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최남수 YTN 사장이 이건희 회장의 성매매 동영상 제보를 삼성측에 전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류제웅 기획조정실장을 타워사업국에 발령내고 새 기조실장에 호준석 앵커부장을 인사했다. 호 앵커는 2013년 한 교회 행사에서 "반공이라는 것은 대한민국의 기본 가치"라고 말해 논란이 일었던 인물이다. 박진수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장은 "부적격 인사의 극치다. 합의파기의 정점"이라고 최 사장의 인사를 비판했다.

8일 최남수 사장은 오는 14일자로 류제웅 기획조정실장을 남산타워사업국에 발령내고 이상순 법무팀장을 경영지원실장에, 호준석 앵커실 부장을 기획조정실장에 인사를 냈다. 지난달 28일에 이은 추가 인사다. 최 사장은 노조와의 합의에서 지난 10년간 3년 이상 보직을 맡았던 간부들에 대해 보직을 잠정 보류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호준석 YTN 앵커 ('YTN '호준석의 뉴스인' 화면 갈무리)

호준석 앵커는 2013년 평강제일교회 장로로서 이 교회의 반공 웅변 대회 진행을 맡아 "반공이라는 것은 대한민국의 기본 가치다", "제가 알기론 반공을 반대하는 대한민국 사람들은 통합진보당 밖에 없다" 등의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킨 인물이다. 당시 자신의 발언이 문제가 되자 호 앵커는 사내게시판에 "‘반공’은 공산주의에 반대하고, 지구상 유일하게 남은 공산주의 정권인 북한의 세습 독재에 반대한다는 뜻"이라며 "‘반공’이 체제 유지의 도구로 악용되는 것을 경계해야 하는 것만큼 ‘반공’을 불의로 낙인찍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2014년 '호준석의 뉴스인'은 당시 서울시장 후보를 소개하며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만 부각하는 리포트를 내보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제작진 징계'라는 강한 조치를 통보받았고, 홍 앵커는 회사로부터 '주의' 징계를 받았다.

당시 YTN지부는 "인사위와 배 사장은 방심위의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고 재심사를 요구하며 맞서다가 방통위가 완강한 입장을 고수하자 결국은 방통위 결정을 따르는 척하면서 가장 낮은 단계인 주의를 내렸다"며 "방송 내용에 문제가 없고 방통위가 잘못 판단한 것이라면 방통위에 강력하게 대처해야 할 문제이지만 해당 영상은 정치적 중립과 형평성을 심각하게 훼손한 불공정 보도로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YTN '호준석의 뉴스인' 2014년 3월 12일자 보도화면 갈무리

최남수 사장이 류제웅 실장을 타워사업국에 발령하고 이상순 법무팀장을 경영지원실장에 임명한 데 대해서도 비판이 일었다. YTN지부는 8일 성명을 내어 "최남수 씨가 또 요직 인사를 냈다. 이젠 대놓고 합의문을 휴지조각으로 만들며 '인사놀음'을 즐기고 있다"면서 "'삼성 브로커'행위로 지탄받고 있는 류제웅 기조실장을 타워사업국으로 피신시켰다. 그러나 발령 날짜를 보면 13일 이사회까지 최남수 씨의 안착을 위해 기조실장의 역할을 다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YTN지부는 "무엇보다 분노를 자아내게 하는 건 이상순 법무팀장의 '영전'이다. 법무팀장이라는 지위를 망각하고 가장 적극적으로 노조에 대한 공격과 음해에 몰두하던 인물"이라며 "이런 사람을 자리까지 억지로 늘려가며 '실장님'으로 만든 건 현재의 상황을 조금이라도 풀려는 노력 대신 노조와의 갈등을 더욱 고조시켜 노조 탄압을 자행하려는 의도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박진수 YTN지부장은 8일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부적격 인사의 극치다. 합의파기의 정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지부장은 "호준석 앵커는 지난 정권 때 교회에서 우파 행사를 맡아 논란이 됐다. 이른바 '정몽준 영상'으로 징계를 받은 사람"이라며 "그런 사람을 기조실장으로 앉힌 것이다. 난장판 인사라고 볼 수 있다"고 비판했다.

또 박 지부장은 "이상순 법무팀장은 이번 YTN사태에서 협상결렬에 가장 일조했던 사람이다. 류제웅 실장은 언론윤리를 떠나 대가성이 있었는지를 수사 받아야 하는 사람"이라며 "특히나 (최 사장은)류제웅에게 맞아 죽을 것 같다고 무서워했다. 공생관계인, 한 몸이라고 생각하는 류제웅을 어떻게 할 수 있겠는가. 잠깐 자리 피신시키는 걸로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결국 지난 부역적폐와 최남수는 한 몸"이라고 분개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