 짰다. 항상 자신에게 유리한 선택을 하는 그에게 요셉은 모든 패를 쥐고 흔들 수 있는 최고의 한 수라 확신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완익은 변수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몰랐다. 그 변수가 바로 유진이었다. 유진이 어떤 존재인지 미처 알지 못한 이완익의 선택은 결국 신의 한 수가 아닌 최악의 한 수가 될 수밖에 없다.

이완익은 많은 이들에게 눈엣가시였던 구동매를 이번 사건의 주범으로 몰아 정리하려 했다. 대한제국 황제의 밀서를 받은 요셉을 죽이고, 그 밀서를 통해 외무대신이 되려 한 이완익에게는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는 기회다. 이완익이 구동매를 더욱 제거하고 싶었던 이유는 술에 취한 딸 쿠도 히나가 동매에게 업혀가는 모습을 본 후다.

tvN 주말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자신의 권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자에게 딸을 재가시키려는 이완익에게 구동매는 선택 사항이 아니었다. 제거할 악일뿐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황제의 밀서를 받은 사실을 알게 된 이완익은 그렇게 판을 짰다. 하지만 유진이 이렇게 분노하는 이유를 몰랐다. 아버지와 같은 존재인지 말이다.

이완익이 뒤늦게 잘못 건드렸다는 사실을 안 후는 이미 늦었다. 유진이 얼마나 집요하게 자신을 옥죌 수 있을지 판을 짤 때는 알지 못했으니 말이다. 조선 땅에선 누구도 자신 앞에 그렇게 당당할 수 있는 자는 없다. 하지만 유진은 자신의 집을 찾아와 "개새끼"라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던질 정도다.

상황 인식을 하지 못해서 벌인 호기라 생각했지만 그게 아님을 아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산전수전 다 겪고 미국에서 성공해 조선으로 돌아온 자가 바로 유진이다. 수많은 전쟁터에서 살아남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삶 자체가 생존을 위한 지독한 전쟁이었다는 점에서 이완익은 최악의 선택을 한 셈이다.

선교사 요셉을 죽인 자는 김용주일까? 그렇지 않을 가능성도 높다. 김용주를 앞세운 이완익일 가능성이 높다. 과거 애신의 부모를 직접 죽인 것 역시 김용주가 아닌 이완익이었으니 말이다. 도주해도 좋은 상황에서 한성에 숨어 있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김용주는 밝혔다. 

친우의 딸에게 부모를 죽인 자가 누구인지 알려줘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 했다. 그가 돈에 눈이 멀어 친우를 배신했지만 그 일로 모든 것을 잃었다. 아편굴에서 겨우 생명을 유지하고 있던 김용주는 이완익의 지시로 한성에 다시 들어왔다.

tvN 주말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아무런 생각 없이 그가 시키는 일을 하던 김용주는 가마에 탄 애신을 봤다. 애신을 보는 순간 그는 깨달았다.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그렇지 않으면 죽어서도 눈을 감지 못할 수밖에 없음을 김용주는 알고 있다. 그렇게 한성 후미진 골목의 점집에 숨어든 김용주는 결국 히든카드가 되어 유진을 살리는 이유가 될 수밖에 없다. 

김용주가 갖고 있던 선교사들이 보낸 서신에는 밀서가 있었다. 그 밀서는 대한제국의 앞날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함경도에 선교사들이 모인 이유와 은밀하게 서로 다른 지도를 보낸 이유 역시 중요한 의미가 그 안에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거세지는 일본의 압박에 위협을 느낀 황제는 미국의 도움을 받으려 했다. 요셉을 통해 밀서를 전달하려 했지만, 이완익에 의해 모든 것은 막히고 말았다. 피 묻은 밀서를 가짜라고 할 수밖에 없다. 사실이라고 밝히는 순간 대한제국은 일본에 의해 강제로 무너질 수도 있는 상황까지 되기 때문이다.

대한제국을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 버린 선교사 요셉은 갑작스럽게 악마와 같은 존재로 전락해버렸다. 대한제국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 하지만 유진으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다. 그렇게 분노한 채 정문을 찾아갔지만 오히려 그게 독이 되었다.

의병군을 이끄는 황은산 역시 정문의 지시를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한제국 황제의 최측근인 정문의 선택 하나는 모든 것을 뒤틀리게 할 수도 있는 일이었다. 여전히 사대부의 가치를 존중하는 정문. 나라를 지키겠다 하지만 여전히 그들이 지키고 싶은 나라에 누구와 함께 살 것인지가 명확하지 않다. 애신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듯 정문에게도 그 고민은 존재하지 않아 보였다.

tvN 주말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대한제국 황제를 위해 일하는 정문과, 황제가 아닌 태어나 자란 나라가 남의 손에 넘어가는 것을 막으려는 의병들 사이에는 균열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살린 나라에서 살아가는 이가 누구인지 서로 너무 다른 생각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그 극명한 차이는 유진으로 인해 명확하게 드러날 수밖에 없다. 

장 포수는 황제를 쏘려 했다. 이를 막은 것은 유진이었다. 의병으로 처참하게 죽어야만 했던 아버지와 수많은 의병들. 하지만 나라에서 그들을 위해 한 일은 없다. 요셉의 죽음을 허무하게 만들 듯 당시에도 조정 대신들은 의병의 죽음을 사사로이 만들었을 뿐이다. 변한 것이 없다는 의미다. 이는 결국 황은산 산하의 의병군들에게도 균열을 초래하는 근본적 이유가 될 수밖에 없다.

내탕금을 대한제국에 돌려줬지만 황제가 제안한 군관학교를 맡지 않는다 했던 유진. 종의 자식으로 태어나 미국인이 되어 다시 찾은 그를 정문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요셉의 죽음을 헛되게 만들고 구동매를 범인으로 몰아 사건을 정리하려는 정문의 판단은 이완익이 판을 짠 것과 비슷하게 변수를 제대로 알아보지 못한 실수가 존재했다. 

정문이 알고 있는 것보다 유진과 의병군들의 관계는 돈독하고 신뢰까지 쌓여있다. 그의 선택지가 실패로 끝날 수밖에 없는 근본적 이유다. 구동매를 살려 미군 수하로 옮기고 이를 통해 진범을 찾아내려는 유진의 선택. 유진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정문은 내탕금이 겨우 중국에 있는 송영에게 건너가 무기를 구매하려 하는 상황이라는 이유로 유진을 제거하라는 명령을 내린다. 사사로운 정을 내던지고 조국을 위해 싸우라는 그 지시를 어길 수 있는 자는 없다. 

tvN 주말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황은산이 있는 곳으로 꽁꽁 언 강바닥을 건너는 유진. 그리고 이미 와 있던 애신에게 지금 강을 건너는 자는 누구이든 죽이라 지시하는 황은산. 사랑하는 사람을 제거하라는 명령을 받은 애신은 이를 따를까? 아니다. 그녀의 선택은 명확하다. 구하고자 하는 조선에는 양반만 사는 것이 아님을 이미 애신은 유진을 통해 배웠으니 말이다. 

‘유진의 선의가 조선에게는 위기’라는 역설 속에서 사랑하는 두 사람의 운명은 흔들리고 있다. 이 선택은 결국 이완익에게만 이로울 수밖에 없다. 이를 알지 못한 채 그저 자신들에게 걸리적거리는 인물들만 제거하면 그만이라는 아쉬운 선택은 조선이 일본에게 넘겨지는 이유가 되었다.  

판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정확하게 알지 못하며 애국심만 내세운 조정대신들의 선택은 민초들의 갈망과도 차이가 있다. 오직 조국을 위해 싸운 의병들과 달리 정치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그들 사이의 원초적 간극은 유진과 애신의 기묘한 상황을 통해 제대로 드러날 수밖에 없어 보인다. 

그 시대를 살아가던 많은 이들이 의병이었다. 그들은 조선을 위해 스스로 목숨을 던졌지만 역사에 단 한 줄도 기록되지 않은 전사들이었다. 대한제국 황제를 위해서가 아니었다. 그들이 의병을 일으켜 지키고자 했던 것은 황제와 조정대신이 아니라 평생 살아왔던 우리의 땅을 지키기 위함이었다. 

그 당연한 자각은 애신이 유진에게 총구를 겨누는 순간 시작될 수밖에 없다. 많은 민초들이 자발적인 의병이 되어 열강에 맞서 싸운 이유를, 정작 의병을 이끈다는 자들은 제대로 알지 못했다. 막연한 대의명분만 앞세운 그들과 달리, 무엇을 위한 투쟁인지 고민하기 시작한 이들의 균열은 그렇게 시작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이미 알고 있는 역사, 그 과정 속에 내던져진 이들의 이야기는 그래서 서글프다. 

장영 기자 mfmc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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