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KBS새노조)가 오늘(26일)부터 방송통신위원회 앞에서 무기한 철야집회를 갖는다.

KBS새노조는 "KBS 방송파행 장기화의 책임은 이제 방통위에 있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KBS새노조는 방통위가 비리이사 해임절차에 돌입하면서 위원장 단식과 무기한 릴레이 발언을 중단했지만, 방통위의 청문회 연기 결정으로 '무기한 철야집회'라는 강도 높은 투쟁에 다시 나서게 됐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가 지난 22일 경기도 과천시 방송통신위원회 앞에서 집회를 진행하는 모습(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KBS새노조는 26일 경기도 과천시 방통위 앞에서 전국조합원 결의대회를 열고, 이후 강규형 이사의 해임을 촉구하는 24시간 무기한 철야집회를 진행한다. KBS새노조가 방통위 규탄에 나선 이유는 방통위가 20일, 애초 22일로 계획했던 강규형 이사의 해임결정을 위한 청문회를 자유한국당 항의 방문에 따라 27일로 연기했기 때문이다.

당시 김성태 원내대표는 "기획감사, 청부감사로도 모자라 방통위가 나서서 찍어내기 수법으로 야당 측 인사를 해임시키려고 하는 작태를 즉각 중단하라"고 항의했다. 이효성 방통위원장은 "여러 의원님들이 주신 말씀을 새겨서 듣고 잘 상의해서 처리하겠다"고 답했다. 이후 방통위는 강규형 이사의 요청을 받아들여 청문회 일정을 5일 연기했다.

21일 사내집회에서 성재호 KBS새노조 위원장은 "어제 방통위가 지난 9년 동안 KBS·MBC 공영방송을 갈가리 찢어놓고 만신창이로 만든 그 정치권을 또다시 스스로 불러들였다"며 "왜 정치인의 논리에 따라서 행정의 절차와 일정이 오락가락해야 하나"라고 비판했다.

오태훈 KBS새노조 부위원장도 같은 날 "공정방송 쟁취를 위한 파업을 벌이고 있고 방통위가 돌려서 처리하고 있는 것을 울분을 쟁여가며 참아내고 있다"며 "이미 100일을 넘긴 우리에게 5일은 5년 같은 시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KBS새노조는 오늘 오후 2시부터 집회, 피케팅, 촛불집회 등의 방식으로 24시간 연속집회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오후 8시까지 본사 조합원 집회, 구열별 피케팅, 제작본부·방송본부 촛불집회 등이 이어지고 오후 8시부터 다음 날 오전 8시까지는 조합 집행부 중심으로 밤샘 피케팅이 예정돼 있다.

강규형 이사에 대한 청문일정은 연기됐지만 방통위의 결심에 따라 해임건의는 올해 안에 처리될 가능성도 있다. 통상 목요일에 전체회의를 가져온 방통위는 27일 청문회 이후 28일 전체회의를 열어 강 이사에 대한 해임건의를 의결할 수 있다.

한편, 강규형 이사가 방통위가 해임 건의를 결정할 경우 이에 대한 효력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낼 가능성이 있다. 강 이사는 청문회 연기를 요구하는 등 해임 건의를 저지하기 위해 나선 바 있다. 하지만 감사원 감사와 인사 조치 통보에 따른 방통위의 결정에 대해 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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