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이 종영된다는 소식에 일부 네티즌들의 무리한 행보가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무한도전> 종영 소식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찾아 ‘무한도전 종영 반대 요구’ 청원을 올리고, 일부 네티즌들은 종영의 원인을 정형돈과 노홍철이 제공했다며 그들을 비난하고 나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또한, ‘<무한도전>의 새 시즌을 바라지 않는다. 우리에겐 기존 시즌밖에 없다’며 최행호 PD의 뉴 <무한도전> 또한 나오지 않기 바란다며 강력한 항의를 하는 모습이다.

MBC 측도 “김태호 PD가 연출하는 ‘무한도전’이 오는 31일 마지막 방송”이라 말했고, 이어 “현재 새로운 팀이 꾸려진 상태다. 아직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라고 밝힌 것이 공식입장이다.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

MBC 측에 의하면 유재석을 비롯한 박명수, 정준하, 하하, 양세형, 조세호의 하차설에, 그것은 아니라는 듯 “기존 멤버들 합류도 논의 중인 상태다”라고 하지만 아직 그들 말대로 확실한 것은 없다.

만약 마지막 말로 보이는 ‘기존 멤버들 합류도 논의 중인 상태다’라고 한 말이 맞다면 시청자들도 그 기대감을 접지 않을 테지만, 역시 현재로선 그 어떤 확신도 가질 수 없는 게 상황이다.

<무한도전>이 김태호 PD와 함께 사라질 것이냐? 아니면 새로운 <무한도전 시즌2>에 대화합을 통해 제2의 영광을 누릴 것이냐? 라는 고민으로 나뉠 테지만, 이는 자연스러운 논의 과정을 통해 이뤄져야 할 일이다.

어차피 멤버들이 떠나기로 했다면 그건 받아들여야 할 일이고, 노홍철과 정형돈이 합류해 제2의 출발을 한다고 해도 그건 기다림이 해결해 줄 일이다.

가장 이상적인 그림은 모든 멤버에 기존 노홍철과 정형돈이 합류하는 그림. 하지만 그것도 충분한 휴식이 있은 후 시작돼야 할 일이기에 시청자들로선 여유를 가질 필요가 있다.

일부 시청자들의 무리수 남발이 보기 안 좋은 이유는 그렇게 막무가내 모습이 <무한도전>을 망쳐서다. 때만 되면 사과 요구로 연출에 족쇄를 채운 것이 그들. 지나치게 도덕적인 것을 요구하고, 행동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해 비판해왔기에 <무한도전>은 재미를 잃을 수밖에 없었다.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

가장 힘든 것이 재미를 주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아니라, ‘무도 팬덤’에 대한 부담감이라 언급할 정도로 멤버와 제작진은 많은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게 사실이다.

노홍철과 정형돈이 문제를 일으키고 나가 다른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도 <무한도전>에 돌아오지 않는 데는 이런 이유가 있을 것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무도 폐지 반대 서명운동’을 하는 것 또한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기이한 풍경. 프로그램 폐지는 현 상황이 부득이 허락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것이고, 시간이 흘러서 다시 시작한다고 해도 그건 기다려야 할 일인데, 방송사에 요구할 것을 청와대 국민청원에까지 올려 무리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상황만으로도 <무한도전> 제작진과 멤버들은 상당한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 프로그램 내부적 문제, 방송사 자체 문제는 당연히 있고 그것이 직접적이라고 해도 이러한 반응은 과도한 참견으로 보인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영삼. <미디어 속 대중문화 파헤치기>
[블로그 바람나그네의 미디어토크] http://fmpen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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