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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도, 사법부도 유죄" 안희정 무죄판결 규탄 대규모 집회

기사승인 2018.08.18  22:5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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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은 씨 "왜 가해자 말만 듣나" 재판부 비판… 참가자들 "TV조선 물러나라" 언론 비판도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혐의 사건 1심 무죄판결에 분노한 7천여 명의 시민들이 서울 거리로 나와 "안희정은 유죄다. 사법부도 유죄다"를 목청껏 외쳤다. 피해 호소인 김지은 씨는 집회 참가자들에게 편지에서 "세 분의 판사님. 왜 제 답변은 듣지 않으시고, 답하지 않은 가해자의 말은 귀담아 들으십니까?"라며 재판부를 비판하고 연대를 호소했다. 

안희정 1심 재판에 분노한 시민들, "안희정이 무죄라면 사법부가 유죄다"

18일 서울 종로구 역사박물관 앞 도로에서 35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결성한 '#미투운동과 함께 하는 시민행동' 주최로 '여성에게 국가는 없다'라는 이름의 집회가 열렸다. 

이번 집회는 지난 14일 자신의 비서를 성폭행 한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대해 재판부의 무죄 선고를 규탄하는 집회로, 오후 5시에 시작된 집회는 행진에 돌입한 오후 6시경 참가자가 7000여명(주최 측 추산)까지 늘었다. 이에 여성학자 권김현영씨가 무대에 올라 "재판정에 여성의 자리는 없었다. 결국 우리의 자리는 여기밖에 없는 것 같다. 그렇다면 이 구석에서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자 참가자들은 경찰 폴리스라인을 3차선까지 확장했다.   

참가자들은 "안희정이 무죄라면 사법부가 유죄다", "가해자 측 받아쓰기 사법부를 규탄한다", "위력의한 성폭력을 입법부에 떠넘기냐", "죄지은놈 벌받아야 사법정의 실현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안 전 지사와 1심 재판부를 규탄했다. 

18일 서울 종로구 역사박물관 앞 도로에서는 35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결성한 '#미투운동과 함께 하는 시민행동'주최로 '여성에게 국가는 없다'라는 이름의 집회가 열렸다. 이번 집회는 지난 14일 자신의 비서를 성폭행 한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대해 재판부가 1심 무죄를 선고한 것을 규탄하는 집회다. (미디어스)

권김현영 씨는 "114페이지의 판결문에서 재판부는 처음부터 끝까지 오직 피해자만을 의심했다"며 "숙박 예약과 메뉴를 정하는 것을 피해자답지 않다고 했다. 직장에서 겪는 부당행위에도 불구하고 다음날 출근하는 직장인들에게 어떻게 출근을 할 수 있느냐고 하는 것, 이게 말이 되나"라고 1심 재판부를 비판했다. 

고은 시인의 성추행 의혹을 제기한 최영미 시인도 이날 집회에 참석해 "이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 이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합의에 의한 관계' 여부다. 김지은 씨는 이 문제에 대해 진술을 번복한 적이 없다"면서 "안희정 씨는 두 번이나 진술을 번복했다. 그런 사람을 우리가 어떻게 믿나. 그는 지금 자신의 잘못을 모두 인정하고 스스로 감옥에 가야한다"고 규탄했다. 

김 씨의 성폭력 피해 폭로 직후 안 전 지사의 비서실은 '합의에 의한 관계'라는 입장을 냈다. 그러자 안 전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는 비서실의 입장은 잘못이다. 모두 다 제 잘못"이라고 바로잡았다. 그러나 재판에 임한 안 전 지사측은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고 다시 주장한 바 있다. 

김지은 씨 "왜 제 답변은 듣지 않고, 답하지 않은 가해자의 말은 귀담아 듣나"

이날 집회에서는 재판에서 김 씨의 대리를 맡았던 정혜선 변호사가 무대에 올라 김 씨가 전해 온 편지를 대신 읽었다. 김 씨는 편지에서 "14일 이후 여러차례 슬픔과 분노에 휩쓸렸다. 살아내겠다고 했지만 살아내기가 너무나 힘겹다"며 "죽어야 제대로 된 미투로 인정받을 수 있다면 지금 당장 죽어야 할까라는 생각도 수없이 했다"고 1심 판결 이후 심경을 밝혔다.

김 씨는 "저는 그날 안희정에게 물리적 폭력과 성적 폭력을 당한 것이다. 저는 그날 제가 할 수 있는 최대의 거절을 분명히 표시했다. 저는 그날 일을 망치지 않으려고 티내지 않고 업무를 했다. 저는 그날 안희정의 '미안하다,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는 말을 믿었다"며 "세분의 판사님, 제 목소리 들으셨나?"라고 반문했다. 

'여성에게 국가는 없다' 집회 참가자들이 종로 부근 거리를 행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미디어스)

이어 김 씨는 "안희정에게 물었나? 왜 김지은에게 미안하다 말하며 여러차례 농락하였느냐 물었나? 왜 페이스북에 합의에 의한 관계가 아니었다고 썼느냐 물었나? 왜 검찰 출두 직후 자신의 휴대폰을 파기했느냐 물었나?"라며 "왜 제게는 물으시고 가해자에게는 묻지 않나. 왜 제 답볍은 듣지 않고, 답하지 않은 가해자의 말은 귀담아 듣나"라고 재판부에 따져 물었다.

김 씨는 "이제 제게 또 무슨 질문을 하실 건가. 이제 또 무슨 답변을 해야 할까.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거라곤,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판결을 해줄 수 있는 판사님들을 만나게 해달라고 간절히 바라는 것밖에 없다"며 "'위력은 있지만 위력은 아니다', '거절은 했지만 유죄는 아니다', '합의하지 않은 관계이나 강간은 아니다', 뭐가 아니라는 것인가. 바로 잡을 때까지 이 악물고, 살아 내겠다"고 강변했다. 

"가해자 측 받아쓰기 너희가 언론이냐"… 참가자들, TV조선 카메라에 "물러나라!" 

집회 현장에서는 해당 재판을 보도한 언론에 대해서도 비판이 가해졌다. 참가자들은 "가해자측 받아쓰기 너희가 언론이냐", "가짜뉴스 유포하는 너희가 언론이냐" 등의 구호를 외치며 언론을 규탄했다.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기레기'라는 말이 속속 등장하기도 했다. 

이같은 집회 분위기는 TV조선을 향한 규탄으로 이어졌다. 집회 참가자들은 현장의 TV조선 카메라를 발견하고 "물러나"를 외치며 항의했다. 이에 TV조선 카메라는 잠시 현장을 피했다가 다시 돌아와 취재를 실시했으나, 재차 참가자들의 항의에 부딪혀 결국 카메라를 내려야 했다. 참가자들은 "TV조선만이 문제가 아니다. 여기 계신 언론인 분들 잘 들으시라. 우리는 잘못된 언론보도를 전부 지켜보고 있다"며 언론 일반을 향해 일갈했다. 해당 재판과 관련한 언론 보도에 대해 시민들이 분노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집회 참가자들은 현장의 TV조선 카메라를 발견하고 "물러나"를 외치며 항의했다. 이에 TV조선 카메라는 잠시 현장을 피했다가 다시 돌아와 취재를 실시했으나, 재차 참가자들의 항의에 부딪혀 결국 카메라를 내려야 했다. (미디어스)

권김현영 씨는 이같은 반응의 이유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언론이 누가 쓰면 받아쓰기를 하고, 다시 재생산 하는 것 말고는 취재를 안 한다"며 "재판 방청을 저도 기자들도 같이 했다. 언론은 질문하지 않고 받아썼다"고 비판했다. 권 씨는 "기본적으로 방청이 가해자 쪽 증언들 중심으로 공개가 됐다. 그러면 이게 가해자 측 얘기인 만큼 객관성을 유지해줘야 하는데 그런 게 전혀 없었다"며 "팩트체크를 더 하고, 취재를 더 하고 보도를 해야 하는데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권 씨는 "언론들이 표제를 뽑은 방식을 보라. '호텔을 예약했다', 호텔 예약은 비서의 업무다. 순두부 찌개? 메뉴를 정하는 건 원래 비서들이 하는 주요 업무"라며 "그런 것들을 전부 마치 굉장히 부적절한 남녀관계인 것처럼 끼워넣은 것, 그게 언론이 한 짓이다. 언론이 확대 재생산을 했다"고 일갈했다.

판결문 공개 이후 이뤄진 언론보도에 대해서도 권 씨는 "언론이 논점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 씨는 "일단 '비동의 간음죄'로 확 가버린 측면이 있고, 판결문 관련 얘기를 한다고 했을 때에도 '안희정 다시 살아나나', 이런 식의 얘기를 하며 언론이 먼저 면죄부를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재판부 판결문이 가지고 있는 문제에 대한 부분을 취재 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그대로 수용해 재생산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비동의 간음죄' 등 재판부가 이번 판결에서 제기한 입법 미비의 문제가 주요 논점이 아니라, '위력'의 존재와 행사에 대한 해석과 판단이 논점이라는 지적이다. 

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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