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YTN이 새 보도국장에 송태엽 부국장을, 보도혁신본부장에 조승호 기자를 지명했다. 이에 대해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이하 YTN지부)는 노사 합의 당시 녹취록을 공개하며 최남수 사장이 노사 합의를 파기한 것으로 간주하고 퇴진 투쟁에 돌입하기로 결정했다. YTN지부는 8일부터 최남수 사장에 대한 출근저지에 돌입하고 언론노조 중재로 중단된 총파업 찬반 투표 결과 공개도 검토하기로 했다.
최남수 사장은 5일 저녁 YTN 차기 보도국장에 송태엽 부국장과 보도혁신본부장에 조승호 기자를 지명했다. 최 사장 취임 전 노사합의에 따르면 지난 11월 30일 내정된 노종면 기자가 보도국장에 지명돼야 했으나 다른 인물이 지명된 것이다.
YTN지부는 이를 '합의 파기'로 간주, 최남수 사장에 대한 퇴진 투쟁에 돌입하기로 결정하고 오는 8일부터 출근저지에 나서기로 했다. YTN지부는 언론노조 위원장, YTN지부장, 최남수 사장 간 3자 협상 당시 녹취록을 공개하며 합의 파기 근거로 들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 조합원들이 5일 사측의 차기 보도국장 지명 발표 후 서울 상암동 YTN사옥 임원실 앞에서 최남수 사장의 노사 합의 파기에 항의하고 있다.(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
녹취록에 따르면 박진수 YTN지부장은 "구성원들은 보도국장 내정자는 지난 지명의 연장선으로 보고 있다"고 요구했다. 당시 최남수 내정자는 "그런 뜻을 담아서 공개요청 해주시면 회사가 답을 드리겠다. 노조는 보도국장 내정자에 대해 동일한 입장이지 않나"라고 답했다. 이어 최 내정자는 "노조가 취임을 전제로 26일 쯤 제안하면 제가 3일까지 답을 주겠다"고 말했다.
함께 배석한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도 "(보도국장 내정자에 대해)그것은 저에게 한 얘기가 있다"며 "보도국장 문제는 다 클리어 된 거죠?"라고 재차 확인했다. 김환균 위원장은 협상에 앞서 최남수 내정자로부터 노종면 기자를 보도국장 내정자로 지명하는데 대한 동의를 얻었고, 구두 합의도 합의라는 점도 수차례 확인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YTN지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노사가 합의한 보도국장 내정 문제는 단순한 인물의 문제가 아니다. 사장이 얼마나 보도국 독립과 혁신을 이룰 의지가 있는지 확인하는 첫 시험대이자 가늠자였던 것"이라며 "최남수 씨는 그 첫 관문에서 탈락했다. 1차 관문을 탈락한 자에게 그 다음 기회는 주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최남수 사장에 대한 퇴진 투쟁에 돌입한다. 다음주 월요일 출근길부터 최남수 씨는 YTN에 발을 들여놓을 수 없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박진수 YTN지부장은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합의문은 최남수 사장의 전제 조건이었다. 전제조건을 파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결국 최남수 씨는 YTN 사장을 할 수 없다. 조속히 본인이 거취표명을 해야한다"고 퇴진을 촉구했다.
박진수 지부장은 "최남수 사장은 보도국장 지명 20분 전 저를 불러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노종면 후보자를 거론하기 이전에 합의문 정신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박 지부장은 "언론노조의 중재로 중단됐던 총파업 찬반 투표 결과 발표를 검토해 조만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YTN지부가 공개한 노사 협상 당시 녹취록이다.
(최남수 씨가 첫 협상에서부터 먼저 음성녹취를 하자고 제안해 와 녹취록이 있음을 미리 설명 드립니다)
최남수 : 보도국장은 해직자 중에 한 명 미루어 짐작 하시면 알 겁니다. 노조가 취임을 전제로 26일 쯤 (보도국장 내정을) 제안하면 제가 3일까지 답을 주면 되잖아요.
박진수 : 보도국장 내정자 문제는 여기서 이야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
김환균 : 그것은 저에게 한 얘기가 있어요. (김환균 위원장은 앞서 최남수와 별도 면담에서 노종면을 보도국장 내정자로 지명하는데 대한 동의가 있었다고 말함. 구두 합의도 합의라는 점도 수차례 확인했다고 함)
박진수 : 구성원들은 보도국장 내정자는 지난 지명의 연장선으로 보고 있습니다.
최남수 : 그런 뜻을 담아서 공개요청 해주세요. 그러면 회사가 그런 답을 3일까지 드리면 되잖아요. 노조는 (보도국장) 내정자에 대해서 동일한 입장이잖아요.
박진수 : 맞습니다.
최남수 : 공개적으로 제안하면 3일까지 답을 준다.
김환균 : 보도국장 문제는 다 클리어 된 거죠?
최남수 :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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