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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성추행에 이어 채용비리 수사까지, 뒷걸음치는 검찰

기사승인 2018.05.16  10:3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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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비평] 탁발의 티비 읽기

역사적인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던 날, 방송사들은 모든 프로그램들을 접고 종일 회담소식을 전했다. 하루를 다 써도 모자랄 관심과 성과가 있었기에 뉴스는 몇 번씩 반복되어도 지루하지 않았다. 바로 그날, 강원랜드 취업 비리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던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은 언론의 관심 밖에서 검찰에 출두해 조용히 조사받고 귀가했다. 

검찰이 권성동 의원을 지나치게 배려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워낙에 남북정상회담 이슈가 커서 그렇게 덮이고 말았다. 더 나아가 검찰이 강원랜드 취업비리를 제대로 수사할 의지가 없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다. 

거창하게 시작했지만 초라하게 마무리됐던 검찰의 성추행 조사단이 워낙 큰 비난을 받았던 터라, 채용 비리 문제는 검찰이 함부로 덮지는 못할 것이라는 불안한 기대도 존재했다.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에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한 안미현 의정부지검 검사가 15일 서울 서초구 변호사 교육문화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무일 현 검찰총장 역시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의혹이 있다며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우려는 현실이 되고 있다. 15일 안미현 검사는 기자회견을 열고 문무일 검찰총장이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의혹이 있다고 폭로했다. 지난해 12월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을 소환하려고 하자 호되게 질책했다며 문 총장의 외압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안 검사는 “당시 문 총장은 '국회의원의 경우에는 일반 다른 사건과는 달리 조사가 없이도 충분히 기소될 수 있을 정도가 아니면 소환 조사를 못 한다'며 다소 이해할 수 없는 지적을 했다”고 주장했다. 안 검사의 주장대로라면 문 총장의 강원랜드 채용비리에 대한 수사의지를 의심하는 것은 당연하다. 

문 총장이 수사지휘권을 행사한 배경에도 검찰 내부에서는 대검 고위 간부에 대한 수사를 막기 위해서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고 한다. KBS 보도에 따르면 이 고위 간부는 안미현 검사가 춘천지검 재직 때 지검장이었던 서울남부지검장과 대검찰청 반부패부장이라고 밝혔는데, 수사단이 이 두 사람도 함께 기소하려는 것을 막으려 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대검찰청은 즉각 안 검사의 주장에 외압은 없었다고 반박을 했다. 문무일 총장도 “이견이 발생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한 과정이고, 이견을 조화롭게 해결해 나가는 과정도 민주주의의 한 과정입니다”라며 갈등은 인정하면서도 외압은 부인하는 입장을 취했다. 그러나 애초 수사 독립성에 대해 공언한 것과는 달랐음을 시사한다.

직권남용 vs 수사지휘…검찰 고위간부 처벌 놓고 갈등 (KBS 뉴스 9 보도 영상 갈무리)

안미현 검사에 이어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단도 보도자료를 통해 문 총장이 수사단 출범 당시 약속했던 것과는 달리 직접 수사지휘권을 행사했다고 폭로를 이어갔다. 수사단은 권성동 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라고 하자 문 총장은 별도의 전문자문단을 만들어 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고, 언론에서는 이번 사안을 항명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시민들은 어쨌든 검찰이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을 말처럼 철저하게 수사할 의지는 없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애초에 권성동 의원을 언론이 신경 쓸 수 없는 날에 소환한 것부터 의심을 받았던 터였다. 우리 사회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을 정도로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던 검찰 내 성추행 문제도 흐지부지 끝냈던 검찰이, 사회 적폐의 온상인 공기업 채용비리 사건마저도 결국 수사하는 시늉만 내고 말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피할 수는 없어 보인다. 

촛불집회가 한창일 때부터 시민들은 검찰이 적폐청산의 우선 대상이라고 말해왔다. 그렇지만 서지현, 안미현 등 여검사들의 용기와 양심으로 검찰에 대한 기대의 불씨는 꺼지지 않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렇게 검찰 내 성추행 사건에 이어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마저 용두사미가 된다면 뒷걸음만 치는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는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또한, 공수처 설치의 당위성에도 더욱 무게가 실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탁발 treeinus@hanmail.net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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