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3대 기획사의 시가총액에서 큰 이변이 일어났다. 트와이스가 신곡 'Likey'를 발표하기 전인 10월만 해도 업계 2위인 YG엔터테인먼트와 3위인 JYP엔터테인먼트의 시가총액 차이는 1500억 원 가량 차이가 있었다.

하지만 12월 중순에는 시가총액이 800억 원으로 줄어든 데 이어 17일에는 정오 기준으로 YG의 시가총액이 5,247억 원, JYP의 시가총액이 5,921억 원으로 업계 2위인 YG와 업계 3위이던 JYP의 시총 순위가 역전되기 시작했다.

그것도 몇 십억 원의 차이가 아니라 674억 원이라는 큰 액수로 차이가 벌어졌다(17일 정오 기준). 16일 종가까지만 해도 YG가 JYP의 시총에 비해 100억 원 이상 앞서고 있었는데, 17일 단 하루 만에 JYP가 업계 2위로 도약하는 일이 일어났다.

JYP 17일 정오 기준 시가총액 (네이버증권 갈무리)

석 달 사이에 두 기획사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석 달 사이 두 기획사를 외형적으로만 보면 YG는 양현석 대표만 <믹스나인>에서 활약했다. 하지만 기획사에게 큰 수익을 안겨주는 음반 발매가 하반기에 주춤했다.

기획사에게는 음원 수익보다 음반을 팔아 버는 수익이 기획사의 재정 건전에 도움이 크게 된다. 하지만 작년 하반기 YG는 기획사에 소속된 가수들이 음반 신보 발매는커녕 컴백조차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YG 아티스트들이 개점휴업을 하는 동안 JYP는 ‘남돌 씹어 먹는 여돌’ 트와이스가 화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기획사의 수익을 증진시켜주는 효자 가운데 하나가 음반 판매라고 앞서 언급했기에 JYP의 음반 판매량을 살펴보자.

가온차트 기준 연간 앨범 발매량을 보면 트와이스의 앨범 발매량은 방탄소년단과 EXO, 워너원과 GOT7, 세븐틴의 음반 판매량에 뒤이어 twicetagram과 SIGNAL, TWICEcoaster: LANE 2로 차트 줄세우기를 시도하고 있다.

2017 연간 앨범판매 상위 10 차트 (가온차트 갈무리)

작년 앨범 판매량 상위 10위에 빅뱅을 위시한 YG 소속 가수들의 음반 발매가 주춤한 사이에 가온차트 기준으로 GOT7이 연간 앨범 판매 8위와 10위, 트와이스가 12위와 14, 15위에 랭크되는 기염을 토하면서 JYP의 실적 호조에 큰 기여를 했다.

트와이스가 신보 앨범 두 개를 발표하면서 YG와 JYP의 시총이 역전되는 현상 이전부터 JYP에게는 징조가 있었다. 쯔위에게는 아픈 사건이었겠지만 쯔위의 대만기 사건은 JYP로 하여금 트와이스의 중국 시장 진출을 주춤하게 만드는 큰 악재였다.

하지만 훗날 되돌아보면 이는 ‘새옹지마’였다. 트와이스의 중국 진출이 얼어붙는 사이에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한한령’이 발생했다. 한한령은 한국의 유통과 관광, 수출 산업에만 악영향을 끼친 게 아니라 음반 사업 진출에도 빨간불이 켜지게 만들었다.

중국의 한국 문화 유입이 싸늘해진 한한령에 업계 1위인 SM엔터테인먼트와 YG가 영향을 받는 동안, JYP는 GOT7 잭슨의 모국인 중국에서의 활약 등으로 YG에 비해 큰 타격을 받지 않는 ‘새옹지마’가 일어났다. 대만기 사건으로 야기된 트와이스의 중국 진출 불발은, 한한령의 촉발에도 트와이스와 JYP의 영업이익 손실로 이어지지 않았다.

트와이스 '캔디 팝' 재킷 [JYP 제공]

17일 정오에 일어난 시총 기준 가요업계 2위와 3위의 역전현상은, 트와이스의 선전 이전에 YG 엔터테인먼트가 JYP엔터테인먼트보다 상대적으로 음반 판매량이 부진했고, 더 나아가서는 한한령에 제약당하지 않은 JYP의 실적 호조 등 여러 요인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YG는 17일 빼앗긴 업계 2위를 다시 되찾을 수 있을까. 아니면 업계 3위에 계속 머무를까. 정답은 YG의 음반 판매 호조에 달렸다. 하지만 YG는 올해 큰 변수가 있다. YG에서 큰 매출을 차지하는 빅뱅 멤버의 군입대라는 문제가 걸려 있다. 남은 것은 위너와 아이콘, 블랙핑크 등 소속 가수들의 활약에 달려 있다.

늘 이성과 감성의 공존을 꿈꾸고자 혹은 디오니시즘을 바라며 우뇌의 쿠데타를 꿈꾸지만 항상 좌뇌에 진압당하는 아폴로니즘의 역설을 겪는 비평가. http://blog.daum.net/js7kei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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