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바른미래당이 한국갤럽 여론조사 첫 등장부터 지지율 한 자릿수를 기록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민의당, 바른정당 통합 과정에서 기대했던 컨벤션 효과는 사실상 전무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합 후 여론조사 질문에서 보조인지수단이 사라지면서 나타난 결과라는 분석이다. 기존 통합정당 지지율에 '거품'이 있었단 얘기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왼쪽)와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연합뉴스)

23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2월 4주차 여론조사에서 바른미래당 지지율은 8%에 그쳤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48%의 지지율로 압도적인 선두를 달렸고, 자유한국당 지지율은 11%로 바른미래당을 앞섰다.

바른미래당은 창당 과정에서 자유한국당과 경쟁할 보수대체제로 주목받았다. 실제로 바른미래당 창당 전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을 가정한 여론조사에서 자유한국당을 앞선다는 결과가 수차례 나오기도 했다. 통합에 앞서 지난해 10월부터 국민정책연구원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통합 시 자유한국당을 앞서는 결과의 여론조사가 등장했다.

안철수, 유승민이란 두 거물 정치인의 결합과 통합신당의 제3정당의 새로운 역할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수치로 분석됐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이 같은 여론조사를 토대로 당내 호남 중진의원들의 반발에도 통합을 밀어붙였다.

그러나 정작 바른미래당이 창당하자 이러한 효과가 사라졌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타났다. 특히 리얼미터 조사와 달리 통합신당의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던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라 충격을 더한다.

한국갤럽이 1월 1주, 1월 4주, 2월 1주 등 세 차례 실시한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을 가정한 여론조사에서 통합정당의 지지율은 자유한국당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통합정당은 세 차례 여론조사에서 각각 17%, 17%, 16%를 기록해 9%, 10%, 10%에 그친 자유한국당을 앞섰다. 특히 보수층에서 자유한국당과 각축을 벌이며 보수대체제로 떠오르는 모습을 보여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이날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바른미래당은 8%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쳐, 11%의 지지를 받은 자유한국당에 밀려 3위에 머물렀다. 바른미래당의 지지율이 한 자릿수로 나타난 것이 기존 여론조사 질문과 통합 후 여론조사에서의 질문의 방식 차이 때문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지난 세 차례의 여론조사에서의 질문은 "최근 정당 간 통합이 논의 중인데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정당, 국민의당 통합반대파 정당,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정의당 중 어느 정당을 더 지지하십니까"였지만, 2월 4주차 여론조사 질문은 "현재 우리나라에는 더불어민주당, 민주평화당, 바른미래당, 자유한국당, 정의당(순서 로테이션) 등의 정당이 있습니다. 귀하는 이 중 어느 정당을 지지하십니까"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여론조사는 '보조인지수단'을 동원하느냐가 큰 영향을 미친다"면서 "과거에는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시당을 만들면'이란 가정이 붙었지만, 지금은 질문이 다르다. 보조인지수단을 질문에서 제외하니 바른미래당 지지율이 8%까지 하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용된 한국갤럽 1월 1주차 여론조사는 지난달 2일부터 4일까지 전국 성인 1007명을 대상으로 유·무선RDD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는 ±3.1%p다. 1월 4주차 여론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5일까지 전국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유·무선RDD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9%,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는 ±3.1%p다. 2월 1주차 여론조사는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1일까지 전국 성인 1005명을 대상으로 유·무선RDD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9%,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는 ±3.1%p다. 2월 4주차 여론조사는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전국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유·무선RDD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9%,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는 ±3.1%p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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