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대한항공 전현직 임직원들이 4일 저녁 7시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촛불집회를 개최한다.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갑질’ 행위를 규탄하고 조양호 회장 일가의 경영 일선 퇴진을 요구하기 위해서다. 이에 대해 이규남 대한항공 기장은 “관계 당국이 적극적인 수사를 통해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촉구하고 조양호 회장 일가나 최측근 임원이 자진해서 사퇴하라는 것”이라고 집회의 의미를 밝혔다.

▲ 대한항공 전현직 임직원들이 4일 저녁 조양호 회장 일가의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를 연다.

이규남 기장은 <KBS1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대한항공 총수 일가의 갑질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이규남 기장은 대한항공 조종사노동조합 소속이며, 지난해까지 위원장을 지냈다. 이규남 기장은 “이번 집회가 사회 전반에 만연한 갑질 비리와 불법 경영 방식을 청산하는 쪽으로 퍼졌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갑질 행위를)알게 모르게 저희가 어느 정도의 방관을 하고 부분적으로 목구멍이 포도청이라는 이유로 모른 척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규남 기장은 “이번 기회에 이러한 불법 경영을 청산하는 운동이 사회 전반에 확산됐으면 하는 기대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공사장 폭행 동영상’·‘탈세, 밀수 의혹’ 등 대한항공 총수 일가의 갑질 행위들이 밝혀지고 있는 ‘대한항공 직원 익명 채팅방’에 대해선 “추가 폭로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규남 기장은 “현재 다양한 제보들이 올라오고 있는데 실질적으로 다 올라오진 않은 것 같다”면서 “일부는 끝까지 지켜보다가 회사가 반성의 여지가 없는 것이 확인되면 추가로 폭로하겠다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에 적절한 조치가 나오지 않으면 추가적인 제보가 있을 수 있단 이야기다.

실명 인터뷰에 대해 대한항공이 불이익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대해 이규남 기장은 “대한항공의 내부 통제 장치는 악랄하기로 유명하다”며 “무슨 숨길 것이 그렇게 많은지 몰라도 취업 규칙에 아예 허가받지 않은 인터뷰는 금지시킨다”고 지적했다. 이어 “끙끙 앓다 죽느니 속 시원하게 말이라도 하고 맞아 죽는 게 낫다는 심정으로 여기저기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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