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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화유기' 추락사고, "방송사 CEO가 막을 수 있었다"

기사승인 2018.01.04  17:4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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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인은 열악한 방송제작 환경.....언론노조 "정부, 모든 드라마 제작 현장 긴급 실태조사 착수해야"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tvN드라마 '화유기' 제작현장에서 발생한 추락사고의 원인이 방송 제작 현장의 열악한 근로환경에 의한 것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지난달 현장조사를 실시한 전국언론노동조합은 tvN 드라마 '화유기' 세트장에서 발생한 근로자 추락사고와 관련해 정부에 모든 드라마 제작 현장에 대한 긴급 실태조사와 안전대책 수립을 촉구했다. 언론노조는 사고 원인으로 무리한 편성에 따른 장시간 노동, 안전 사고에 취약한 방송제작 현장, 하도급 쪼개기 등을 지적했다.
 
언론노조는 4일 서울 프레스센터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화유기' 추락사고와 관련해 정부에 모든 드라마 제작 현장에 대한 긴급 실태조사와 대책수립을 촉구했다. 앞서 지난달 23일 '화유기' 세트장에서는 천장에 샹들리에를 달기 위해 전선 작업을 하던 노동자가 천장이 무너져 내리면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4일 서울 프레스센터 언론노조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화유기'추락사고와 관련해 정부에 모든 드라마 제작 현장에 대한 긴급 실태조사와 대책수립을 촉구했다.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언론노조는 지난달 28일 사고가 발생한 경기 안성시 '화유기' 세트장 A동을 현장조사했다. 언론노조는 현장조사 결과 해당 세트장은 사고가 발생한 후에도 위험 요소가 가득했고, 현장 책임자는 업무 지시가 아닌 '고지'였다며 책임을 회피했다고 밝혔다. 
 
언론노조는 "제작사 측이 사고 발생 후 어떠한 재발 방지 대책도 마련하지 않고 촬영을 계속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세트장은 각종 케이블과 인화물질들이 놓여 있었고, 책임자는 업무를 지시한 것이 아니라 '고지'했을 뿐이라는 책임회피성 답변을 내놓을 뿐이었다고 지적했다.     
 
기자회견에서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은 "이 사건의 본질은 방송제작 현장에서의 안전사고"라며 "저희가 기자회견을 하는 이유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방송제작현장에서의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과 대책이 필요하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환균 위원장은 "잘 정리된 TV화면 뒤에서 일하는 스텝들이 안전하지 않고, 다치기까지 한다는 사실이 시청자들에게 알려진다면 그런 상황을 알면서까지 방송 제작에 동의하는 시청자는 없을 것"이라며 "스텝들도 당연히 대한민국 국민이고 법이 정한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언론노조는 정부에 현재 제작 중인 모든 드라마 현장에 대한 긴급 실태조사를 실시할 것을 요구했다. 김환균 위원장은 "정부는 12월 19일 방송제작인력 근로환경 개선을 주요 내용으로 '집중 근로 감독'을 실시하겠다고 밝혔지만, 불과 4일 만에 사고가 발생했다"며 "정부는 종합대책에 따라 모든 드라마 제작 현장에 대한 '집중 근로 감독'을 실시하고 즉시 '드라마 제작현장 긴급점검 TF'를 소집해 관련 업무에 착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김환균 위원장은 △드라마 제작 현장 근로기준법·산업안전보건법 준수 △장시간 노동 근절 △CJ E&M의 재발방지를 위한 구체적 개선 대책 마련 △드라마 제작 관행 시스템 개선을 위한 정부부처·방송사 간 협의체 구성 △피해 당사자의 치료와 회복을 위한 제작사의 아낌없는 노력 등을 요구했다.
 
지난해 tvN의 열악한 제작환경을 토로하며 목숨을 끊었던 '혼술남녀' 이한빛 PD의 동생 이한솔 씨도 기자회견에 참석해 입장을 밝혔다. 이 씨는 "CJ E&M이 구조개선안을 약속한 지 6개월밖에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사건이 발생했다"면서 "방송사 CEO들이 당장 결정만 하면 할 수 있는 일이 바뀌지 않았다. 제작기간을 늘리고 제작비를 늘리는 것은 당장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손해를 보더라도 이 구조를 바꾸겠다는 작은 결단들이 시행되어야 문화가 바뀔 수 있다"고 강조했다.
 
피해 노동자는 MBC아트 소도구팀 소속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기 공사 작업은 자격증을 소유한 전문기사들이 해야 하지만 제작사는 비용절감을 위해 전기공사업체와 계약을 맺지 않고 소도구 팀 등을 운용해 일을 대신하게 했다. 언론노조 조사 결과 이와 같은 이른바 '하도급 쪼개기' 방식은 3000만원 정도의 제작비 절감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장이 무너져 내린 이유도 제작비 절감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박종우 언론노조 MBC아트 사무국장은 화유기 세트장의 경우 가격이 저렴한 스프러스 목재가 100% 사용됐다고 전했다. 박 사무국장은 "스프러스는 저렴하지만 강도가 약하고 옹이가 많아 일반적으로 나왕이라는 목재와 혼합해서 쓴다"면서 "'화유기' 현장에서는 올 스프러스를 사용했다. 스프러스의 경우 나왕에 비해 40%정도 비용절감이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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