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최남수 YTN사장이 2014년 5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대국민 담화에서 흘린 눈물에 "진정성이 있었다"고 평가한 페이스북 게시글이 확인됐다. 당시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들은 담화문 내용의 진정성이 크게 떨어진다며 박 전 대통령의 눈물을 '악어의 눈물'로까지 비유했음에도 최 사장은 대통령 눈물의 진정성을 호소하는 게시글을 올렸다.

2014년 5월 20일 당시 머니투데이방송(MTN) 보도본부장이었던 최 사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6.4 지방선거를 앞둔 여권은 '대통령의 눈물'이 지지세의 추가 하락을 막아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라고 보도한 한 조간신문의 기사 구절을 공유했다.

이어 최남수 사장은 "제발 이러지 좀 말자. 어제 대통령의 눈물은 진정성이 있었다. TV를 보며 나도 눈시울을 적셨다"며 "대통령의 담화가 선거에 영향을 미칠 변수임을 부인할 수 없지만 인간적 눈물까지 선거에 끌어들여 '눈물'의 의미를 퇴색시키지 말자"고 강조했다.

최남수 YTN사장의 2014년 5월 20일 페이스북 게시물 갈무리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

최남수 사장이 공유한 기사는 조선일보의 2014년 5월 20일자 <박대통령, 의사자 이름 부르다 끝내 눈물… "이젠 앞으로 나아가야">이다. 조선일보는 해당 기사에서 박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에 대해 "2010년 오바마 미 대통령이 '항공기 폭탄 테러 미수 사건'의 조사 결과를 설명하면서 '최종 책임은 내게 있다'고 말한 장면을 연상시킨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최남수 사장은 "6·4 지방선거를 앞둔 여권은 '대통령의 눈물'이 지지세의 추가 하락을 막아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라고 전한 조선일보의 기사 일부 내용을 발췌해 문제삼으며 '대통령 눈물'의 진정성을 호소했다.

<朴 대통령, 義死者 이름 부르다 끝내 눈물… _이젠 앞으로 나아가야> 조선일보 2014년 5월 20일자 기사 갈무리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와 눈물에 대해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특히 당시 실종자 18명의 가족들은 "가장 중요한 원칙인 실종자 구조에 대한 부분은 언급조차 없었다"며 담화 내용을 비판했다. 유족들은 "우린 유가족이 참여하는 진상조사를 얘기했는데, 왜 그 얘기는 빠졌나. 절실한 마음이 없는 것 같다"고 불만을 터뜨렸고 한 유족은 대통령의 눈물을 '악어의 눈물'로 비유하기까지 했다. 실종자 구조와 철저한 진상규명을 바탕으로 대책이 마련돼야 하는데 조직개편만 운운한 대통령 담화에서 진정성을 느낄 수 없었다는 불만이 터져나왔던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당시 담화문에서 "대통령으로서 비애감이 든다. 이번 사고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최종 책임은 대통령인 저에게 있다"면서 해경 해체와 관피아 척결을 골자로 하는 수습책을 발표했다. 담화 발표 6시간 뒤 박 전 대통령은 아랍에미리트연합으로 출국했고, 다음 날 경찰은 세월호 참사 추모를 위한 주말 촛불집회에 참석했다가 연행된 시민 200여명 대부분을 형사처벌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심지어 경찰이 대통령 담화에 대한 입장을 내려던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을 미행하다 덜미를 잡힌 일도 드러나 비판이 일기도 했다. 최남수 사장이 페이스북 계정에 대통령 눈물의 진정성을 호소한 2014년 5월 20일은 그런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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