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빵생활은 아무리 슬기롭게 하려 해도 힘들 수밖에 없다. 그리고 늘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공간도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철저하게 악이 몸에 깃든 자들은 갱생이 되지 않는다. 아무리 긍정적으로 본다고 해도 쓰레기는 쓰레기라는 편견 아닌 확신을 가지게 하는 이들도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다.

을들의 반란 시작;
고박사의 역습, 억울했던 유대위 진실의 문은 열렸다

서부교도소에 새로운 재소자들이 들어왔다. 준호가 관리하는 사동에 골칫거리 재소자들이 대거 들어왔다. 자살을 방조해 사람을 죽이기까지 했던 악랄한 범죄자와 함께 사회운동가인 목정현 신부가 이감되었다. 평생 약한 자들의 편에 서왔던 목 신부는 다른 이들을 위해 스스로 체포되었고 단식 투쟁을 하고 있는 중이다.

남들은 골치 아픈 재소자가 들어왔다고 걱정하지만 정작 준호는 아무런 생각이 없다. 이곳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새로운 일을 찾고 있는 준호에게 재소자들은 그저 재소자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저 절친인 제혁이 안정적으로 재활을 이어갈 수 있게 도와주면 그만이라는 생각한다.

법자가 청송교도소에서 함께 있었던 자들인데 문제가 심각하다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사고가 터졌다. 자살을 시도했고, 한 재소자는 구하는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자기들끼리 짜고 치는 고스톱처럼 준비된 행동이지만 사실 확인이 쉽지 않아 높은 점수만 받고 사건은 일단락되었다.

tvN 수목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 >

만사가 귀찮은 준호에게 재소자들의 행동은 큰 의미가 없었다. 극단적 상황만 벌어지지 않으면 그만이라는 생각이다. 반말하는 재소자에게 주의를 주는 정도로 정리하자, 그들은 준호가 손쉬운 먹잇감이라는 착각을 한다. 자신들이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물렁한 교도관이란 판단이었다. 하지만 목 신부의 약점을 흉내 내며 조롱하는 재소자에게 참지 않고 분노를 표하는 준호는 그렇게 물렁한 존재가 아니었다.

준호는 재주가 많았다. 야구 외에는 아무것도 못하는 제혁과는 완전히 달랐다. 제혁이 야구를 하는 것을 보고 야구를 시작한 준호는 모든 것이 완벽했다. 제혁이 힘겹게 야구 생활을 하는 것과 달리, 준호는 고교시절을 평정한 최고의 선수였다. 만약 교통사고만 나지 않았다면 대한민국 최고의 투수가 되었을 수도 있는 선수가 바로 준호였다.

교통사고 후 준호는 야구를 포기하고 대학을 선택했다. 제혁이 바보처럼 재활을 하는 것과는 달랐다. 1년 노력해 대학에 들어갔고, 벤처 붐이던 그 시절 선배들과 함께 벤처기업을 만들어 엄청난 성공도 했다. 하지만 다른 선배들이 주식을 받고 대기업에 들어간 것과 달리, 주식이 불안하다며 현금 5천만 원만 받은 준호는 그렇게 교도관이 되었다.

준호가 중간에 그만둔 그 벤처 회사는 중국 자본 천억을 투자 받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제혁은 재활에 성공해 국내 최고의 투수가 되었다. 담담한 듯 보였던 준호는 그 모든 것들이 신경 쓰였다. 교도관 생활도 지겨워 교원 임용 시험을 준비하는 준호에게는 모든 것이 힘들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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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호가 제혁에게 이렇게 잘하는 이유는 당연히 어린 시절부터 친구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7년 전 한 사건은 준호가 제혁을 더욱 특별하게 생각하게 하는 이유가 되었다. 재활에 성공해 야구 선수가 된 제혁은 야구팬들이 사랑하는 선수가 되어 있었다.

평소에도 제혁과 절친이라는 말을 해왔던 준호는 식당에서 정말 제혁과 마주쳤다. 몰라보거나 외면하면 어쩌나 하는 우려도 있었다. 제혁은 이미 스타다. 그리고 교통사고 후 연락도 없었던 사이였다.

하지만 제혁은 먼저 알아보고 달려와 준호와 포옹을 하고 선배 선수들에게 가장 친한 친구라는 말로 존재감을 보였다. 그리고 준호의 선배들이 원하는 모든 것을 아낌없이 다해줬다. 진정한 친구에게는 자신의 모든 것을 내주는 제혁. 그런 친구를 아끼고 특별하게 생각하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일이다.

유 대위는 면회 온 형을 통해 진실을 듣게 된다. 오 병장이 박 일병을 구타해 살해했다는 사실을 밝힐 증언자가 나왔다고 말이다. 모든 부대원들이 그 현장을 목격했다고 했다. 하지만 오 병장이 무서워 침묵을 선택한 그들로 인해 유 대위는 억울한 희생자가 되었다.

진실을 확인하는 순간 유 대위 형은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고마우면서도 분노할 수밖에 없는 그 상황. 국회의원 아들이자, 사단장까지 챙기는 오 병장은 무소불위였다. 그 힘을 평소에도 꾸준하게 느끼며 생활해왔던 부대원들에게 오 병장은 두려운 존재일 수밖에 없다. 그렇게 시작된 조작과 침묵은 유 대위를 '악마의 유 대위'라는 별명으로 불리게 만들었다.

재심을 하고 복권되는 과정은 쉽지 않다. 오 병장과 그 아버지가 나서서 방해를 할 것이고, 협박을 받은 부대원들은 다시 숨거나 침묵을 선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비록 진실은 알게 되었지만, 이를 법적으로 확인 받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힘겨운 과정이 남겨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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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고민만 하는 고박사가 답답했던 장기수는 모두가 잠든 사이 편지 하나를 확인했다. 고박사가 무슨 고민을 하는지 알고 싶었다. 그리고 도와주고 싶었다. 그 편지에는 추가 범죄를 고박사가 떠안으면 월급을 올려주겠다는 제안이었다.

힘들게 고박사와 이야기를 나눈 장기수는 그가 무슨 고민을 하는지 알게 되었다. 그 일을 받아들일지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왜 바보 같은 선택을 해서 여기까지 왔는지에 대한 고민이었다. 그렇게 같은 방에 있는 재소자들은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고민했다.

‘양아치에게는 양아치 방식’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문래동 카이스트에게 묻고, 그가 내놓은 해법은 협박이었다. 도 부장을 면회 오도록 해서 녹취를 하고 이를 이용해 돈을 뜯어내는 것 외에는 없다는 것이다. 모두 손사래를 쳤지만 그 방법이 가장 현명하고 확실한 방법이었다.

최고 학부의 대학을 나와 재벌회사에서 부장으로 있는 그는 집안사람들 모두 의사, 판사 등 사자 들어가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딸도 좋은 직장에 들어갔고, 뭐하나 부족해 보이지 않는 그자를 상대로 제대로 복수하기 위해서는 문래동 카이스트의 방식이 최고였다.

면회를 와서 너무 뻔뻔하게 회유를 하는 도 부장의 모습에 고박사는 더는 참지 않았다. 철저하게 준비된 상황에서 고박사는 녹취한 내용을 USB에 담아 당신에게, 그리고 딸에게 보내겠다며 당장 당신이 말한 돈을 보내라고 호통 쳤다. 그리고 마음속에 담고 있었던 걸쭉한 욕을 시원하게 쏟아내는 고박사. 그리고 전혀 다른 고박사를 보고 넋이 나간 도 부장의 모습은 통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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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들의 반란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물론 그 시작은 통쾌함과 함께했지만, 과정은 결코 쉬울 수가 없다. 하지만 그런 속시원한 분노도 없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힘든 일이다. 고지식하고 열심히만 하는 민성. 고박사 자신의 모습을 보는 듯한 민성에게 삶의 방식을 차분하게 설명해주는 그는 충분한 자격을 갖춘 우리 시대 아버지였다.

조용한 모습과 달리, 화끈한 제희는 이미 준돌이와는 말까지 놓는 사이가 되었다. 준호의 고민에 현명한 조언을 해주는 제희는 그렇게 당당하면서도 부드럽게 사랑을 시작했다. 맹장 수술로 병원에 입원한 제혁의 부탁으로 차를 찾으러 간 준호는 그곳에서 제혁이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알게 된다.

차안에는 지호와 찍은 사진이 있었다. 헤어지자고 했지만 여전히 잊지 못하는 지호. 그렇게 제혁 어머니를 통해 지호가 제혁 차를 가져오도록 한 준호는 그들이 다시 만나게 만들고 싶었다. 너무나 뜨거웠던 그들의 사랑. 평생 서로만 보고 살아왔던 그들은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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