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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팟캐스트 진행자 김어준과 종편 앵커 손석희?

기사승인 2018.03.14  12:5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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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로그와] 탁발의 티비 읽기

요즘엔 ‘비하인드 뉴스’에 최고의 자리를 내줬지만 아직도 JTBC <뉴스룸>의 인기코너인 ‘앵커브리핑’. 때로는 시처럼 때로는 독백처럼, 기사에 모두 담을 수 없는 뉴스 이외의 뉴스를 담는 <뉴스룸>의 훌륭한 무기였다. 앵커브리핑은 <뉴스룸>이 가진 집요하고 날카로운 취재의 집약체라고 할 수 있는데, 때로는 논란의 불씨가 되기도 했다. 

이번에도 그렇다. 손석희 앵커는 13일 앵커브리핑에서 “각하가 사라지고 있다”고 코너를 시작했다. 이날 손석희 앵커가 하고자 한 말은 김어준에 대한 은근한 비판이었고, 미투 보도에 가장 적극적인 <뉴스룸>의 입장을 넌지시 변호하기 위함이었다고 해석된다. 김어준의 미투 공작론 이후 언론들은 마치 김어준이 미투를 반대하는 것처럼 보도하고 있으며, 이번 앵커브리핑 역시 그 자락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앵커브리핑] 세상은 '각하'를 잊지 않았다 (JTBC <뉴스룸> 보도화면 갈무리)

그런데 내용을 떠나서 손석희 앵커가 사용한 “한 팟캐스트 진행자”라는 표현이 논란이 되었다. SBS <블랙하우스>의 메인 진행자,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앵커인 김어준을 모욕주기 위한 것이라는 반발이 있는 것이다. 물론 김어준의 이력에는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를 빼놓을 수 없다. 김어준 하면 나꼼수고, 나꼼수는 곧 김어준으로 이어진다. 게다가 최근에도 <다스뵈이다>를 진행하고 있으니 아직도 김어준은 팟캐스트와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아무리 그렇다 할지라도 현재의 김어준을 ‘한 팟캐스트 진행자’라고 부르는 것이 온당하냐는 문제다. 보통은 현재에 기준을 두고 호칭을 만든다. 이를 두고 손석희 앵커를 비난하는 말들로 SNS가 일순 뜨거워졌는데, 그중 눈길을 끈 글이 있었다. 순간적으로 썼을 것인데 비유가 치명적이었다. 

“손석희가 김어준을 한 팟캐스트 진행자로 소개했다던데, 진짜 엘리트 근성의 오만함이 하늘을 찌르네요. 같은 식으로 손석희를 소개하면 ‘한 종편 앵커’가 되는 건 모르나 보죠”

사람들은 손석희 앵커가 김어준을 ‘한 팟캐스트 진행자’로 지칭한 것에서 비하적, 공격적 의미를 느낀 것 같다. 물론 공감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문장에 멋을 내다가, 게다가 성공까지 해서 생긴 부작용이라고 볼 수 있다. 거기다가 근래 <뉴스룸>의 보도에 대한 불만이 반영된 논란이라고 하면 수긍하기는 쉬워진다.

앵커브리핑 원고를 쓰는 사람들은  많은 고민을 한 것 같았다. 도대체 김어준은 무엇인가? 기자로 시작한 것도 아니고, 아나운서도 아니다. 그런데 버젓이 뉴스를 진행하고 있고, TV 시사 프로그램의 메인 진행자다. 이쯤 되면 어지간한 언론인을 능가하는 언론인의 위상을 갖췄다. 그럼에도 '한 팟캐스트 진행자'라는 대명사에는 과연 그를 언론인이라고 불러야 할지에 대한 고민의 흔적이 느껴진다.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결국엔 김어준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나꼼수를 원개념으로 해 대명사를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을 각하로 대신 부르면서 김어준을 '한 팟캐스트 진행자'로 부르는 자연스러운 연결은 평범해 보여도 꽤나 애를 쓴, 은유를 잘 다룬 수작의 작문이라 할 수 있다. 보통의 경우라면 묘수가 될 법도 했으나 이번에는 논란의 씨앗이 되고 말았다. 

'한 팟캐스트 진행자' 김어준은 그러니까 딱히 틀린 것은 아니지만 듣기에 따라서 디스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기는 하다. 손석희를 '한 종편 앵커'라고 소개하는 경우가 없는 것처럼 말이다. 사실 앵커브리핑의 대명사 활용은 자주 쓰는 기법이지만 이렇게 논란이 생기고 나니 대명사가 아니라, 그냥 김어준이라고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결과론의 아쉬움이 남는다. 반면 김어준을 곧바로 김어준이라고 해서는 앵커브리핑의 맛이 잘 나지 않을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늘 글은 어렵다. 

이번 논란에 시청자의 오독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니까 <뉴스룸>은 팟캐스트 진행자라는 표현에 어떤 비하도 갖고 있지 않았을 수 있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그 오독의 원인에 요즘 <뉴스룸>의 보도에 대한 불만이 작용했다면 그 역시 책임은 시청자보다는 <뉴스룸>에서 찾아야 한다. 이번 논란은 <뉴스룸>의 분발과 각성을 요구하는 민심의 한 표현쯤으로 생각해도 좋을 것이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탁발 treeinus@hanmail.net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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